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22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엔지니어링 기업들은 통상 사회기반시설(SOC) 구축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설계·감리업무를 수행한다. 국가의 주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첫 단추를 꿰는 역할이다. 주로 공공공사 입찰에 참여해 일감을 수주하고 이를 통해 매출을 키웠다. 한국엔지니어링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건설엔지니어링 업체는 3000개를 훌쩍 웃돈다. 이 가운데 매출 300억원 이상인 업체는 170개다. 상장된 곳들을 꼽자면 도화엔지니어링, 유신, 한국종합기술 등이 있다.국내 SOC 사업에 집중해온 건설엔지니어링 기업들은 꾸준히 성장해야 하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주력 일감인 국내 공공공사 수주와 무관치 않다. 발주처는 입찰자를 평가하는 주요 항목 중 하나로 '신규 고용현황'을 반영한다. 대부분 공공공사를 통해 매출을 내는 구조다 보니 고용 창출에 일정 수준 기여하는 측면을 고려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더욱이 건설엔지니어링 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하기 위한 목적도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선순환 고리(?)가 형성된다. 근속기간이 짧지 않은 업계 특성에다 매년 새로운 피를 수혈하다 보니 인력 규모는 통상적으로 증가하는 추이다. 기업의 손익계산서 측면에서 보면 인력 증가에 따른 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매출을 꾸준히 키워야 기존과 같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고용을 줄이면 수주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같은 구조를 벗어나기 어렵다.
국내 시장 상황도 그리 녹록지 않다. EPC(설계·조달·시공)로 확장을 노리는 건설사들이 점차 엔지니어링 영역까지 손을 뻗치면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여기에 건설 경기 침체 영향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건설엔지니어링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한계를 뚫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궁극적으로 해외 일감을 늘려야 한다는 점은 업계가 직면한 과제다. 업계 1위로 평가받는 도화엔지니어링의 해외매출도 전체의 20~30% 정도다. 다른 기업들 대부분은 이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런데 걸림돌이 적지 않다. 돈이 되는 해외 민간투자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트랙레코드가 중요한데 경험을 쌓는 것 조차 어렵다는게 업계의 현실적인 고민이다. 해외사업 수주를 위해 꾸려지는 컨소시엄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가운데 건설엔지니어링 몫은 대부분 해외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컨소시엄의 경쟁력을 키워 수주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에 국내 건설엔지니어링 기업들은 고배를 마시고 있다.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일례로 국내 건설사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를 비롯한 국책 금융기관들은 금융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국내 건설 엔지니어링 기업들의 도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함께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건설엔지니어링 기업들의 의지와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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