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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해, 뱀띠 오너십 줌인]사조그룹 주지홍 시대, '왕성한 M&A' 10조 클럽 질주승계작업 이미 마무리, 향후 소재·식품·리테일 시너지 주목

변세영 기자공개 2025-01-07 07:55:10

[편집자주]

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을 뜻하는 ‘청사해’가 도래했다. 예로부터 뱀은 상황에 맞는 기민한 행동력을 탑재한 지혜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내수경기 침체 속 글로벌 강달러라는 이중고에 휩싸인 유통가 뱀띠 오너들은 저마다 새로운 전략으로 위기관리에 집중하며 한 단계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더벨은 청사년을 맞아 올 한해 주목할 뱀띠 기업인 오너들을 살펴보고 향후 과제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3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지홍 사조그룹 부회장은 을사년 청사해 기대를 한 몸에 받는 뱀띠 기업인(1977년)이다. 주 부회장 주도로 사조그룹은 사조CPK(옛 인그리디언코리아)와 푸디스트 등을 연달아 인수하며 공격적인 사세 확장에 나서고 있어서다. 기존에 식품과 수산업에 치우쳐진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매출 1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식품 소재·식자재 포트폴리오 확장, 계열사 동원 공격적 투자

업계에 따르면 사조그룹 주지홍 부회장(사진)은 2023년부터 매년 빅딜을 직접 주도하며 회사의 외형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조그룹은 1971년 설립된 ‘시전사’를 모태로 한다. 이후 1985년 사조식품을 인수하면서 식품회사 외형을 갖추게 된다.

사조그룹은 그동안 M&A를 앞세워 식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주력했다. 2004년과 2006년 각각 신동방(현 사조해표), 대림수산(현 사조대림), 2007년에는 오양수산(현 사조오양)을 품었다. 2016년에는 제분업체 사조동아원과 한국제분을 인수했다. M&A로 품에 안은 기업들이 성장하며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후 한동안 내실화에 주력하다 2023년을 기점으로 공격적인 투자본능이 되살아났다. 2016년 사조동아원 인수 이후 7년 만에 시장에 컴백했다. 특히 과거 사례와 비교해 주진우 회장의 장남인 주지홍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사조대림은 지난 2023년 인그리디언코리아 지분 100%를 384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별도기준 사조대림 순자산의 80%가 넘는 빅딜로 화제를 모았다. 인그리디언코리아는 글로벌 소재 기업인 인그리디언의 한국 자회사로 전분당 부문에서 대상에 이은 국내 2위 점유율을 갖는다.

지난해에는 식자재와 단체급식 사업에까지 진출했다. 사조그룹은 VIG파트너스로부터 식자재 및 위탁급식 기업 푸디스트 지분 99.86%을 2520억원에 인수했다. 사조오양과 사조CPK(옛 인그리디언코리아)가 각각 800억원, 1720억원을 투입해 각각 지분 31.7%, 68.16%를 확보했다.

사조그룹이 영위하는 사업은 크게 △식품 △축산(육계) △원양어업(수산) 등으로 나뉜다. 사조CPK와 푸디스트 인수로 소재→식품→리테일(급식)에 이르는 계열화를 완성하며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외형도 커졌다. 2023년 기준 사조CPK와 푸디스트의 매출액은 각각 4240억원, 1조원 수준이었다. 이에 비춰보면 단순 합산 시 그룹 전체 매출이 6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CJ와 동원그룹에 이어 식품업계 3위로 올라서게 된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주 부회장은 5년 내 매출 10조 외형을 갖춘 기업으로 키운다는 포부를 내비치기도 했다.

◇승계 마무리 수순, 복잡한 지배구조 개선 과제

주 부회장은 2011년 사조해표 기획실 실장으로 사조그룹에 입사한 이후 2015년 사조그룹 식품총괄 본부장을 거쳐 2022년 1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3세 경영 방향키를 잡았다.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위치에 있는 사조시스템즈 지분 과반을 확보하며 사실상 승계도 마무리한 상태다.

사조시스템즈는 2023년 기준 매출액이 160억원에 그치는 매우 작은 법인이다. 오너일가의 지분이 높아 지렛대로 활용됐다. 2023년 말 기준 주 부회장의 사조시스템즈 지분율은 50.01%다. 2023년을 기점으로 주진우 회장으로부터 추가 증여가 이뤄지면서 확고한 위치에 올라섰다. 같은 기간 주 회장의 사조시스템즈 지분은 17.9%에서 10.2%로 감소했다. '주지홍→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대림→사조CPK·사조오양·사조동아원'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사실상 넥스트 총수로서의 입지가 확고해 진 가운데, 복잡한 지배구조와 소액주주와의 분쟁 등은 개선이 필요한 과제로 지목된다. 대표적으로 사조산업은 사조시스템즈의 자회사, 사조대림은 손자회사지만 각각 사조시스템즈 지분 10%, 9.78%를 보유하며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어서다. 사조그룹은 당장 지주사 전환을 시도할 건 아니기에 지배구조 개선이 강제는 아니지만, ESG 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액주주와의 마찰도 여전하다. 소액주주들은 오너일가가 지배력을 높이고 승계작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주가부양 및 주주환원 정책에 소극적이라고 비판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대치도 있었다. 지난 2020년 사조그룹은 캐슬렉스 서울과 캐슬렉스 제주의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의 반대로 무산을 겪은 경험이 있다. 2021년에는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소액주주연대와 표대결을 벌여 가까스로 승리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 부회장은 소재사업과 단체급식 사업 등을 통해 외형을 키우는 데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라면서 "만년 저평가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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