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파워 네트워크]국세청 출신 잡아라…국세청장은 섭외 '0순위'⑤전·현직 청장 이사회 진출, 지방국세청장도 인기
이돈섭 기자공개 2024-10-30 08:21:43
[편집자주]
이사회를 구성하는 건 사람이다. 어떤 이사를 영입하느냐에 따라 이사회 역량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사회 역량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다. 더벨은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멤버들 간 네트워크를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 어떤 요소들이 기업 이사회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5일 16시0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무 전문가는 기업 이사진의 필수 멤버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주요 기업 이사회에 국세청 고위 관료 출신 인사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것 역시 우연은 아니다. 전직 국세청장 출신과 지방국세청장 출신 인사들은 복수의 이사직을 겸하고 있기도 하다. 해당 이사들은 국세청 경험을 바탕으로 서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전언이다.◇전체 이사진 0.5% 국세청 이력…국세청장 줄줄이 이사회행
지난 6월 말 현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의무법인 3062곳의 이사회 구성원(3만4934명) 중 국세청에서 근무한 이력을 가진 이사는 175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이사진의 0.5% 정도다. 통상 기업은 세무를 비롯해 경영, 회계, 재무 등 분야에 정통한 인사를 이사회에 영입한다. 국세청 청장 혹은 차장 출신은 세무 전문가로 꾸준한 러브콜을 받는다.
국세청 근무 이력을 가진 등기이사 중에는 22대 국세청장을 역임한 한승희 현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이 눈에 띈다. 1961년생인 한 고문은 서울대 경제학과 81학번으로 33회 행정고시에 합격, 국세청 조사기획과장과 조사국장, OECD 주재관 등을 거쳐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년여 간 문재인 정부 초대 국세청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사회 멤버 중 한 이사와 같은 서울대 경제학과 81학번에는 키움증권 부사장과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 등을 역임한 윤수영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를 비롯해 나이스정보통신 사외이사인 이기영 경기대 경제학부 교수 등이 꼽힌다. 대표적인 행시 동기로는 손병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더불어민주당 손명수 국회의원 등이 있다.
한 고문은 지난해 초 대신증권과 현대글로비스 이사회에 진입, 올해로 2년째 두 기업의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대신증권과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10년여 간 국세청 근무 이력이 있는 인사를 이사회에 꾸준히 영입해 왔다. 두 회사는 한 고문에 대해 '국세청의 다양한 업무를 경험, 국제적 안목을 겸비한 세무 전문가'라고 평가하고 있다.
차관급 공무직인 국세청장 출신 인사가 기업 이사회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DB금융투자 등에서 일한 전군표 16대 국세청장(20회 행시)이 현재 위니아 이사회에서 일하고 있다. 전 이사는 과거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징역을 선고받은 이력이 있다. 김덕중 20대 국세청장(27회 행시)은 기아와 풍산 등 이사회에서 활동했다.

◇ 지방국세청장도 인기…국세청·세무서 출신 세무사도 진출
지방국세청장 출신 인사의 이사회 진입도 활발한 편이다. 서울과 인천, 광주, 대전, 중부, 부산, 대구 등 지방국세청장 경험이 있는 이사진은 모두 35명이다.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역임한 인물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 7명, 중부 6명, 부산 6명, 광주 5명, 대전 3명, 인천 1명 순이었다. 2곳 이상 지방국세청장으로 근무한 이사는 3명이었다.
서울지방국세청장 출신 중에는 CJ와 SK가스의 사외이사직을 맡은 김연근(42대)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비롯해 김 고문과 같은 김·장 소속으로 현재 HS효성첨단소재와 현대오토에버 이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김희철(45대) 고문 등이 대표적이다. 해당 두 전직 청장은 모두 1960년생으로 각각 성균관대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충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1957년생 이병국 전 청장(38대)은 에스씨디와 흥국화재에서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이 전 청장은 과거 LS일렉트릭(당시 LS산전)과 현대차 등 여러 기업 이사회에서 근무키도 했다. 전직 서울지방국세청장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윤종훈(30대, 1948년생) 전 청장은 세방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네패스 상근감사직을 겸하고 있다.
전직 중부지방국세청장 중에는 최경수 BNK금융지주 사외이사가 눈에 띈다. 중부지방국세청장 재직 이후 조달청장을 거쳐 KB증권(당시 현대증권) 대표와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으로 근무한 그는 현재 세무법인 두리의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최 고문 후임격인 심달훈 전 청장은 현대자동차와 삼화페인트공업의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지방국세청에서 이력을 쌓은 이사들도 적지 않다. 지방국세청장을 제외하고 세무관료 이력을 쌓은 이사는 72명, 기업 이사회에 진출한 전직 세무 관료는 대부분 현 세무사로 활동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무 전문인력 수요는 많은데 경력이 풍부한 인력은 많지 않다보니 복수의 기업 이사직을 겸임하고 있는 이사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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