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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위기에 빛난다" 롱숏 외길 NH헤지 이상욱 매니저개별 위험 조정, 포트폴리오 성과로 귀결

이지은 기자공개 2024-11-11 08:06:32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5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상욱 NH헤지자산운용 매니저는 '숫자'에 기반해 주식시장의 현상을 파악하고 위기에 선제 대응하는 전략을 고수해오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에 공채로 입사한 그는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 규모가 한창 확대되는 시기 운용업계로 뛰어들었다. 데이터에 기반해 유망 투자종목을 제시하는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던 만큼 이상욱 매니저는 10년 가까이 '절대수익' 투자전략에 깊은 애정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 장밋빛 전망이 가득할 때도 이상욱 매니저는 위기 요인을 찾는다. 다양한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통제할 수 있는 개별 위험을 조정해 포트폴리오 성과를 끌어올리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증시에 영향을 줄 만한 대외 변수가 늘어나는 만큼 위기 요인을 사전 예측하고 펀드 수익률 방어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 매니저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성장 스토리: 계량분석 애널리스트서 절대수익형 펀드매니저로 '변신'

이상욱 NH헤지자산운용 매니저는 2009년 우리투자증권(現 NH투자증권) 공채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모든 경제적 현상이 숫자로 설명 가능한 데 흥미를 느낀 것이 입사 계기였다. 자산관리(WM)로 커리어 첫 발을 뗀 지 3년 만에 KB투자증권(現 KB증권) '퀀트' 애널리스트가 됐다. 주식종목을 계량 분석한 모델 포트폴리오(MP)를 제공하며 벤치마크(BM)였던 코스피200 지수 대비 1100bp(1bp=0.01%포인트) 초과 수익을 냈다는 설명이다.


갈증은 남았다. 데이터 분석 기반으로 투자 종목을 추천하는 것과 분 단위로 움직이는 그래프를 따라가며 매수 결정을 짓는 것은 차이가 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2014년 LK자산운용에 합류한 배경이다. 당시 헤지펀드 운용업체로의 전환을 준비하던 LK자산운용 또한 퀀트분석 전문가인 이상욱 매니저를 영입해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었다. 그는 롱숏전략을 기반으로 하는 'LK세븐1호' 펀드를 맡아 운용했다.

이후 애널리스트로 다시금 복귀한 이상욱 매니저는 2년간의 실무 경험이 녹아든 투자 전략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투자전략을 담당, 국내 주요 위탁사들을 대상으로 투자 콘텐츠를 제공했다. 그는 "공부에 대한 갈망이 있어서 애널리스트로 돌아왔는데 실무에 대해서 몰랐던 예전과는 확실히 달랐다"고 회상했다.

이상욱 매니저는 2018년 이후부터 펀드매니저로서의 길을 걷는 중이다. 그런 와중 절대수익형 투자 전략은 고수하는 모습이다.

트라움자산운용에서 글로벌 매크로 전략 펀드인 '라움 오메가 1호'를 운용, 2018년 설정 이후 2020년 초 55%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우리자산운용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신규사업 테스크 포스(TF)팀에 소속돼 ETF 개발에 관여했지만 헤지펀드 운용에 집중하고자 신한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팀으로 둥지를 옮겼다. 공제회, 은행 등 기관 중심 헤지펀드를 운용해 연간 18%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지금은 NH헤지자산운용에서 롱숏펀드를 담당하고 있다. NH헤지자산운용은 NH투자증권의 헤지펀드 본부가 분사해 출범했으며 하방 위험관리를 통한 수익자와의 신뢰 유지를 중시하는 하우스다. 지난해 중국 경제 불황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FTSE China A50 인덱스와 밀접한 종목들에 대해 숏(매도) 포지션을 구축, 수익률 방어에 기여했다고 한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수익률은 시장이 결정, 호황 때도 리스크 먼저 떠올려야

이상욱 매니저의 투자 철학은 '겸손과 냉정'이다. 수익률이 곧 펀드 매니저 개인의 투자 실력인 것만은 아닌 까닭에 펀드 운용 성과에 대해 일희일비하는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펀드 매니저의 개인 역량이 아닌)시장 덕분에 벌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되레 매니저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개별 위험에 집중할 필요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주식시장이 당면한 체계적 위험이 무엇인지를 살피고 그 충격으로부터 포트폴리오를 보호할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시장이 불황일 경우 비관론에 매몰될 필요가 없다는 점 또한 강조했다. 특정 종목들의 주가 하락 추이를 순환적인 관점에서 살펴 투자 기회를 물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매니저는 "최근 조정을 받은 대형주들이 대표적"이라며 "주가가 급락해 과거 형성되던 주가 수준으로 회귀한 것을 투자 기회로 살피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롱과 숏의 밸런스를 잘 맞춰 순환적으로 잡아가며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욱 매니저는 중위험 중수익 투자전략을 고수함으로써 수익자와의 신뢰를 제고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았다. 이 매니저는 "시장이 호황일 때는 그 존재감이 미미하겠지만 불황에서는 살아남을 수 있다"며 "오래도록 펀드 매니저로서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투자 전략"이라고 말했다.


◇트랙레코드: 무역분쟁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선제 대응

이상욱 매니저는 트랙레코드 가운데 하나로 글로벌 매크로 펀드인 '라움 오메가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호'를 운용하던 당시의 일화를 언급했다. 2019년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개인 SNS를 통해 중국에 2차 무역분쟁을 선포하면서 양국간 갈등이 고조됐던 시기였다. 이에 따라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뿐만 아니라 미국 국채금리도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해 7월 1.94%까지 하락했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2.13%까지 급등하는 추이가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욱 매니저는 미중 갈등으로 인해 경제가 지속적으로 악화일로를 걸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미국 국채 10년물 콜옵션에 투자했다.

7월말 2.01% 수준으로 기록하던 10년물 국채금리는 결국 며칠 만에 2% 아래로 하락했다. 포트폴리오 투자 종목이 하락하는 와중이었지만 콜옵션의 수익률이 241.18%을 기록하며 펀드 전체의 손실을 상당한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업계 평가 및 향후 계획: "공매도 재개로 롱숏 시장 확대될 것"

이상욱 매니저는 올해 국내외 주식에 동시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이 양호할 것이라며 헤지펀드 시장 전망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러한 추세가 향후 지속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최근 수익자들을 중심으로 미국 등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서다.

내년 공매도 재개를 계기로 롱숏펀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이에 따라 롱숏펀드를 전문으로 하는 하우스들의 성장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매니저는 "국내 뿐만 아니라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투자자들이 국내 롱숏펀드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정부는 내년 3월을 목표로 공매도 재개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일각에선 그 시기가 더 늦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게 나오곤 있지만 재개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은 짙은 상황이다.

이상욱 매니저는 "여전히 롱숏 시장의 가능성, 규모 확대에 기대를 품고 있다"며 "국내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외 주식시장, 다양한 자산으로의 투자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중위험, 중수익을 원하는 기관 투자자와 거액자산가들에게 좋은 상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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