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ADC' 리포트]리가켐, 링커에 페이로드까지 '신약' 변곡점 'LCB39 본임상'①면역조절 페이로드, 2026년 미국 임상 예고…차세대 'ADIC' 연구도 시동
김진호 기자공개 2024-12-02 08:39:39
[편집자주]
항체약물접합체(ADC)를 겨냥한 K-바이오에 대한 시장 주목도가 높다. '엔허투'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관심이 높아진 글로벌 ADC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중무장한 국내 바이오텍들이 '기술이전' 딜 등을 통해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빅파마와의 딜을 체결한 리가켐바이오를 비롯해 국내 바이오 맏형격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까지 저마다 각자의 방식대로 전략적 투자 및 협업으로 역량을 키우고 있다. 더벨은 ADC로 향하는 열차에 탑승한 K-바이오의 전략을 차례로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9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술기업에서 신약기업으로. 엇뜻 당연해 보이는 일이지만 작은 바이오텍으로선 쉽지 않은 길이다.9조원 규모의 기술수출로 경쟁력을 입증한 리가켐바이오가 다음 챕터로 자체 신약개발을 겨냥한다. 더이상 파트너사에 의존하는 방식이 아닌 직접 본임상을 단행하며 신약기업으로 탈바꿈해 나간다는 목표다.
첫 타자는 직접 발굴한 페이로드 기반 '인터페론유전자자극제(STING)' 작용제다. 미국 본임상 진입 시점은 2026년으로 전망한다. 이와 동시에 리가켐바이오는 ADC의 내성이나 독성 문제를 극복할 차세대 '항체약물면역조절접합체(ADIC)' 연구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 기술수출에서 경험 축적, 미국법인 통한 본임상 채비
리가켐바이오의 경쟁력은 링커에 있다. ADC의 세 가지 구성요소 중 핵심인 링커가 없으면 항체, 페이로드를 연결할 수 없기 때문에 ADC라는 모달리티가 존재할 수도 없다.
12년 전 나온 리가켐바이오의 콘주올은 글로벌리 공개된 전임상 단계 ADC 파이프라인 가운데 가장 많은 35건 이상에 활용되고 있다. 이미 시판된 제품까지 포함해도 콘주올의 활용도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많은 파트너사와 기술교류 및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의미다.
페이로드나 항체가 따로 없는 리가켐바이오의 전략은 그간 기술수출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 공시기준 리가켐바이오가 ADC 후보물질이나 원천기술 관련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사례는 11건이다.
기존 계약에서 일부 범위를 확장하는 추가 계약은 제외한 수치로 이들 계약의 총 규모는 약 9조4650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기술수출에 초점을 맞춘 전략은 자체 플랫폼의 효능을 검증하고 발굴한 파이프라인의 상업화를 가속화하는 대안으로 최적이었다.
처음으로 기술수출된 LCB14의 경우 현재 HER2 유방암 대상 중국 임상 3상이 마무리돼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2015년 중국 포순파마에 209억원 규모로 현지 개발 및 상업화 권리가 기술수출된 건이다.
당시 리가켐바이오는 임상을 진행할 능력이 없었던 상황에서 포순파마가 빠르게 임상을 진행하길 원했다. 리가켐바이오 입장에선 결과에 따라 플랫폼 기술력을 검증한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다.
그렇게 거래가 성사된 후 2022년 9월 포순파마는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ADC 엔허투의 절반 용량으로도 비슷한 효능을 냈다는 LCB14의 임상 1상 결과를 내놓았다. 이는 다음 기술수출을 유리하게 만드는 좋은 선례가 됐다.
이후 딜부터 리가켐바이오는 파트너사의 역량과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거래를 했다. 가장 최근에 맺은 얀센과의 계약은 임상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2023년 12월 얀센에 총 2조2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된 Trop2 타깃 ADC ‘LCB84’에 대해 양사는 미국 내 고형암 대상 임상 1/2상을 함께 진행하는 중이다.
정철웅 리가켐바이오 연구소장은 “포순파마 이후 계약에서는 CMC(화학·제조·제어) 분야를 엿볼 수 있도록 세부적인 딜 내용을 조정했다”며 “이번에 얀센과 맺은 계약을 통해 그들이 갖춘 글로벌 임상 역량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임상 첫 타자는 페이로드 'LCB39', 미래 먹거리 ADIC 개발에도 적용
기술수출로 데이터를 검증하고 추가 딜로 임상 역량과 노하우를 익힌 리가켐바이오의 다음 전략은 자체신약이다. 면역조절 물질의 본임상 추진을 목표로 삼는다. ADC의 기능을 향상시킬 ADC의 진화버전 '항체면역조절약물결합체(ADIC)' 연구도 병행한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는 "본임상을 통한 신약개발로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며 "ADC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에 대한 연구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본임상에 오를 첫 대상은 STING 단백질을 타깃하는 면역항암 파이프라인 'LCB39'다. 리가켐바이오가 발굴한 페이로드의 일종이다.
면역세포 활성을 유도하는 STING 작용제 개념은 2008년 네이처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STING 단백질의 체내 신호전달 경로가 구체화되는데 10년 이상이 소요됐다.
리가켐바이오는 이달 초 열린 미국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저용량의 LCB39를 투약하면 80% 이상의 종양 성장을 억제된다는 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근거로 임상시험계획(IND) 파일링을 수행해 2026년 미국 임상 진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보스턴에 세운 자회사 'ACB(AntibodyChem Bioscience)'가 임상을 주도한다.
시판된 ADC는 내성이나 독성 등 해결해야하는 부분이 많다. 이 때문에 '항체면역조절접합체(AIC)'나 ADIC 등이 ADC의 후속버전으로 연구되고 있다. 면역조절기능이 있는 페이로드를 ADC의 구성요소로 추가하는 개념이다. LCB39와 같은 페이로드를 ADC에 탑재하면 AIC나 ADIC로 변환시킬 수 있다.
정 소장은 "AIC나 ADIC에 대해 동물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확인한 단계이지 어떤 리스크들이 있는지 살펴볼 점이 많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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