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이모코그, 디지털 치료제로 삶의 질 높일 것"노유헌 대표 "치매 넘어 만성질환까지 확장"…독일 상용화 눈앞, 100억 매출 목표
이영아 기자공개 2024-12-27 08:18:07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질환을 모두 치료할 수 있는 에코시스템(생태계)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금은 치매·경도인지장애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 만성질환으로 에코시스템을 확장해나갈 것입니다. 기술로 인간의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겠습니다."노유헌 이모코그 대표(사진)는 최근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이모코그 본사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2021년 설립된 이모코그는 디지털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치매 예방부터 진단, 치료까지 전 주기에 걸친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이모코그는 치매 관련 디지털 치료제 시장을 선점한 뒤 다른 만성질환까지 에코시스템 확장을 거듭하며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모코그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독일 시장을 중심으로 디지털 치료제 처방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를 통해 100억원가량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창업 5년만의 성과다. 통상 신약개발 및 상용화에 10년 이상 소요되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다.
◇모바일로 쉽게 치매 예방…글로벌 상용화 눈앞
1980년생인 노 대표는 10여년간 중앙대 의과대학에서 해부학 연구를 해오다 창업에 도전했다. 이준영 서울대 의대 교수, 윤정혜 차의대 교수와 치매 관련 연구과제를 해오다 2021년 이모코그를 공동 설립했다. 디지털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자는 목표로 의기투합했다.
노 대표는 "현재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위한 뾰족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그중 치매는 가장 치료가 어려운 질환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퇴행성 질환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리 예방하는 것"이라며 "치매 진단 및 관리 솔루션부터 개발에 나섰다"고 했다.
이모코그의 첫 디지털 치료제 '코그테라'는 치매 발병 전 인지기능 저하 상태인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모든 구성요소가 쉽고 간편하다. 조작버튼이 없는 대신 인지훈련을 이끌어주는 음성 캐릭터와 대화를 나누며 인지훈련을 받을 수 있다.
노 대표는 "경도인지장애 노인의 95%가 혼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쉽게 설계한 것이 특징"이라며 "이러한 방식의 디지털치료제는 전세계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개발을 위한 데이터는 창업자 3인의 도합 75년에 달하는 연구경력이 바탕이 됐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 곧바로 도전했다. 2022년 독일지사 '코그테라 GmbH'를 설립했다. 독일은 디지털헬스 애플리케이션(DiGA)의 건강보험제도 수가에 디지털 치료제가 포함돼있다. DiGA는 디지털 치료기기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급여체계로 꼽힌다.
올해 이모코그는 코그테라에 대한 유럽연합(EU)의 CE MDR 인증을 획득했다. CE MDR은 유럽으로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국제 규정이다. 이번 인증으로 이모코그는 EU를 비롯해 CE 인증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에 코그테라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세계 시장에서 코그테라를 상용화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모코그는 국내 기업 최초로 DiGA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다. 노 대표는 "CE MDR 인증을 획득한 뒤 15개 기관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내년 2월쯤 DiGA 진입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기 치매 솔루션 구축…내년 매출 100억 기대
현재 이모코그는 경도인지장애를 개선할 수 있는 치료제인 코그테라뿐 아니라, 경도인지장애 디지털 선별 도구인 '기억콕콕', 혈액 기반 치매 진단 기기 '코그체크' 등 전주기 치매 치료 및 관리 솔루션을 확보하면서 디지털 치료기기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기억콕콕은 간단한 링크(URL)에 접속하면 바로 검사가 가능하다. 언어 단서 기억 검사, 기호·숫자 맞추기, 우울 증상, 주관적 인지 저하 검사 등 총 4개의 카테고리에 대해 검사받을 수 있다. 코그체크는 채혈한 혈액을 분석해 치매의 주요 바이오마커인 아밀로이드-베타(Aβ)를 측정한다.
치매 관련 디지털 치료제 전주기 라인업을 확보하면서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한다. 올해 이모코그는 연결기준 40억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에는 연결기준 100억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비즈니스모델(BM)은 치료제 판매, 검진 수수료, 수탁 사업으로 구성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전체 매출에서 판매매출과 수수료매출, 수탁매출 비중은 각각 75%, 20%, 5% 수준이다.
코그테라는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DiGA 진입을 바탕으로 독일에서만 연간 30억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기억콕콕은 국내외 검진기관에 공급되며 매출이 본격화 할 전망이다. 코그체크는 몇몇 기업과 혈액검사 수탁 계약을 맺은 상태다.
동시에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1월 학습장애 솔루션 기업 '해피마인드'를 인수하며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해피마인드의 종합주의력검사(CAT)와 종합학습능력검사(CLT)는 모두 이모코그 사업 포트폴리오로 완전히 편입됐다. 또 지난 10월 제약도매 기업 '피엘그룹(PL그룹)'을 인수해 유통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했다.
노 대표는 "내년부터 다양한 검진센터에 이모코그 솔루션을 공급할 것"이라며 "국내 30여곳 검진센터 중 상위업체들과 논의를 진행 중으로, 연간 80만명 검진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임상시험검체분석기관 인증을 바탕으로 혈액검진 수탁사업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차근차근 입지를 다져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우리 제품뿐 아니라 뛰어난 국내 치료제를 독일 지사를 통해 유통하며 해외 판로를 확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CE MDR 인증을 바탕으로 유통 기간을 단축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궁극적인 목표는 기술을 바탕으로 인류의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라며 "치매 외 각종 만성질환을 극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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