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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점검]조달 셈법 복잡해진 LS일렉, 재무정책 다변화 '눈길'②CP 발행, 자기주식 처분 등 변화…이상범 CFO '장기 유동성' 확보 과제

김소라 기자공개 2024-11-18 08:12:53

[편집자주]

국민연금은 투자 포트폴리오 중 국내 주식 비중을 지속 축소하고 있다. 2024년 7월 말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전체의 13.6%에 그친다. 2020년 대비 7%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반면 동 기간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은 10.6%포인트 올랐다. 해외 주식과 국내 주식 간 투자액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자본시장 큰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변화는 금융당국에서 추진 중인 밸류업 정책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따른다. THE CFO는 2024년 국민연금 투자 현황을 짚어본다. 지분율 감소, 증가 기업을 중심으로 이들의 재무와 지배 체계를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2일 16:1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력 기기 제조 사업을 영위하는 LS그룹 계열사 'LS일렉트릭'이 분주히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글로벌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주문 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 투자를 집행하기 위해서다. 평소 은행 차입과 회사채 발행 위주의 조달 활동을 펼쳐왔지만 올해 방식을 보다 다각화하는 형태로의 변화가 감지된다.

덩달아 부채 부담도 증가하고 있으나 비교적 재무는 안정적인 편이다. 순자산 대비 부채 비중을 적정 선에서 관리하고 있다. 영업이 견조한 흐름을 띄며 기초 체력이 강화되고 있는 점도 주효하게 작용했다. 다만 최근 부채를 급격히 늘린 탓에 레버리지 지표는 안정권 경계에 근접한 상황이다.

LS일렉트릭은 올해 자금 활동이 활발히 이뤄졌다. 단순 영업에서의 현금 유입·유출 외에도 경영 활동 과정에서 다방면의 현금 흐름이 감지됐다. 주력 사업이 활기를 띄면서 이에 대비해 투자를 확대한 영향이다. 생산능력(CAPA) 보충, 인수합병(M&A) 등 여러 핵심 현안이 대두되며 이를 소화하기 위한 자금 활동 셈법도 복잡해졌다.


구체적으로 LS일렉트릭은 당해 투자 활동에 약 1600억원을 배정했다.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초고압 변압기 발주가 급증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현재 부산 소재 공장 증설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오는 2025년 하반기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투자금액 중 약 592억원은 신규 자회사 확보에 소요했다. 변압기 생산 사업을 전개하는 'KOC전기' 인수를 통해 CAPA를 추가로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대비해 LS일렉트릭은 자금 마련에 주의를 기울였다. 기존 은행 차입 및 회사채 발행, 차환 형태의 조달 시나리오 외에도 여러 선택지를 활용했다. 자기주식을 처분한 것이 대표적이다. 상반기 자기주식 29만9000주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매도해 총 635억3750만원을 새롭게 보충했다. 기존 지분율 2.09% 수준의 자기주식 보유분은 해당 거래 이후 1.1%로 감소했다. LS일렉트릭이 유동성 보충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기 차입 방식도 활발히 채택했다. LS일렉트릭은 올 상반기 기업어음을 통해 총 500억원을 신규 조달했다. 앞서 최근 몇 년간 기업어음을 활용한 흔적이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모두 만기 90일에 이자율 3.79%로 책정돼 발행됐다. 상대적으로 신속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재원을 보충하려 한 의도가 엿보인다.


동시에 회사채 발행액을 예년대비 늘렸다. 지난달 각각 3년물, 5년물 회사채 2건을 발행해 총 2000억원을 수혈했다. 앞서 최근 몇 년 간 회사채 발행 규모가 최대 1500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조달 금액이 크게 확대됐다. 기관 수요예측 흥행이 뒷받침되며 여유있게 유동성을 보충할 수 있었다.

당해 현금 소요 등이 늘었지만 재무 지표는 안정적인 편이다. 특히 레버리지 지표가 안정권 수준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올해 3분기 말 LS일렉트릭 연결 부채비율은 116%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순차입금비율 또한 26%로 통상 부채 비중이 건전한 수준이라 평가되는 30% 미만 수치를 유지했다. 동 지표들만 놓고 볼 때 향후 추가 차입 여지가 있는 셈이다.

다만 커버리지 면에선 약화 신호가 감지된다. 보유 현금성자산이 감소하며 빚 상환 역량이 위축되는 흐름을 띄고 있다. 자본적지출 확대 기조가 유지되고 전년 배당금 지급액이 직전년도 대비 크게 증가하면서 올 상반기 잉여현금흐름(FCF) 확보에 실패했다. 영업 성적이 개선되며 현금 유입도 늘었지만 운전자본 투자, 주주 환원 등 전반의 자금 소요가 확대되며 현금흐름 개선폭은 실적 증가분 대비 작았다.


향후 유동성 확보 작업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LS일렉트릭은 이상범 상무가 CFO 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 상무는 지난 1991년 LS일렉트릭 전신인 '금성계전' 자금팀에 입사해 현재 30년 넘게 재직하고 있다. 지난해 초 CFO로 부임해 자금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이 그간 비교적 고정적인 형태의 차입 방식을 유지해 왔다면 앞으로 이 상무의 역할은 투자 확대에 대비한 조달 시나리오 다각화 및 현금흐름 개선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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