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로 진격하는 K-스타트업/ thebell interview]"스테이지랩스, 아티스트와 동반성장…BEP 달성"③백명현 대표 "B2B·B2C 사업 확장"…내년 시리즈B 돌입, 런웨이 확보 주력
이영아 기자공개 2024-11-20 08:25:37
[편집자주]
K-팝, K-드라마, K-푸드에 이어 K-스타트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까. K-스타트업이 탄탄한 기술력과 섬세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미국, 일본 등 기존 해외시장뿐만 아니라 중동, 동남아, 남미 등 신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한국산 '글로벌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지휘봉을 잡았고, 주요 LP 및 벤처캐피탈도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더벨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스타트업의 미래 청사진과 향후 성장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8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티스트가 지속가능한 음악활동을 하고, 팬들도 건강하게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판을 만들고 싶다. 아티스트가 수익화 채널을 확장하면서도, 팬들이 과도한 지출을 하지 않을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 앞장서는 기업이 되고 싶다."백명현 스테이지랩스 대표(사진)는 지난 12일 서울 중구 명동 스테이지랩스 본사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16년 백 대표가 창업한 스테이지랩스는 K팝 팬덤 플랫폼 '엠넷플러스(Mnet Plus)'와 '링크(LiNC)' 등을 개발 및 운영하고 있다.
스테이지랩스는 최근 자체 개발 플랫폼 '링크'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아티스트는 프라이빗 메시지, 영상통화, 실시간 라이브 공연(팬미팅)을 진행하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수수료를 포함한 플랫폼 수익 60~75%를 아티스트에게 배분한다. 아티스트에게 더 많은 수익이 돌아가는 상생 모델을 구축하면서도 수익성을 놓치지 않은 것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올해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벤처캐피탈리스트에서 스타트업 창업자로
스테이지랩스는 2016년 백명현 대표가 설립했다. 1980년생 백 대표는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벤처캐피탈리스트의 길을 걸으며 창업의 꿈을 키웠다. 그는 실리콘밸리 기반 미국 벤처캐피탈(VC) 포메이션8에 몸담으며 스타트업 생태계에 눈을 떴다.
백 대표는 "VC로 적을 옮기기 전에 오리온그룹 '온미디어', 게임회사 '엑토즈소프트'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면서 "다양한 경험을 한 덕분에 문화콘텐츠 업계에 자연스레 관심이 생겼고,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활동하면서 문화콘텐츠 관련 기업 딜소싱에 주력했다"라고 했다.
개인적인 경험도 창업에 영향을 미쳤다. 백 대표의 친동생이자 가수, 프로듀서로 활약 중인 '낯선(백명훈)'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어린시절부터 깊은 유대관계를 쌓아온 동생의 음악활동을 지켜보면서 아티스트와 팬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전개하자는 결심이 섰다.
백 대표는 "아티스트와 팬들의 직접적인 연결을 바탕으로 새로운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다"면서 "당시엔 팬덤 커뮤니티 플랫폼 개념 자체가 생소했을 시절이기 때문에 창업 초기엔 다양한 시도를 바탕으로 사업모델을 구체화했다"고 말했다.
스테이지랩스는 아티스트와 팬들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들자는 목적으로 △아티스트 소셜미디어 계정 관리 플랫폼 '스테이지' 개발 △블록체인 기반 팬덤 생태계 '스테이지 네트워크' 구축 △글로벌 라이브스트리밍 플랫폼 '프레젠티드 라이브' 개발 등을 진행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 미디어 기업 중 한 곳으로 꼽히는 CJ ENM으로부터 전략적인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CJ ENM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3억4600만원을 투입해 스테이지랩스 지분 19%를 확보했다. 사업협력을 바탕으로 2022년 공동론칭한 플랫폼이 '엠넷플러스'다.
현재 엠넷플러스는 론칭 2년만에 글로벌 누적 회원 2300만명을 돌파했다.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수는 1300만건 수준이다. 전세계 217개국 및 지역에서 트래픽이 발생한다. 백 대표는 "글로벌 대규모 트래픽을 관리하는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스테이지랩스는 순간적으로 폭증하는 고변동성 트래픽에 대응하는 기술(High volatile large-scale traffic processing)을 갖췄다. 백 대표는 "전통적인 아키텍쳐 대비 약 500배의 비용 효율성을 자랑하고, 2년 넘는 기술운영을 바탕으로 안정성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아티스트·팬덤 플랫폼 '링크', 일본으로 확장
세 번의 피보팅(사업방향전환) 끝에 탄생한 플랫폼이 링크이다. 올해 9월 정식 출시된 링크는 △프라이빗 메시지 △1대1 영상통화 △인터렉티브 라이브 등 세 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아티스트는 팬들과 프라이빗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영상통화와 실시간 라이브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다.
백 대표는 "기존에 개발해 둔 프레젠티드 라이브를 리뉴얼해 링크를 개발했다"면서 "지난해 베타(시범) 서비스를 먼저 론칭하며 철저한 시장조사에 나섰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반응이 뜨겁다. 스테이지랩스 플랫폼 해외 이용자 비중은 84%에 이른다.
링크의 차별점은 아티스트와 팬덤 친화형 수익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링크의 비즈니스모델(BM)은 크게 두 가지다. 프라이빗 메시지는 구독모델(월 4900원)을 적용했다. 실시간 라이브와 영상통화는 티켓 판매 금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수취한다. 향후 실시간 스트리밍 이벤트와 영상통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서버 구축 및 관리 기능을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제공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백 대표는 "아티스트에게 배분되는 수익을 업계 평균 이상으로 설정하고자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프라이빗 메시지는 수익 40%, 티켓 판매는 수익 25% 정도만 (스테이지랩스가) 수수료로 수취한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향후에도 이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상생모델을 구축하면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고 있다. 스테이지랩스는 올해 45억원 매출과 BEP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기업간거래(B2B)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투트랙 매출구조를 갖췄다. 전자는 엠넷플러스 개발 및 운영보수, 후자는 링크 플랫폼 수익이다.
일본 시장 진출을 바탕으로한 매출 성장도 기대를 모은다. 스테이지랩스는 올해 하반기 일본법인을 설립하며 현지 진출에 나섰다. 앞서 글로벌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을 지원하는 민관 협력기관인 '시부야 스타트업 서포트'의 '업 바이 시부야 스타트업 서포트' 프로그램에 선정되는 성과가 있었다. 이를 통해 비자 발급에서부터 법인 설립, 사무공간, 사업전략, 파트너십, 실증, 채용, 홍보 등을 지원받고 있다.
스테이지랩스는 시리즈A 라운드까지 진행하며 누적 32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한국엔젤투자협회, CJ ENM 등이 참여했다. 내년 시리즈B 라운드를 진행하며 사업 확장 실탄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백 대표는 "2년 이상 런웨이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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