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팜은 지금]'신의 한 수'된 잇츠한불의 베팅, '수익성·승계' 효자②2015년 애경그룹 지분 매각하며 지배 구조 변화, 모회사와 시너지 위해 성장 전략 가동
정유현 기자공개 2024-12-13 07:58:05
[편집자주]
2000년 애경산업 사내벤처로 시작한 네오팜은 '기술력'을 통해 꽃을 피웠다. 2007년 코스닥 상장 후 단 한 번도 적자를 내본 적이 없을 정도로 꾸준히 성장했다. 브랜드 파워보다 '품질'에 집중했던 전략이 적중했고 아토팜의 빨간 뚜껑 크림은 국민 육아 템으로 거듭났다. 그동안 조용하게 코스메티컬 시장에서 지배력을 키우던 네오팜에 변화가 감지된다. 더벨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네오팜의 성과와 재무 상황, 성장 전략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08: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산업의 사내 벤처로 시작한 네오팜은 2015년 지배구조 변화를 맞이한다. 당시 애경그룹은 주요 계열사 사업 확장에 집중하기 위해 알짜 자회사 네오팜을 통해 유동성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회사가 바뀌는 상황이지만 네오팜에게는 오히려 기회였다. 동종 업계인 잇츠한불로 인수되면서 마케팅 및 유통 인프라와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내년이면 잇츠한불이 네오팜을 품은 지 약 10년이 되는 시기다. 잇츠한불에게 네오팜 인수는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잇츠한불의 실적 부침이 생길 때마다 네오팜이 공백을 메웠고 그룹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핵심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여기에 한불화장품의 오너가 3세로의 세대교체를 이루는 과정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2015년 애경그룹 네오팜 지분 매각, 잇츠한불 측 지분 약 40%대
2024년 12월 초 기준 네오팜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지분 39.12%를 보유한 잇츠한불이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최근 잇츠한불과 김양수 대표 등이 장내에서 지분 매입에 나선 기록이 있다. 이에 따라 12월 5일 기준 네오팜의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40.35%다.
매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내면서 꾸준히 성장했다. 당시 애경그룹은 영업활동에서 현금이 꾸준히 창출되던 알짜 자회사 매각을 통해 본업에 집중하는 구조를 짠 것이다.
이때 2014년 '달팽이 크림' 성공 이후 성장 동력 확보가 필요했던 잇츠한불이 빠르게 움직였다. 당시 네오팜을 인수한 주체는 한불화장품이다. 2017년 잇츠스킨이 모기업인 한불화장품을 역합병하면서 현재의 잇츠한불이 됐다.
잇츠한불은 네오팜 주식 207만9140주(27.87%)를 약 727억7000만원에 인수하면서 대주주로 올라섰다. 과거 네오팜의 성장을 이끌었던 박병덕 전 대표는 지분 매각과 함께 회사를 떠난 것으로 보인다. 잇츠한불은 네오팜을 통해 코스메티컬 시장 지배력 확대의 밑그림을 그렸다. 대주주로 올라선 후 꾸준히 지분 매입을 통해 지분율을 늘리고 있다.
◇실적과 승계 효자 역할, 성장 위한 전략 변화 감지
대주주인 잇츠한불은 달팽이 크림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며 외형을 키웠지만 중국에서 위생허가가 지연되면서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2015년 30%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2017년 영업이익률이 18.5%로 뒷걸음질 쳤다.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률이지만 수익성이 고점에 올랐던 2015년에 비해선 아쉬웠다. 2018년 현지 공장에서 생산 허가를 받았지만 실적 하락세는 지속됐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별도 기준으로 영업적자가 이어졌다.
달팽이 크림의 빈자리를 채운 일등공신은 네오팜이었다. 실적뿐 아니라 잇츠한불의 유동성 확보에도 도움을 보탰다. 2023년 잇츠한불은 충청북도 음성공장을 네오팜에 매각했다. 현금성 자산이 넉넉했던 네오팜은 172억원에 자산을 인수하면서 모회사의 재무 개선 활동을 지원했다.
네오팜은 잇츠한불의 3세로의 세대교체의 주역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잇츠한불은 고(故) 임광정 회장이 1961년 한국화장품을 창업한 이후에 설립한 회사다. 한국화장품은 장남 임충헌 회장이, 한불화장품은 차남 고(故) 임현철, 삼남 임병철 회장이 맡으면서 2세로 경영 바통을 넘겼다. 현재는 임병철 회장의 자녀들이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잇츠한불은 최근 장남인 임진성 전무가 대표이사로 올라서면서 경영의 중심축을 잡았다면 네오팜은 1987년생인 딸 임우재 상무의 주 무대다. 장남이 모회사, 딸이 자회사를 맡는 구도다. 이화여대 미술학 박사 출신인 임 상무는 2017년 잇츠한불 마케팅 부실장을 지내다 2020년 네오팜으로 적을 옮겼다.
2021년 네오팜의 등기이사로 선임됐고 2023년부터 경영전략부문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임 상무는 네오팜의 주식 7016주를 보유한 것 외에는 지분율 측면에서는 두드러진 행보가 없다. 경영 수업을 착실히 받으며 장기적인 호흡에서 승계를 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임 상무는 현재 네오팜의 판로 확장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3분기 제로이드의 H&B스토어 입점을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4분기에는 아토팜을 코스트코 온라인에 진입시키는 보폭을 넓히고 있다. '더마비'에 이어 내년에는 아토팜의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세들의 나이가 아직 어린 편이기 때문에 승계는 장기적인 호흡을 가지고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네오팜은 잇츠한불의 효자로 그동안 성장에 보수적인 편이었는데 수출 비중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어 내년 성과가 기대되는 곳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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