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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KB뱅크 흔들리지 않을 뿌리 만들겠다"이우열 KB뱅크(인도네시아) 은행장 "경영정상화 속도…현지 산업 생태계 생성 주도"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영은 기자공개 2024-10-18 11: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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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6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KB뱅크가 될 수 있도록 단단한 뿌리를 만들어내겠다”

인도네시아의 KB뱅크를 이끌고 있는 이우열 은행장(사진)은 자신의 목표를 이같이 밝혔다. 부코핀은행의 부실을 씻고 올해 KB뱅크로 새롭게 태어난 인도네시아 법인은 한국계 은행 그 이상을 꿈꾸고 있다. 이 행장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인도네시아의 산업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가며 KB뱅크의 영업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100년 뒤 바라보는 KB뱅크…일반 시중은행과 목표 다르다

이우열 은행장은 2022년 5월 KB뱅크(인도네시아) 은행장으로 취임해 2년 넘게 인도네시아 법인을 이끌고 있다. 이전까지는 KB금융지주 부사장으로 HR총괄, 전략총괄을 역임했다. 통상 은행 부행장급 인사가 맡는 해외 법인장 자리에 지주 부사장이 선임되자 인사 당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 행장의 역할이 단순히 경영정상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 행장의 취임에는 인도네시아 시장을 글로벌 진출의 핵심 거점으로 바라보는 지주 차원의 판단이 작용했다. 글로벌 진출이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KB금융지주는 인도네시아를 제2의 마더마켓으로 삼고 은행·카드·캐피탈·증권·자산운용 등 7개 계열사를 동원해 현지에서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중에서도 은행장은 이 모든 계열사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이 행장은 "KB금융은 일반 시중은행과 꿈이 다르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KB뱅크의 50년, 100년 뒤 최종 목표를 인도네시아 최고의 은행을 따라잡을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생각의 차이가 다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실 정리의 성과도 드러나고 있다. 이 행장은 지난 2년간 부실채권 정리 뿐 아니라 인력 및 시스템 재정비를 통해 경영정상화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 행장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은행의 기본은 갖추고자 하는 노력, 현지 중심에 기반한 영업이 주효했다"며 "기대했던 시점보다는 다소 늦어지기도 했고 그 과정이 지난하였지만 점점 그 속도와 효과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본격적인 시작을 위해 지난 3월에는 KB부코핀은행에서 KB뱅크로 사명 변경을 단행했다. 이 행장은 "부코핀 브랜드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결정되었다"며 "KB금융의 브랜드를 더욱 강조함으로써 인도네시아 내에서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고객 신뢰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니와 동반 성장…전기차·설탕 농업 생태계 구축 적극 주도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의 문화와 사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행장은 "금융은 결국 사람과의 관계이기 때문에 문화를 알아야 한다"며 "한국에서 생각할 수 없는 걸 생각해서 시스템을 만들고 고객한테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접근 방법이 달라야만 한다"고 말했다.

KB 뱅크의 주력 영업 전략은 Wholesale 및 SME 중심의 핵심 비즈니스 성장 전략을 통한 경쟁력확보에 있다. 이를 위해 KB뱅크는 인도네시아 현지 및 한국계 대기업과 한국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우량 담보 위주의 여신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 행장은 현지화를 위한 전략으로 아직 발전이 더딘 산업에 주목했다. 이 행장은 "인도네시아에서 필요한 부분이나 아직 개발되지 않은 산업영역이 있을 수 있다"며 "산업자체의 생태계 생성을 주도하면서 KB뱅크가 금융을 지원한다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해 신사업으로 진행한 전기차 산업 생태계와 올해 진행하고 있는 설탕 농업 생태계를 꼽았다. 이 행장은 "인도네시아는 설탕이 수요가 많아 중요 품목으로 꼽히지만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은데 현지 설탕 농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각 부문의 파트너들과 힘을 합치고 KB뱅크가 금융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런 비즈니스를 계속해서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이 행장은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국영 기업인 Rajawali와 농업 혁신 기술기업 MATA와 협력하여 설탕 농업 생산성 증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최대 인터넷 상거래 업체인 Tokopedia와의 협업을 확대하여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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