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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이사회 2.0 진화]'정기 이사회' 12월로 앞당긴다…첫 키워드는 '속도'④임원 인사도 11월 말 전망…'경영 시계' 빨라진다

박완준 기자공개 2024-11-15 07:25:28

[편집자주]

SK그룹은 재계에서 거버넌스 모범생으로 손꼽힌다. 10대 그룹 중 이사회 중심 경영 체계를 가장 먼저 도입했다. SK의 지배구조 개편은 다른 대기업 집단의 귀감이 됐다. 최태원 회장은 선진 지배구조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갖춘 총수로 평가받는다. SK그룹은 거버넌스 체계를 한 단계 더 고도화하기 위해 이사회의 관리·감독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하는 '이사회 2.0' 체제를 추진한다. 재계는 사업의 글로벌화와 주주행동주의 등장이 이사회 중심 지배구조 강화를 강요받고 있어 SK그룹의 움직임은 선제 대응으로 평가된다. 더벨은 그간 SK그룹의 지배구조 현황과 향후 과제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3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은 계열사마다 이사회를 구축해 사업 전략부터 인사, 재무, 투자, 내부통제 등 기업 경영을 둘러싼 다양한 안건을 통과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리밸런싱(고강도 사업재편) 중심에서 의사결정 역할을 수행하며 중장기 성장 전략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SK그룹은 올해부터 이사회 운영 핵심 키워드를 '속도'로 낙점했다. 연간 사업 계획 등의 안건을 통과시키는 정기 이사회 일정을 기존보다 4개월 앞당기는 내용이 골자다. 복합위기에 직면한 SK그룹이 속도감 있는 의사결정을 위해 이사회에 변화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구조조정 강도를 줄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매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전 열리는 모든 계열사의 정기 이사회 일정을 올해부터 전년도 12월로 변경한다는 내용을 내부적으로 공지했다. 1년 단위의 사업 전략과 투자, 인사를 포함한 안건을 결의하는 시점을 앞당겨 사업 추진 속도를 끌어올리는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의 대응력을 키운다는 목표다.

이번 결정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열린 CEO 세미나에서 '운영개선(O/I)'를 강조하며 직접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최 회장은 O/I 개선을 통한 수익 마진과 고객만족도, 지속가능성 등 핵심 성과지표를 최적화해 사업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정기 이사회 일정을 12월로 앞당기면서 각 계열사의 내년 사업 전략 등의 안건을 이달까지 마무리하라는 공지가 내려왔다"며 "매년 1월 1일을 사업의 출발점으로 설정해 경영 시계를 빨리 돌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정기 이사회가 앞당겨지면서 임원 인사도 이달 말에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SK그룹의 각 계열사는 정기 이사회에 제출할 안건을 준비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 합병 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안건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모듈원전(SMR), 연료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 솔루션을 확장할 수 있는 사업 전략과 조직 개편 등이 안건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SKC와 SK아이이티테크놀로지(SKIET)는 사업 매각과 투자 등의 구체적인 전략을 내놓을 전망이다. SKC는 자회사 SK넥실리스의 박막사업부를 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에 매각하는 안건을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 구조 개선을 목표한다. 아울러 SKIET는 북미 신공장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안건으로 제출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이사회 중심의 경영 고도화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달 11일 발표한 '이사회 2.0'도 궤를 같이한다. 이사회가 경영진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중장기 전략 방향을 설정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골자다. 이전보다 강력한 이사회 중심 경영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SK그룹은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로 경영진에 대한 균형과 견제를 이끌 계획이다. 이사회가 의사결정 중심의 역할에서 전략 방향 설정, 사후 성과평가 등의 감독 역할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이사회 자체의 경쟁력을 키워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이사회의 관리·감독을 강화해 무분별한 투자와 방만한 경영을 줄여나갈 계획"이라며 "이사회 2.0 추진 등을 통해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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