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미디어 사업 재편…티빙·웨이브 합병 '길 텄다' '콘텐츠→AI' 사업 초점 변화 감지…OTT와 이해상충 해결 실마리 잡혀
노윤주 기자공개 2024-12-04 07:44:24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3일 09: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는 이번 인사 및 재편에서 본사와 계열사를 아우를 수 있는 미디어사업 컨트롤타워 부문을 신설했다. 미디어사업 부문 수장도 교체하며 사업 전략 변화도 알렸다. 전략을 새로 짜기 시작하면서 티빙과 웨이브 합병 논의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양사 합병은 주주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MOU 체결 후 1년이 지났지만 결판을 내지 못했다. 엄밀히 말하면 KT는 티빙 주주이긴 하지만 거대 OTT 탄생을 견제해야 하는 라이벌이다. 합병을 마냥 환영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재편을 보면 달라진 전략을 취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다. 향후 KT가 자체 IPTV인 '지니TV'를 통한 콘텐츠 공급보다 인공지능(AI) 홈 어시스턴트에 초점을 맞춘다면 티빙-웨이브와 이해상충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KT, 미디어 부문장에 AI 전문가 임명
KT는 미디어 사업 방향키를 김채희 전무에게 넘겼다. 구현모 전 대표 시절 선임돼 미디어 사업을 주도해온 김훈배 KT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과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대표는 퇴임 수순을 밟는다. 두 사람은 지난해 유임되며 불황인 KT 미디어사업을 살려보겠다는 각오를 보였으나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업계는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이 KT 미디어 사업 전략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디어부문장을 맡은 김채희 전무는 내부서 AI 전문가로 통하는 인물이다. KT가 AI에 IT를 결합한 'AICT 컴퍼니'를 표방하는 만큼 미디어 서비스 AI 도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주목할 부분은 B2C 사업부 아래 있던 미디어 조직이 부문으로 독립했다는 점이다. KT는 각 미디어 자회사에 자율성을 부여하기보다 미디어부문이라는 컨트롤타워를 통해 그룹 미디어 사업 전반을 아우르고 의사결정 체계를 간소화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KT 미디어 사업 재편이 교착상태에 빠진 티빙-웨이브 합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위기 넘긴 티빙-웨이브, 반대파 KT 설득하나
티빙, 웨이브는 계획 발표 이후 1년 가까이 계약 체결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연 주요 원인으로는 웨이브 부채 리스크와 KT와 이해관계 조율 문제가 지목됐다.
웨이브 부채 문제는 최근 양사 최대주주의 투자로 해결했다. SK스퀘어와 CJ ENM이 웨이브가 발행하는 신규전환사채(CB) 2500억원을 매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만기가 도래한 기존 재무적투자자(FI) CB를 상환하기 위한 결정이다. 합병에 대한 양사 최대주주 의견은 변함이 없고 논의도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했다.
또 다른 문제로 거론된 KT와 '불편한 공생' 관계도 이번 조직개편으로 해결 실마리가 보였다. KT는 티빙과 시즌이 합병하며 티빙 주주로 합류했다. 현재 KT스튜디오지니가 8.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T는 시즌을 티빙에 합병시킨 후에는 IPTV 채널인 지니TV 육성에 초점을 맞춰왔다. 콘텐츠를 독점 공급하는 걸 중요하게 판단했다. 티빙-웨이브 합병이 이견을 낸 배경에는 이런 이유도 있었다. 국산 대형 OTT가 등장할 경우 지니TV나 KT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이 받을 수 있는 타격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KT 전략 변화로 합병에 대한 입장도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T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보다는 AI를 활용한 콘텐츠 추천, 홈 어시스턴트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면서 더 이상 합병을 반대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의견이다. 오히려 OTT와 전략적으로 협업해 콘텐츠 추천, AI 기능 다각화 등을 추진할 수 있다.
의견 전달 프로세스도 간소화됐다. 그동안 KT는 '스튜디오지니→미디어플랫폼본부→커스터머부문→CEO' 등 여러 단계를 거쳐 티빙-웨이브 합병을 논의해 왔다. 앞으로는 커스터머부문이라는 중간 단계가 사라진다. 또 미디어부문이 컨트롤타워를 맡는 만큼 스튜디오지니와 미디어부문간 소통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KT를 포함한 여러 주주의 이해관계로 티빙-웨이브 합병 관련 의사결정이 지연된 것으로 안다"며 "최근 CJ ENM까지 웨이브에 투자한 만큼 이번 인사 이후 양사 합병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신테카바이오, ‘전주기 AI 신약개발 플랫폼’ 론칭
- 티로보틱스, 북미 자동차 부품 공정 시장 진출
- [조각투자 톺아보기/thebell interview]전장호 뮤직카우 CPO “음악투자 방식 다양화할 것”
- [i-point]위세아이텍, '오징어 게임' 제작발표사에 투자
- [thebell interview]"소풍커넥트, 창업자 고민 해결 집중…로컬 투자 확대"
- 소풍벤처스, AC '소풍커넥트' 설립…최경희 대표 선임
- [Red & Blue]'머스크 수혜주' 에스오에스랩, 자율주행 대표주 부상
- [Red & Blue]'드론 테마' 올라탄 에이럭스, 실제 실적 '미미'
- [Market Watch/공연 티켓 파워]10주년 맞은 뮤지컬 '희비'…흥행왕은 <레미제라블>
- SGA솔루션즈, 2년 연속 5% 주식배당실시
노윤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두나무 비욘드 업비트]NFT, 정체기 극복 카드 '미술품→실생활' 개편
- SK스퀘어의 정체성
- [두나무 비욘드 업비트] 증권플러스 비상장, 독보적 위치 불구 규제 '고심'
- [2024 이사회 평가]삼화전기, 다양성 확보·주주 소통 '숙제'
- [2024 이사회 평가]쿠쿠홈시스, 사외이사 관리 '저조' 경영성과 '최고점'
- [두나무 비욘드 업비트]열돌 넘긴 증권플러스, 흐릿해진 존재감 되살린다
- 카카오, '계륵' 블록체인 계열사 손질 나서나
- SKT, AI 조직 확대 개편에 담긴 '수익화 집중' 포석
- SK스퀘어, 주요 포트폴리오 대표 교체 '밸류업 의지'
- [1203 비상계엄 후폭풍] 안랩, 테마주 수혜 탓 '흐려진 본업' 고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