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인사이트]K-뷰티의 재도약, 팬데믹 이후 M&A 스토리 다시 쓴다[K-뷰티]①10년 만에 중흥기 도래, M&A로 추가 성장 기대
임효정 기자공개 2024-10-23 07:58:20
[편집자주]
최근 인수·합병(M&A)시장에서 주목받는 섹터 중 하나가 K-뷰티다. 한때 정체된 성장세를 보였던 K-뷰티는 코로나 이후 회복세로 돌아서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최근 PE를 중심으로 활발한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K-뷰티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더벨은 K-뷰티 산업의 M&A 동향과 향후 전망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7일 13: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뷰티 산업은 지난 몇 십 년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2000년대 초반 한국의 화장품 산업은 국내 시장에서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해외로 눈을 돌리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하지만 '사드',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소비 패턴의 변화는 K-뷰티 기업들에게 심각한 도전 과제가 됐다. 팬데믹을 계기로 K-뷰티는 다시 한 번 변화와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재도약을 꾀하고 있다. 최근 M&A를 중심으로 한 기업들의 전략적 대응이 주목받으며 과거의 성장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10년여 만에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셈이다.
◇'중국 타깃' M&A 붐, 사드로 얼어붙은 K-뷰티
K-뷰티는 2010년대 초반부터 급속히 성장했다. 중소기업 M&A 자문 전문기업인 MMP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대 국내 화장품 기업의 주요 M&A 사례는 약 35건이다. 한국의 드라마, K-팝 등 한류 문화의 확산이 큰 역할을 한 결과였다. 이는 자연스럽게 K-뷰티 제품에 대한 수요로 이어졌다.
특히 중국에서 K-뷰티는 큰 인기였다. 중국 소비자들은 한국 화장품의 혁신적인 기술력과 멋스러운 포장, 합리적인 가격에 매료됐다. 중국 시장을 겨냥한 한국 화장품 기업들의 M&A가 활발히 진행된 배경이다. LG생활건강은 중국시장을 겨냥하며 2010년 더페이스샵을 인수하기도 했다.
당시 중국 수요를 타깃으로 한 대표적인 M&A로 △골드만삭스·베인캐피탈-카버코리아(AHC) 인수 △유니레버-카버코리아(AHC) 인수 △IMM PE-에이블씨엔씨(미샤) 인수 △로레알-난다(3CE) 인수 △미그노스-고운세상코스메틱(닥터지) 인수 △에스티로더-헤브앤비(닥터자르트) 인수 등이 꼽힌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7년 사드(THAAD) 배치 문제로 촉발된 중국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로 인해 한국 화장품 산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급감하면서 오프라인 로드샵 매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K-뷰티 브랜드들이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 시기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로드샵 브랜드들을 보유한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은 급격히 하락했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스킨푸드는 수익성 악화로 인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등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중국 내 한국 화장품의 입지는 이 같은 위기를 여실히 보여줬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 화장품 수입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던 한국은 2019년 3위로 밀려났다. 중국 내 로컬 브랜드가 성장한 데다 일본과 프랑스 화장품의 점유율이 상승한 영향이 반영된 결과였다.
◇'팬데믹' 위기를 기회로, PE도 뛰어든 M&A시장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0년에 발생한 코로나 팬데믹은 K-뷰티 산업에 또 다른 위기를 가져왔다. 팬데믹으로 인해 중국을 포함한 주요 해외 시장에서의 화장품 수요는 급감했다. 전 세계적인 물류 차질과 경제 불황은 한국 화장품 기업들의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K-뷰티는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며 회복의 기회를 잡았다. 팬데믹 이후 K-뷰티 기업들은 중국 중심의 수출 전략에서 벗어나 북미, 일본,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전략을 재조정했다. 온라인 채널과 라이브 커머스의 활용을 강화하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룬 데다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창구를 다변화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화장품 기업들은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다. 소비자의 피부 타입과 요구에 맞춘 맞춤형 스킨케어 제품, 자연 성분을 강조한 친환경 제품 등을 적극적으로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PE 역시 이 같은 성장 가능성을 지나칠 리 없었다. 화장품이 고성장 산업군은 아니지만 소위 대박을 터뜨리는 개별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이 높았다. 연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사례는 다른 분야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섹터이기 때문이다.
MMP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9월까지 성사된 국내 기업이 포함된 화장품 M&A 건수는 총 23건이다. 올해에만 10건을 훌쩍 넘는 딜이 클로징됐다. 스킨이데아, 티르티르, 이루다 등 여기에 포함됐으며, 이 외에도 현재 M&A 절차가 다수 진행 중이다. 사드 이슈와 코로나 팬데믹을 뚫고 재도약한 K-뷰티의 성장세를 가늠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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