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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투자 톺아보기]음악투자 개척한 뮤직카우, 글로벌 IP 유동화 주도한다①저작권료 참여청구권→수익증권 발행…글로벌 시장 선점할 것

이채원 기자공개 2024-12-05 08:40:31

[편집자주]

미술품, 음악 저작권, 건물, 한우, 웹툰까지 쉽게 사지 못하던 고가의 유·무형 자산을 조각투자로 살 수 있는 시대다. 2010년대부터 관련 사업을 벌이던 다수 조각투자업체는 2022년 말 파도를 맞닥뜨렸다. 금융당국이 조각투자 서비스가 증권성을 가진다고 판단함에 따라 몇몇 업체는 사업을 잠시 중단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토큰증권(STO) 법제화 논의가 이어지면서 조각투자 시장이 더욱 다양화되고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STO시장 개화를 기다리며 사업을 꾸려나가는 조각투자 사업자 면면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3일 13: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가수 일 년 저작권 수익 20억원’, ‘억대 작사가 저작권료 등록곡수 420여 곡’, ‘20대 아이돌 월 저작권료 10억원’. 세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이다. 음악 저작권은 창작자인 작곡가, 작사가 및 편곡자가 가지는 권리를 말한다. 뮤직카우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음악 저작권료는 아티스트만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지면서 소액투자자가 이를 소유하고 금전적인 권리를 받을 수 있는 창구가 없었다.

뮤직카우는 일반인도 음악 저작권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했다. 회사는 현행법상 양도가 가능하고 저작권으로부터 발행되는 금전적인 권리가 포함된 저작재산권과 저작인접권의 일부 혹은 전부를 권리자로부터 양도받아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소액투자자가 음악 저작권 시장에 참여해 수익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문화금융 산업을 개척한 셈이다. 이제 뮤직카우는 국내를 넘어 세계 문화금융 시장을 노린다. 글로벌 음악 저작권 시장에서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건강한 음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전장호 뮤직카우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전 세계 IP 유동화 물량을 담아 낼 수 있는 그릇이 될 기회가 있기에 이 영역을 우리가 빠르게 선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음악 수익증권, 저작권료 분배 권리 가져… ‘주’ 단위 거래

정현경 대표(사진)는 2016년 뮤직카우를 설립했다. 그는 시장에 유동자금이 많다는 점을 파악했다. 저금리 상황이 이어진다는 점, 대중의 관심이 문화로 이동하고 있다는 흐름을 간파했고 문화와 투자를 결합하는 방안을 생각했다.

정 대표는 이전 작사 경험을 토대로 저작권료 수익에 비슷한 패턴이 있음을 발견했다. 약 5000곡을 분석한 후 저작권이 매력적인 자산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고 시스템을 개발했다. 2017년 베타서비스를 시작으로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간 저작권은 자체만으로 유통이 어려워 소액 대체투자 시장으로 전환이 어려웠다. 뮤직카우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고안해냈다. 자회사인 뮤직카우가 저작권을 창작자로부터 매입하면 저작권협회에 신탁하고 저작권 사용료를 받을 권리인 수익권을 취득하는 형태다. 이후 뮤직카우는 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경매 방식으로 발행해 투자자에게 분할 매각했다.

그간 볼 수 없던 획기적인 투자 아이템에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2022년 말 뮤직카우의 누적 회원수는 약 120만명에 달했다. 거래규모는 4000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회사는 금융당국의 규제라는 파도를 맞닥뜨렸다. 뮤직카우의 저작권 조각투자 상품은 2022년 금융당국으로부터 금융투자업의 성격을 가진 증권으로 규정받았다. 그 해 4월부터 신규 옥션 서비스를 중단하다 2022년 9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며 조각투자업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회사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자본시장법상 인·허가 규정, 신탁 수익증권 발행 규정 등에 대한 특례를 부여 받았다.

뮤직카우는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음악 수익증권’이라는 형태로 사업을 재탄생 시켰다. 음악 수익증권은 음악 저작권에서 발생되는 수익을 분배 받을 수 있는 신탁 수익증권을 의미한다.


음악 수익증권은 뮤직카우에서 ‘주’ 단위로 거래된다. 뮤직카우는 원저작권자와의 계약을 통해 저작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들여 이를 신탁기관 및 신탁업자를 통해 신탁한다.

그 뒤에는 플랫폼에서 옥션을 진행해 음악 수익증권이 발행되며, 상장 일부터 수익증권을 구매할 수 있다. 옥션이 시작되기 15일 전에 뮤직카우 플랫폼에 증권신고서 공지를 하고 옥션이 끝나면 발행이 확정되며 옥션대금이 결제된다.

옥션이란 미술품을 경매장에서 사들이듯이 곡 하나를 살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온라인 장을 말한다. 이후 이용자 간 자유롭게 매매가 가능한 마켓을 통해 개인 간 거래가 이뤄진다.

옥션 마감 후에 이용자들은 원하는 곡의 음악 수익증권을 소유해 향후 발생하는 저작권료를 매월 정산 받을 수 있다. 뮤직카우는 옥션 시작가 대비 상승된 금액의 최대 50%를 원저작권자에게 창작지원금 형태로 전달한다.

◇지속적 현금흐름 발생·매월 저작권 수령 가능

음악 수익증권은 지속적인 현금흐름이 발생하고 매월 저작권료를 수령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뮤직카우가 음원의 발매 시기, 주요 소비층, 저작권료 발생 매체 등 저작권에 대한 정보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곡의 특성 등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발매된 해에 가장 많은 저작권료가 발생된다.

대중성을 확보한 음악의 경우에는 저작권료가 발매 이후 점차 줄어들다 2~3년이 지나면 차츰 안정돼 지속적으로 현금흐름이 발생되는 '롱-테일(LONG-TAIL) 그래프’를 그린다.

뮤직카우는 지속적인 현금흐름이 발생되는 이유를 △고정 소비층 형성 △저작권 이용 매체 증가 △IT 발달에 따른 징수방식의 진화 △저작권 보호의식의 향상 △리메이크·역주행 등으로 분석했다. 올해 음악저작권협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저작권료 징수액은 연평균 약 15%씩 증가했다.

◇god ‘왜’ 26초 만에 조기마감…글로벌 시장 타진

혁신금융서비스 제도권 안으로 들어옴에 따라 뮤직카우는 지난해 9월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 형태로 플랫폼에서 거래되고 있던 1084곡을 음악 수익증권으로 발행하고 음악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으로 개편했다.

지난해 11월 NCT Dream 의 ‘ANL’을 기초 자산으로 한 뮤직카우 1호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2024년 1월에 음악증권 1호 옥션을 진행했다. 약 1년 8개월 만에 재개된 옥션은 6분 34초에 조기마감 되는 기록을 달성했다.

이후 매월 3곡 이상의 곡을 옥션에서 발행했고 지난 7월 발행한 가수 god ‘왜’ 옥션은 26초만에 조기마감되는 기록을 세웠다. 해당 옥션은 옥션 시작가(9000원) 기준으로 26초만에 상한가로 전량 낙찰되며 조기마감 됐다. 지난 10월에는 박선주 ‘남과 여’, 유빈 '숙녀', 권진아의 '이별 뒷면' 옥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달에는 바비킴의 대표 곡 ‘사랑..그 놈’과 아이유의 ‘라일락’ 옥션을 진행한다. 회사는 내년에도 더욱 경쟁력 있는 음악을 옥션에 오픈할 계획이다. 뮤직카우 관계자는 “음악 수익증권을 많이 내놓기 보다 어떤 음악을 내놓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더욱 저작권 수령에 있어 경쟁력 있고 유명한 음악을 옥션에 오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뮤직카우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재 문화 IP 비즈니스 밸류체인은 창작, 서비스, 수익화, 유동화로 구성된다. 여기서 유동화 분야는 뮤직카우가 문화IP를 금융과 결합하면서 생긴 새로운 영역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동화 영역은 PE들을 중심으로 형성돼 PE들이 자산을 소장하고만 있다. 뮤직카우는 이 자산을 개인이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구현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뮤직카우는 2022년 미국법인을 설립하며 미국 진출 기반을 닦았다. 그리고 최근 미국법인명인 뮤직카우 US 대표로 JYP 출신 이우석 대표를 선임하며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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