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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통신소부장 기업들]삼성전자 출신 주축 우리넷, 가파른 성장 비결 'R&D'①MSPP·AGW 바탕 성장, 새 먹거리 'PTN'…작년 최대 실적 기록

최현서 기자공개 2024-10-08 09:15:56

[편집자주]

통신사와 소부장기업은 실과 바늘 같은 존재다. 매년 조단위 CAPEX 투자를 집행하는 통신 업계에서 소재, 부품, 장비를 제공하는 협력사들의 역할도 막중하다. 상용화 5년이 지난 5G는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통신사들은 다가올 6G 시대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부장 기업들이 얻을 낙수효과도 분명 존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더해 통신사들이 IT 분야로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면서 소부장기업들도 발맞춰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주요 통신 소부장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재도약을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신사업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4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넷은 2000년 삼성전자에서 네트워크 사업 부문에서 기술 개발을 맡았던 사람들이 모여 세워진 유선 통신 장비사다. 우리넷은 사업 초기 삼성전자와의 협업, 친정의 액세스게이트웨이(AGW) 사업 양수를 진행하며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

다만 친정에게 손만 벌린 건 아니었다. 연구·개발(R&D)을 거듭하던 우리넷은 2004년 소용량 다중 서비스 전송 플랫폼(MSPP)을 개발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우리넷은 MSPP 다음 세대인 패킷전송망(PTN)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전년의 영업적자를 극복했다.

◇사업 초부터 이어진 삼성전자와의 유대

우리넷은 2000년 1월에 세워졌다. 장현국, 김광수 전 대표를 비롯한 삼성전자 출신 직원 8명가량이 자본금 2억원으로 우리넷을 차렸다.

초창기 멤버들은 모두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나 시스템, 전송 장치 개발을 맡았던 인물들이다. 기술력은 갖고 있지만 제품 생산을 위한 동력이 더 필요했다. 우리넷은 2001년 영우통신(현 YW)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자본금을 20억원까지 늘렸다.

초기 사업자금을 확보한 우리넷은 2001년 삼성전자와 소용량 FLC-C 장비를 제작했다. FLC-C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 통신 수요가 몰린 곳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광(光) 가입자 전송장치다.

FLC-C에 들어가는 광섬유는 2000년대 초 주목받는 통신 소재였다. 하지만 광섬유를 활용한 기술 개발 초창기였기 때문에 관련 전문 인력은 부족했다. 우리넷 멤버들도 통신 기술에 해박했지만 광섬유는 다소 낯선 소재였다. 친정인 삼성전자는 2000년에 한국통신(현 KT)과 함께 FLC-C를 제작한 경험을 갖고 있었기에 협력사로서 적합했다.

삼성전자는 2008년 우리넷의 역사에 한 번 더 등장했다. 그해 3월 우리넷은 삼성전자의 AGW 사업을 양수했다. MSPP에 의존했던 우리넷은 또 다른 매출 동력원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AGW는 구형 교환기를 대체하는 장비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넘어가면서 음성 신호를 디지털 데이터 패킷으로 바꾸거나 그 반대로 교환하는 역할을 했다. 당시 KT 기준 2100만개의 회선 중 600만개를 바꿔야 했을 정도로 수요가 많았다. 새 아파트에도 AGW 장비 보급은 필수였다.

◇MSPP에서 PTN으로 수익원 세대교체

우리넷은 친정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R&D도 아끼지 않았다. 사업 초창기 매출 대비 10%가 넘는 비용을 R&D로 썼다.

실력을 닦았던 우리넷은 2004년 3월 소용량 MSPP인 ASMP를 개발하며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MSPP는 데이터 처리 규모에 따라 세 종류로 나뉜다. 소용량인 ASMP는 아파트나 빌딩 내 통신실을 처리할 수 있는 장비다. 중용량인 BMSP는 일반적인 전화국, 대용량인 CMSP는 혜화 전화국과 같은 광역 전화국에 쓰인다.

ASMP 개발이 완료된 해에 통신3사는 광대역 통합망(BcN) 기술을 들여오며 본격적인 IPTV 서비스를 시작했다. IPTV 시대의 도래로 기존보다 훨씬 큰 양의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는 수요가 급등했다. ASMP 개발 석 달 만에 KT는 우리넷의 제품을 자사망에 설치했다. 2005년 4월에는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현 LG유플러스)이 ASMP를 인증하며 아파트 단지에 우리넷 제품을 달았다.

2006년 BMSP, 2007년 CMSP를 연달아 개발한 우리넷은 실적에 날개를 달았다. 2006년 매출 69억원, 영업이익 10억원에서 2009년 매출 401억원, 영업익 56억원까지 늘어났다.

최근에는 차세대 MSPP로 불리는 PTN이 우리넷의 핵심 먹거리 역할을 맡고 있다. PTN은 MSPP보다 대역폭을 유동적으로 할당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망 과부하를 줄일 수 있다. MSPP는 고정적인 대역폭 할당 방식을 쓰기 때문에 유동적인 트래픽 처리는 어렵다. 또 PTN은 5G와 IoT 등을 지원할 수 있는 확장성이 있지만 MSPP는 그렇지 않다.

유연한 트래픽 처리, 확장성을 앞세운 PTN 제품군 매출은 2015년 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2017년 34억원, 2019년에는 107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에는 163억원을 기록하며 8년 만에 10배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PTN은 경기 침체와 원자재 상승으로 실적 부진을 겪던 우리넷에게 희망이 됐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191억원을 기록하며 창립 첫 연 매출 1000억원선을 넘겼다. 전년 대비 91.2% 늘었다. 영업이익은 87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흑자 전환했다.

올해에도 PTN의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의 성장세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올 반기 우리넷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25억원, 224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369억원) 대비123.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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