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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재집권]미국 대관조직 선제 개편 SK, 정·재계 네트워킹 속도전'SK아메리카스' 핵심축…최태원, 대한상의 맡기 전 트럼프 두차례 회동 이력

정명섭 기자공개 2024-11-11 08:16:51

[편집자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 2.0’ 시대의 개막이다. 정치 이념은 이전과 같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국내 산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한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축소, 관세 인상, 반친환경 기조 등을 예고해서다. 현지에 이미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반도체, 배터리 업계의 위기감은 더 크다. 더벨은 돌아온 트럼프 행정부가 재계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7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해왔습니다. 이제 정책 기조의 변화 가능성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정책 변화가 예견되는 시점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되겠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에 대한 재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전기차와 배터리,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미국 투자를 확대해 온 국내 주요 그룹이 발 빠르게 현지 대관 역량을 키워왔다. 누가 당선이 되든 정책·사업상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직과 인력 일부를 쇄신하고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준비해왔다는 설명이다.

◇연초 출범 'SK아메리카스' 중심 북미 대관체제

SK그룹은 내년에 북미 대관 컨트롤타워인 'SK아메리카스'를 중심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응해나갈 계획이다.

SK아메리카스는 지난 3월 북미지역 사업전략을 담당한 'SK USA'와 그룹 계열사들이 각각 보유한 대외협력 조직을 통합해 출범한 법인이다. 지주사인 SK(주)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 E&S(현재 SK이노베이션과 합병), SK텔레콤이 출자해 설립됐다.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회사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외에 급성장 중인 인공지능(AI) 산업으로 시야를 넓힌 상태다.

SK USA가 계열사들의 현지 사업 개발을 맡았다면 SK아메리카스는 오로지 대외협력 역할에만 집중한다. SK아메리카스 출범은 미 대선을 고려했을 뿐 아니라 '경제블록별 글로벌 조직화'를 강조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SK아메리카스는 미국인과 한국인 등 수십여명으로 구성됐다. 현지 정치·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력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소는 뉴욕과 워싱턴DC에 있다. 수장은 유정준 SK온 대표이사 부회장(겸직)이다.

유 부회장은 2022년에 SK E&S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후 그룹의 북미 에너지 사업과 투자 등을 관리해왔다. 지난 6월 SK온 대표이사에 오른 후에도 SK아메리카스 대표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시기 그룹 경영 최전선에 있던 조대식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박정호 부회장, 김준 부회장 등이 일선에서 물러난 것과 대조적이다.

유 부회장은 북미 에너지 사업 총괄 법인인 패스키의 수석 고문이기도 하다. SK그룹 관계자는 "유 부회장은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사업 확대와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부회장은 최 회장이 미국 정치인들과 교류하는 자리에 대부분 배석하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상원의원단 7명이 SK서린빌딩을 방문했을 때에도 최 회장과 함께였다.

상원의원단 중 빌 헤거티 의원(테네시) 의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주요 내각 자리를 맡을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다. 유 부회장은 비슷한 시기에 열린 한·미·일 경제대화에 그룹 대표로 참석해 헤거티 의원을 한 차례 더 만나기도 했다.

SK그룹은 지난해 초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신설한 글로벌 대관 조직 'GPA'도 운영 중이다. GPA는 당시 부산엑스포 유치와 미 반도체법(CHIPS Act),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 글로벌 산업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신설한 조직이다. SK아메리스카스가 미국 이슈에 집중한다면 GPA의 시선은 전 세계로 향해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GPA는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 출신의 김정일 SK스퀘어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김 부사장은 SK그룹이 2022년에 대내외 대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영입한 인재다. 산업부 관료 출신이라 대기업 이직이 까다로운데 SK스퀘어는 신설 법인이라 실장급(1급)인 김 부사장이 공백 없이 이직할 수 있었다. 김 부사장 또한 유 부회장처럼 최 회장이 미국 정·재계 리더들을 만날 때 자주 동행하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전 트럼프와 한 차례 만난 이력...접점 늘어날까

최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두 차례 만난 이력이 있다. 대통령 신분이던 트럼프가 2017년과 2019년에 방한했을 때다. 2019년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 다른 총수들도 함께한 자리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 회장과 최 회장을 일으켜 세워 대미 투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선출되기 전 얘기다. 현재 최 회장은 국내를 대표하는 4대 그룹의 총수이자 대한상의 회장(24·25대)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정·재계 유력 인사들과 접점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최 회장은 7일 대한상의 회장 신분으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축하 서한을 보냈다. 최 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미국 제조업 강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 오고 있다"고 강조하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양국의 협력 기회를 창출하고, 오랜 파트너십이 더욱 굳건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종현학술원도 미국 네트워킹 확대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학술원은 2021년부터 매년 미국에서 학술 교류행사 'TPD'를 열어 한·미·일 3국의 전현직 고위 관료와 세계적인 석학, 싱크탱크, 재계 주요 인사들과 국제 현안을 논의하고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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