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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매출 늘면 뭐 하나…SK아이이테크놀로지, ROE에 발목[총평]①지난해 흑자전환에도 ROE는 업계 평균 반토막…참여도 호평 무색

김보겸 기자공개 2024-10-21 13:03:0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8일 09:5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이사회 평가 과정에서 큰 감점 요소로 작용한 것은 경영성과였다.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며 경영성과 항목의 부정적 평가로 이어져 전체 성과를 깎아먹은 셈이 됐다. 정보접근성과 이사회 견제기능 역시 타사에 비해 비교적 느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구성과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SK그룹 배터리 밸류체인에서 분리막 생산을 담당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국내 배터리용 분리막 제조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19년 SK이노베이션에서 분할 ·설립된 이후 분리막(IT·전기차용) 단일 제품으로 사업을 이어왔다.

늘어난 부채를 줄이기 위해 SK그룹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이 지분 61% 가량을 갖고 있고 SK가 SK이노베이션 지분 36%를 가진 최대주주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 지분 61.2% 중 일부를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7일 현재 시가총액은 2조7100억원 정도다.

◇ 이사회 참여도 최고점…경영성과 최하점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을 6개 공통지표에 기반해 이사회 면면을 평가한 결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 점수는 255점 만점에 172점이었다.


각 문항 당 평균 점수가 가장 높았던 항목은 참여도 항목이었다. 총 8개 문항으로 구성된 참여도 항목 점수 합계는 40점 만점에 37점이었다. 문항 평균 점수는 5.0점 만점에 4.6점이었다. 이사회 구성 항목이 3.7점, 평가개선 프로세스가 3.6점을 기록했다. 견제기능은 3.3점, 경영성과와 정보접근성은 각각 2.8점, 2.7점이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이사회는 사내이사 1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4인 등 총 6명의 이사로 꾸려져 있다. 작년 한 해 이사회는 총 7번 개최됐는데 이사들의 평균 이사회 출석률은 89%를 기록했다. 의무 설치 대상 이외 이사회 소위원회로는 전략·ESG위원회가 있다. 작년 한 해 4차례 개최해 비교적 활발했다.

이사진 대상 교육은 작년 한 해 3차례 개최됐다. 구성 측면에서는 소위원회 위원장이 사외이사로 채워진 점,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점, 이사회 지원조직이 별도로 운영되는 등 체계적으로 구축된 점 등이 좋은 점수를 받으면서 평가 전체 점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사회가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ESG 등급에서 A등급을 받은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이사회 평가결과를 주주들이 파악하기 쉽도록 자체 평가 점수와 종합 평점 등을 사업보고서나 홈페이지에서 공시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수행하는데다 이사회 구성원이 사법 이슈에 연루된 사례가 없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 ROE는 평균치 절반 수준…정보접근성도 도마 위

기업의 경영 성과에선 평가가 갈렸다.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에선 5점 만점을 받았다. 지난해 SK아이이테크놀로지 연결 기준 매출액은 6495억6800만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0.9%가량 증가했다. 연결 영업이익은 320억28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다만 반면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에선 최저점을 받았다. 경영성과의 경우 KRX300을 구성하고 있는 코스피 상장사 217개사와 코스닥 상장사 83개사 중 금융 상장사를 제외한 277개 상장사 평균치와 비교했다. 극단적 수치 반영으로 평균이 왜곡 산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각 항목 상·하위 10% 종목은 제외하고 계산했다.

그 결과 평균 매출 성장률은 4.7%를 기록했고 영업이익 성장률은 2.4% 감소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8% 수준이었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4배 수준였다. 평균치를 웃도는 정도에 따라 점수를 책정했고 평균치에 미달하거나 점수 자체가 마이너스이면 최저점을 책정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PBR은 2.3배로 평균 수준이었지만 ROE는 3.6%로 절반 가량에 머무르며 경영성과 부문에서 점수가 깎였다.

정보접근성 항목은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홈페이지 등에 충실히 담아냈지만 기업지배구조보고서의 경우에는 홈페이지에서 찾기 어렵게 돼 있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사외이사 후보 추천자 등 추천 경로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점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주주환원정책 역시 예측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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