[증권사 PF 포트폴리오]'자본 1위' 미래에셋증권, 보수적 리스크 관리 무게연말 대비 PF 신용보강 56.6% 급감, 인수 대출채권 즉각 재매각
이재빈 기자공개 2024-09-27 07:41:53
[편집자주]
현재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은 그야말로 격변기다. 레고랜드 사태와 태영건설 워크아웃 여파로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들은 각기 다른 투자 전략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투자 섹터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은 특징적인 대목이다. 또 대출 주선에 매진하는 한편 자기자본을 활용해 초기 단계부터 투자를 집행하는 곳들도 나타났다. 더벨은 PF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통해 시장의 흐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사 중 가장 강력하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채무보증을 꾸준히 감축하면서 8월말 신용공여 규모는 자기자본의 5%를 하회하고 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부동산 금융 부문을 꾸준히 축소한 결과다.부동산 금융 업무는 채무보증 및 PF투자가 아닌 금융자문 및 단순주선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주요 주선 레코드는 이마트 성수점과 헌인마을 개발사업 등이다. 일부 신규 투자도 집행하고 있지만 대부분 즉각적인 셀다운을 통해 채무보증을 회수하는 모양새다.
영업과 리스크 조직 모두 개편이 이뤄졌다. 부동산 금융 관련 조직은 IB2 부문 산하에 7개 본부가 있었으나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4개 본부로 통폐합됐다. 또 위험관리책임자(CRO)가 교체되는 변화가 있었다.
◇자기자본 대비 PF 채무보증 4.4%, 2022년 말 기점으로 신규 투자 줄어
미래에셋증권은 8월 말 기준으로 4207억원의 신용공여를 부동산 PF에 제공하고 있다. 이는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 중 두번째로 적은 수준이다. 9696억원이었던 지난해 말 대비로는 56.6% 감소했다.
자기자본 1위 증권사임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부동산 PF 채무보증 규모가 가장 작다고 볼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상반기 말 별도기준 자기자본은 9조5303억원이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채무보증 비중이 4.4%에 불과하다. 100%인 금융당국 규제비율을 한참 밑돌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했던 2022년 말을 기점으로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결과다. 미래에셋증권은 2022년까지만 해도 총 5950억원 규모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 토지담보대출을 비롯해 제주 오등봉공원 민간특례 개발사업(3400억원)과 울산 신정동 주상복합 개발사업(2000억원), 위례 오피스텔 개발사업(1800억원) 등에 참여했다. 지역과 상품, 진행단계를 가리지 않고 공격적인 투자를 펼쳤다.
하지만 2023년 들어서는 부동산 PF에 대한 직접 참여를 억제하고 있다. 지난해 주요 딜은 성수동 오피스 개발사업(500억원)과 울산 학성동 지역주택조합(200억원) 정도다. 올해 들어서는 충남 아산 탕정지구 개발사업(1700억원)과 용산 철도병원부지 개발사업(3000억원)에 참여했지만 인수 후 전액 셀다운을 통해 채무보증을 해소했다.
수익 구조에서도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기조가 엿보인다.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 부문의 PF·자문 분야 수익은 IR보고서 기준으로 2021년 1363억원, 2022년 138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690억원으로 급감하면서 예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건설부동산 경기침체 등 업황 악화를 고려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회사 운영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직접투자 대신 금융자문 및 주선 주력, 이마트 성수점 개발 2조 모집 성공
올해 부동산 PF 관련 신규 딜은 금융자문 및 단순주선 위주로 참여하고 있다. 직접적인 대출채권 인수가 없기 때문에 수익성은 낮지만 부동산 PF 관련 채무보증 증가를 억제할 수 있어 리스크 관리에 용이한 전략이다.
대표적인 주선 프로젝트는 이마트 성수점 본PF 대출이다. 계열사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크래프톤 컨소시엄이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 2가 333-16번지 일원 이마트 성수점 부지를 매입해 초대형 업무시설(오피스)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지하 8층~지상 17층, 연면적 21만8093㎡ 규모로 조성된다.
미래에셋증권은 2조원 규모 본PF 대출 모집의 주관을 맡았다. 선순위 1조8000억원과 후순위 2000억원으로 구성된 본PF 모집에는 3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기관 동원능력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헌인마을 개발사업 본PF 주선에도 참여했다. 서울특별시 서초구 내곡동 374번지 일원에 공동주택 및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미래에셋증권은 브릿지론 단계에서는 직접 투자를 집행했지만 7000억원 규모 본PF 대출로 전환될 당시 단순 주선으로만 참여했다.
다만 신규투자를 완전히 중단하지는 않았다. 지난 7월 1700억원 규모 본PF대출 약정이 체결된 아산 탕정 공동주택 개발사업의 경우 미래에셋증권이 1200억원의 PF대출채권을 인수했다. 최근 성사된 용산 철도병원부지 개발사업 브릿지론 리파이낸싱도 약정액 3000억원 중 1000억원을 미래에셋증권이 조달했다.
PF대출채권을 인수한 미래에셋증권은 대부분의 대출채권을 즉각적으로 셀다운해 채무보증 규모를 축소했다. 아산 탕정 개발사업의 경우 1200억원 중 1000억원에 대한 셀다운을 마친 상태다. 용산 철도병원부지에 투입한 1000억원은 당일 즉시 재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했다.
◇지난해 정기인사로 부동산 금융 조직 통폐합, 위험관리책임자도 교체
부동산 금융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IB2 사업부는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일부 통폐합이 단행됐다. IB2사업부 산하에 총 7개 본부가 자리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4개 본부만 위치해 있다.
IB2 수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주용국 전무가 부문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대우그룹 내 시공사로 분류되던 경남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주 전무는 2006년 현대증권 부동산금융부에 입사하며 부동산PF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미래에셋증권에는 2011년 합류해 투자개발본부장 등을 역임한 부동산 PF 전문가다.
부문 산하에는 대체투자금융 1·2·3본부와 인프라투자본부가 위치한다. 대체투자금융본부는 김동춘 상무와 손임표 상무, 김정수 상무가 각각 수장을 맡았다. 인프라투자본부는 주원소 상무가 이끄는 중이다.
리스크관리 조직의 수장은 교체됐다. 미래에셋증권에서 그룹위험관리 팀장과 실장, 본부장 등을 역임한 이재용 상무가 리스크관리부문 대표를 맡고 있다.
리스크관리 총괄 조직은 위험관리위원회다. 송재용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아 김미섭 사내이사와 이젬마 사외이사가 참여하고 있다. 또 위험관리운영위원회와 투자심사운영위원회를 운영하는 한편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리스크관리 담당부서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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