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Founder Profile/라이너]'글로벌 AI 리더' 김진우 "구글 넘는 검색 강자 목표"'형광펜 유틸리티→출처 선별 검색' 확장…전세계 생성형 인공지능 앱 톱9 올라

이영아 기자공개 2025-01-02 06:45:51

[편집자주]

이상적인 창업 생태계에서는'창업→투자→성장→엑시트→재창업'의 선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진다. 창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핵심은 사람, 바로 파운더(founder)다. 더벨은 스타트업 파운더의 설립 스토리와 터닝 포인트, 향후 미래 전략 등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유니콘·예비유니콘 △시리즈B 이상 유치 △단일 라운드 기준 200억 이상 유치 △매출 300억 이상 △연쇄 창업가 혹은 엑시트 경험자 △AUM 5000억 이상 VC 투자 유치 △팔로우온 투자 유치 △해외 VC 투자 유치 등의 기준에서 최소 3개 이상 부합하는 스타트업 파운더의 창업 스토리를 심도있게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챗GPT 등장 이후 전세계 생성형 인공지능(AI)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과거 수많은 검색엔진이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인 것처럼 생성형 AI도 저마다의 성능을 뽐내며 사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검색 강자' 구글도 생성형 AI 전쟁에 참전하며 'AI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김진우 라이너 대표(사진)는 글로벌 AI 전쟁에 참전 중이다. AI가 거짓 정보를 생성하는 '환각현상(hallucination)'을 최소화하는데 방점을 찍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용자의 모든 질문에 대해 출처에 기반한 답변을 하고, 답변에 인용된 정보 페이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라이너를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벤처캐피탈(VC)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는 전세계 이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앱) 9위에 라이너를 선정했다. 해당 순위에 오른 한국 서비스는 라이너가 유일하다. 라이너의 다음 목표는 구글을 뛰어넘는 글로벌 AI 검색 서비스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창업 스토리: 우연인듯 운명처럼 만난 '창업 러닝메이트'

1990년생 김 대표는 어린시절부터 막연하게 창업을 꿈꿨다. 1998년 하버드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환교수인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생 때 미국으로 넘어가 2년간 보스턴에서 생활했다.

당시 미국은 닷컴열풍으로 달아오르던 시기였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를 비롯한 거물급 인사들의 활약이 연일 뉴스로 보도되던 시기였다.

김 대표가 창업을 처음 결심한 순간은 아직도 머릿 속에 생생히 남아있다. 김 대표는 "어느 날 운전을 하던 아버지가 갑자기 '커서 벤처 창업을 해보라'는 말씀을 하셨다"며 "창업은 '어드벤처(adventure)'처럼 신나고 흥미진진한 것이라고 조언해주셨다"고 했다.

차 속에 흐르던 신나는 록 음악과 함께 나눈 그때의 대화는 그의 삶에서 아주 중요한 장면으로 남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낼 때도 창업의 꿈을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 그는 연세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창업 준비에 돌입했다.

김 대표는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재학생 중 창업에 관심있는 학생들이 모여 만든 동아리 '인사이더스'에서 활동하게 된다. 해당 동아리에서 라이너 공동 창업자 우찬민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만난다. 첫 모임에서 우연히 같은 팀으로 배정된 이후 교류를 이어갔다.

2012년 두 사람은 라이너 전신인 '아우름플래닛'을 설립하면서 사업 아이템을 물색한다. 김 대표는 "집 가는 방향이 같아 매일 함께 귀가하면서 끈끈한 우정이 생겼고, '같이 창업해보자'는 이야기를 하게 됐다"면서 "창업 아이템을 이것저것 구상해보면서 서비스 개발을 진행했고, 그중 온라인 미술관 '아이노갤러리'가 '대박'이 나서 돈을 벌었다"고 했다.

아이노갤러리는 매주 8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미술계에선 꽤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김 대표는 사업을 접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는 "미술계를 혁신하고 세상을 바꾸자는 목표로 창업을 했지만 어느 순간 부유한 미술계의 대변자가 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고 말했다.

◇성장 터닝 포인트1: '형광펜 유틸리티→콘텐츠 추천' 진화

김 대표는 우 COO와 함께 대학교 4학년 겨울방학 때 미국 실리콘밸리행 티켓을 끊는다. 세상을 혁신하는 가슴 뛰는 사업을 해보자는 목표였다. 수중에는 아이노갤러리를 운영하며 번 돈 4500만원이 있었다. 에어비앤비를 빌려 매주 사업이 될 만한 앱을 하나씩 만들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지금의 '라이너(LINER)' 서비스이다. 2015년 사업 초창기 모델은 '형광펜 유틸리티' 서비스였다. 라이너는 이용자가 웹에서 형광펜 기능으로 밑줄 친 데이터를 모았다. 이를 기반으로 사람들이 어떤 정보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여부를 검색 결과에 반영할 수 있다면, 구글보다 더 나은 검색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김 대표는 "온 인류의 '형광펜 데이터'를 모은다면 구글보다 정교한 검색이 가능하고, 페이스북보다 깨끗한 피드가 만들어질 것으로 봤다"면서 "사람이 형광펜으로 한 번 더 필터링을 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검색 결과를 제공하고, 콘텐츠를 추천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라이너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영어판부터 만들어졌다. 덕분에 설립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김 대표는 2018년 포브스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 리더'에 선정됐다. 우찬민 공동 창업자와 함께 소비자기술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라이너는 2019년 케이브릿지인베스트먼트와 스프링캠프로부터 6억원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하이라이팅 서비스에 월 4.99달러(약 7000원) 구독료를 적용하면서 월간 손익분기점(BEP)을 넘기며 순항했다. 이용자가 선별한 고품질 하이라이팅 데이터도 쌓여갔다.

2020년부터 선별한 데이터 기반의 고품질 개인화 검색 추천 서비스로 고도화를 거듭했다. 사람들이 형광펜 칠해 놓은 정보를 기반으로 검색 결과를 제공하고 콘텐츠를 추천했다. 라이너가 보유한 독특한 데이터베이스는 글로벌 검색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됐다.

모험자본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KB인베스트먼트와 SL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로부터 50억원 규모 시리즈A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이후 2022년 110억원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CJ인베스트먼트, IBK기업은행, SL인베스트먼트, 위벤처스, KB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다.



◇성장 터닝 포인트2: 챗GPT 등장, A 검색 서비스 방점

2022년 11월 챗GPT가 등장하면서 라이너는 거대한 분기점을 맞는다. 사람들의 검색 패턴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들은 구글 같은 검색 엔진이 아닌 챗GPT에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여러 개의 문서를 읽고 비교하며 정보를 선별하는 작업도 줄어들 것만 같았다.

김 대표는 "정보탐색을 혁신하자는 라이너의 목표를 챗GPT가 모두 달성한 것만 같아 사업 방향을 두고 고민이 깊었다"고 했다. 이어 "대응 방안을 고심하던 중 챗GPT 검색의 두 가지 맹점을 발견했다"며 "정보의 최신성이 부족하고, 환각현상이 심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너는 2023년부터 출처 선별에 특화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개발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질문에 답변할 때 문장마다 출처를 제공해 환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들은 라이너가 제공하는 출처를 통해 AI 검색 결과의 타당성과 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최신성 있는 고품질 하이라이팅 데이터를 선별해 LLM을 학습시켰다"며 "현재의 AI 기술 특성상 100% 환각현상 해소할 수는 없기에 이용자가 직접 정확한 정보인지 아닌지 판별하도록 정보 출처를 직관적이고 명확하게 제공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전했다.

동시에 비즈니스모델(BM)을 구축하며 지속가능한 사업 구조를 만들었다. 월 36달러(약 5만원) 구독료를 적용했다. AI 검색이 수익성이 높다는 확신이 들자 서비스 개편도 이뤄졌다. AI 검색을 전면에 내세웠다. 형광펜 유틸리티는 뒤로 빼고, 콘텐츠 추천 기능은 삭제했다.

라이너 AI 검색은 성장 궤도에 올랐다. 현재 220여개국에서 1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상태다. 미국과 유럽, 인도, 동남아시아 등 해외 이용자 90% 이상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유료 구독자의 60% 이상은 미국 이용자로, 미국 내 활성 구독자 수는 1년 새 13.5배 성장했다.

◇영감받는 인물: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그리고 구글

김 대표는 닮고 싶은 대표적인 창업가로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를 꼽았다. 실제 그의 휴대전화 배경화면은 두 사람의 사진과 명언으로 가득 차 있었다.

김 대표는 "빌 게이츠는 비즈니스모델을 탄탄히 설계하며 안정적이고 위대한 기업을 만들었다"면서 "스티브 잡스는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들어서 제품의 직관성을 높이는 측면에서 본받을 점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롤모델로 삼고 싶은 기업은 구글이다. 김 대표는 "사람들은 구글이 처음부터 검색 시장 1위를 쉽게 수성했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면서 "6~7년간 오랜 노력 끝에 야후를 비롯한 쟁쟁한 경쟁 업체를 누르고 독보적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초창기 구글에 몸담았던 사람들의 인터뷰를 종종 찾아본다"면서 "눈에 띄는 것은 장기적인 시야"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인 수익화에 매몰된 다른 검색 사업자와 달리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색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한 것이 구글의 성공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라이너의 목표 또한 마찬가지다. 치열한 AI 전쟁에서 장기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유연하게 대응해가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챗GPT 이용자가 1억명인데, 전세계 인구수가 80억명인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점유율은 1% 미만"이라며 "성장 잠재성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현재 고민: AI 검색 '킬러 서비스' 지향, 대학생 타깃 전략

라이너의 목표는 검색 시장의 '킬러 서비스'가 되는 것이다. 공동된 검색 수요가 있는 고객을 중심으로 니치 마켓을 우선 공략한 뒤 시장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전세계 대학생·대학원생·연구원이 가장 사랑하는 서비스가 되자는 목표를 설정한 상태다.

김 대표는 "우선 미국 대학생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AI 검색 서비스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미국 AI 시장 점유율 20~30%를 확보하자는 목표인데 이미 10% 내외 점유율을 달성한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어 "라이너 유료 구독 연장률은 92%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모델에서 기업간거래(B2B) 모델로 비즈니스를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김 대표는 "기업과 학교, 연구소 계약을 바탕으로 한 엔터프라이즈 모델로도 확장할 것"이라며 "예컨대 대학교와 계약해 학생들이 사용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검색 시장 출혈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모두를 위한 검색'이 아닌 '누군가를 위한 검색' 서비스를 만드는게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선 공통 수요가 있는 대학생과 연구원을 연결하고 이를 디딤돌 삼아 고객층을 넓힐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모험자본 투자를 유치하며 사업 확장의 발판을 마련한 상태이다. 라이너는 올해 10월 270억원 시리즈B2 라운드를 성료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인터베스트의 주도로 삼성벤처투자, LB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다. 기존 투자자인 캡스톤파트너스, IBK기업은행, SL인베스트먼트도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라이너 측은 투자 라운드 시작 2주 만에 투자유치가 완료됐다고 강조했다.

◇향후 계획: 시총 1500조 구글 뛰어넘는 AI 검색 서비스

김 대표는 구글을 뛰어넘는 국가대표 AI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김 대표는 "라이너 미션은 '사람들이 더 똑똑해지도록 돕자는 것(Help Peolple, Get Smart Faster)'"이라며 "좋은 정보를 찾는 것을 가장 잘 도와주는 업체는 여전히 구글이라고 본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비롯해 정보를 검색하는 창구가 다변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양질의 정보를 찾기 위해서 구글을 찾는 것이 현실"이라며 "고품질 정보를 검색하는데 있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이 구글이 아닌 라이너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고무적인 성과도 있었다. 올해 라이너는 글로벌 VC 앤드리슨호로위츠가 발표한 '생성형 AI 소비자 앱 톱 100'(The Top 100 Gen AI Consumer Apps)' 순위에서 9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이 목록에 오른 한국 AI 서비스는 라이너가 유일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글로벌 VC 중심 시리즈C 투자 라운드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자에게 러브콜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 "이르면 내년 진행할 투자 라운드는 해외 투자자 위주로 접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등극은 과정일 뿐 결과는 아니다"면서 "10년 이내 정보 검색 분야에서 구글 이상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늘도 김 대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김 대표는 "라이너라는 작은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본진 한국에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