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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해보험 밸류업 점검]총주주환원율 35% 제시, 자사주 정책 부활할까⑤실적 확대 자신감 깔려…자사주 매입·소각 여부에도 관심

조은아 기자공개 2024-10-29 12:50:22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공개하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는 가운데 DB손해보험은 아직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시장과 공유하지 않았다. DB손해보험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5일 09:5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중장기 자본정책을 공개했다. 적정 자본구간을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200~220%로 설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자본을 사업 확대나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의 관심은 특히 주주환원에 쏠려있다. DB손해보험은 중장기 총주주환원율을 35% 이상으로 상향한다는 계획도 같은 시기 공개했다.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해 킥스비율을 적정 구간에서 관리하고도 주주환원 여력이 남아있다는 자신감이 깔려있다.

3년 넘게 멈춰있는 자사주 정책이 부활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경우 주가 부양과 함께 최대주주의 지분율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총주주환원율 35% 제시, 수익 창출 자신감 반영

DB손해보험은 내부적으로 적정 자본구간을 킥스비율 200~220%으로 설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권고 기준 150%를 50%~70%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감독 규정 및 위기상황 대비 등을 고려한 최소 방어 수준은 200%다. 연도별 킥스비율 증가 수준과 예고된 제도 변경, 가정 악화 예상에 따른 영향도를 반영해 최대 수준은 220%로 잡았다.

DB손해보험은 그동안도 킥스비율을 220% 안팎으로 관리해왔다. 상반기에도 229.2%를 기록해 삼성화재(278.9%), NH농협손해보험(306.6%), 메리츠화재(224.8%) 등과 함께 상위권에 머물렀다.

DB손해보험은 적정 자본구간을 초과하는 자본은 주주환원과 국내 신규 사업 진출, 글로벌 사업 확대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배당 등 총주주환원율 목표를 35% 이상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DB손해보험의 총주주환원율을 살펴보면 20%대에 꾸준히 머물러왔다. 2021년 27.1%, 2022년 28.2%, 2023년 20.7%다.

총주주환원율은 당해년도 총배당금 지급액에 총 자사주 매입액을 더한 뒤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DB손해보험은 순이익이 늘어나자 꾸준히 배당을 확대해왔다. 순이익이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총주주환원율이 20%대를 유지한 배경 역시 배당 확대에 있다.

2019년 주당 배당금은 1500원이었는데 지난해는 5300원으로 3.5배 이상 증가했다. 매년 배당으로 나가는 돈도 비슷하게 늘고 있다. 2019년엔 949억원이었는데 지난해엔 3182억원을 배당에 썼다.

<출처=DB손해보험 IR 자료>

◇자사주 정책 부활할까…김남호 회장 지분율 상승 효과도

자사주 활용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주주환원율 35%라는 수치는 배당에만 의존해선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이기 때문이다. 배당금을 늘리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메리츠금융지주의 총주주환원율은 51%로 금융권을 통틀어 최고 수준을 보였는데 자사주 정책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모두 6400억원의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메리츠금융지주뿐만 아니라 총주주환원율이 35% 이상을 웃도는 곳들은 대부분 활발하게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실시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2020년 자사주 매입을 마지막으로 자사주 관련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당시 주가 부양을 위해 926억원을 투입해 자사주 325만4871주를 사들였다. 다만 소각은 이뤄지지 않았다.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경우 주가 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대주주의 지분율 역시 높아질 수 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조정호 회장이다. 조 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해 2016년 말 67% 수준이던 지분율을 2022년 말 76%까지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화재와 증권을 합병한 뒤에도 46%대 지분율을 유지했다. 이후에도 매입과 소각이 이어지면서 올 상반기 말 지분율은 51%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DB손해보험의 최대주주는 김남호 DB그룹 회장이다. 지분율은 9.01%다. 김 회장의 부친 김준기 전 회장의 지분율 5.94%, 김 회장의 누나 김주원 DB그룹 부회장의 지분율 3.15%를 더하면 18%지만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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