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SFA반도체, 경영성과 '선방' 이사회 전반 '부진'대부분 항목 1점대, 자산총액 2조 미만 '의무 미부여'
최현서 기자공개 2024-11-26 08:17:35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8일 17:4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8년 세워진 에스에프에이(SFA)반도체는 후공정 전문 기업이다. 패키징(조립)과 테스트 서비스를 주로 하는 대표적인 OSAT 업체다. SFA반도체 매출 중 80% 이상은 메모리가 차지하고 있다. '편식' 현상을 깨기 위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으로 먹거리를 다양화하고 있다.SFA반도체의 지난해 실적에는 전방산업 부진 영향이 그대로 반영됐다. 평소 30% 전후로 관리하던 양호한 부채 비율이 경영성과 점수를 받쳐줬다. 다만 전체적인 평가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대다수 영역의 평균 점수는 1점대에 그쳤다. 자산총액이 낮아 엄격한 이사회 운영 의무가 없다는 점이 영향을 줬다.
◇전반적인 이사회 점수 '저조'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와 올해 발표된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 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SFA반도체는 255점 만점에 95점을 받았다.
'경영 성과'를 제외한 모든 항목의 평점은 1점대를 기록할 정도로 낮았다. 가장 낮은 항목은 '구성'이었다. 구성은 이사회 멤버들이 다양하게 채워졌는지 등을 평가한다.
SFA반도체의 구성 항목 점수는 45점 만점에 11점이었다. 이사회 의장이 대표이사(2점)인 것과 이사의 다양성(2점) 외에 모든 항목이 최하점인 1점이었다. 5점 만점인 평균 점수는 1.1점이었다.
이사회는 총 세 명이다. 이 중 사외이사는 고범상 이사 뿐이다. 나머지 이사는 김영민 SFA반도체 대표와 허준 기타비상무이사(SFA 상무)다.
소위원회는 없다. 자산 총액 2조원 미만인 법인은 소위원회 설치 의무가 없다. 지난 13일에 공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SFA반도체의 올 3분기 별도 기준 자산총액은 4895억원이다.
'평가개선 프로세스'와 '정보접근성'이 나란히 하위 2등을 차지했다. 각각 평균 1.2점이다.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35점 만점에 12점, 정보접근성은 30점 만점에 10점이었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은 이사회의 자정 능력을 살핀다. SFA반도체 이사회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아 만점을 받았다. 하지만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는 수행되지 않았다. 이사회 전체에 대한 평가도 진행되지 않아 두 문항 모두 최하점을 받았다.
정보접근성 항목은 이사회 회의 내용 등 관련 정보를 주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SFA반도체 이사회는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을 전자공시(DART)를 통해 공유했다. 회의 내용도 어떤 주제로 논의됐는지 파악될 수준으로 기재해 3점을 받았다. 다만 기업지배구조서를 작성하지 않아 구체적인 이사회 전반에 대한 내용을 알 수 없어 1점을 받았다.
견제기능 역시 평균 1.8점으로 저조했다. 이규영 감사가 유일하게 감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감사는 5년 이상 경력을 가진 회계사로서 전문 역량을 갖춰 5점을 받았다. 다만 사외이사가 1명이기 때문에 사외이사만 참여하는 회의 자체를 열 수 없었다.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도 마련되지 않았다.
◇경영성과, 안정적인 재무 관리 '유일한 2점대'
SFA반도체의 성적표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따라 좌우된다. 반도체 패키징, 테스트를 대신 해주는 OSAT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요 고객이다. 매출의 80%는 메모리가 차지한다. 전방 산업에 취약한 특징을 갖고 있다.
그로 인해 지난해 SFA반도체의 연결 기준 매출은 4376억원으로 전년(6999억원) 대비 37.4% 감소했다. 2022년 629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67억원의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반도체 시황 악화로 인해 수주가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실적 악화는 평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평균에 미치지 못해 1점을 받았다. 각 문항의 평균은 4.7%, 2.42%다. 당기순손실(140억원) 영향으로 SFA반도체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94%다. 6.82%인 평균보다 낮다.
재무건전성 지표는 5점을 받아 위안이 됐다. 지난해 SFA반도체의 부채 비율은 29.72%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실적이 좋았던 전년(39.5%)보다도 개선됐다. 순차입금을 상각전영업이익(EBITDA)로 나눈 항목은 0.6배다. 순차입금이 EBITDA에 비해 적다는 의미다. 1점대로 가라앉을 수 있었던 경영성과 점수를 2.8점으로 밀어올린 원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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