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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 떨어진 아워홈 IPO, 매각 사활거나 분쟁 불씨 꺼지지 않는 이상 예심 통과 어려워…'1.5조' 제안도 변수

안준호 기자공개 2024-12-24 12:27:01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투트랙’을 추진하던 아워홈이 지분 매각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화그룹 측 제안이 당초 시장에서 거론되던 몸값보다 높은 수준인데다, IPO를 고를 경우 까다로운 상장 예비심사와 공모 과정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을 겪어 온 아워홈이 상장에 나설 경우 심사 과정에서 경영 안정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공모에 참여할 기관이나 일반 주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크다. 애시당초 IPO 추진 선언에 의문이 제기됐던 배경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탤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지분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 측이 제시한 아워홈 전체 지분 가치는 1조5000억원으로 알려졌다. 현재 회사를 이끌고 있는 구미현 회장·구본성 전 부회장과 논의가 이어지는 과정으로 전해졌다.

아워홈 주식은 구본성(38.65%), 구미현(19.28%), 구지은(20.67%), 구명진(19.60%) 남매가 나눠 갖고 있다. 장녀인 구미현 회장은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자매들 사이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왔다.

당초 구미현 회장은 취임 직후 상장과 매각을 동시에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당시에도 IPO 추진 계획의 진정성에는 의문의 눈초리가 상당했다. 설령 ‘진의’가 담긴 계획이라 할지라도 성사되긴 어렵다는 평가도 있었다.

주식가치 등 ‘가격’만 맞으면 협상이 끝나는 M&A와 달리 상장은 까다로운 예비심사와 청약 과정 등을 거쳐야 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대목은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과정이다. 통상적으로는 신청 기업의 실적, 향후 성장성 등이 주로 검토된다. 그러나 이런 부분보다 더욱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상장 이후 경영의 안정성이다.

경영 안정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애시당초 정성적 평가가 중시되는 질적심사기준에 속하기 때문에 거래소와 일반 주주들에게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대주주 보유 지분이 적은 편이거나, 다수의 특수관계인이 존재할 경우엔 의결권 공동행사에 대한 약정서를 요구한다.

IPO 시장 관계자는 “지분 구조가 복잡한 IPO를 진행한다면 상장예비심사 과정에 경영권 안정화를 위한 여러 조치들이 선행된다”며 “지분 매매나 교환을 통해 경영권 행사 의지를 가진 대주주를 확실히 정하거나, 공동 의결권을 위한 장치를 요구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수차례 분쟁이 발생했던 아워홈의 경우 오히려 더욱 까다로울 심사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앞선 관계자는 “남매 간 갈등이 없다면 별로 문제가 됐을 구성은 아니지만, 이미 분쟁이 일어났기 때문에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구조가 나오기 전엔 통과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분 가치 측면에서도 매각 선택지가 더 유리한 편이다. 한화 측은 아워홈 주식 100%에 대해 1조5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상장한 단체급식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대부분 5000억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경영권 프리미엄과 기존 한화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 등을 고려한 가격인 셈이다. 모두 IPO를 통해서는 반영하기 어려운 요인들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상장을 하겠다고 선언은 했지만 사실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었던 사례”라며 “IPO를 통해 신주 발행이 이뤄지면 주주 간 지분 격차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매각이 현실성 있는 선택지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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