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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라스베이거스 뒤흔든 젠슨 황, 'AI 리더' 답지 못했다차세대 블랙웰 'RTX 50' 등 신제품 대거 공개, 제품 홍보 치중 기조연설

라스베이거스(미국)=김도현 기자공개 2025-01-09 07:44:42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8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지노로 유명한 관광지인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항상 사람이 많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이곳을 찾는 이들이 적잖다. 1월에는 더욱 들썩인다. 연초마다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진다. 행사 자체의 상징성에 더해 대외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테크기업들의 절박함이 결부된 결과다.

CES 2025에 수많은 빅테크와 신기술, 신제품이 등장하지만 최대 화두는 단연 엔비디아다. 인공지능(AI) 가속기 AI 시대 리더로 떠오른 영향이다. 특히 엔비디아 창업자인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8년 만에 CES 기조연설자로 나서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뜨거운 열기는 6일(현지시각) 진행된 황 CEO 키노트 스피치 현장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참가자를 선착순으로 받으면서 본무대 3시간 전부터 대기열이 형성됐고 시작 시간이 다가올수록 줄은 점점 더 길어졌다. 결국 1만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행사장이 가득 찼다.

그의 등장 전후로 장내가 들썩였다. 분위기나 규모면에서 아이돌 콘서트장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일정이 살짝 지연됐으나 황 CEO가 나오자 함성으로 뒤덮였다.

이날 황 CEO는 차세대 아키텍처 블랙웰 기반 'RTX 50' 시리즈를 공개했다. 데스크톱, 노트북 등에 투입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다. 플래그십 모델인 RTX 5090은 920억개 트랜지스터를 탑재해 역대급 성능을 뽐낼 예정이다. 최대 4페타플롭스의 AI 연산 능력, 380테라플롭스의 레이 트레이싱 성능까지 갖췄는데 이는 전작(RTX 4090) 대비 3배 이상 향상된 수치다.

RTX 50 시리즈에는 마이크론의 그래픽 D램 'GDDR7'이 장착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우세를 보여온 제품이나 황 CEO가 직접 마이크론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추후 공급망 변화가 예고됐다.


신규 AI 플랫폼 'GB200 NVL72'도 눈길을 끌었다. 72개 블랙웰 GPU와 2592개 그레이스 중앙처리장치(CPU), 576개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이 들어가는 '괴물칩'이다. 황 CEO(사진)가 해당 칩 단면 모형을 들고 방패 포즈를 취했는데 마블 히어로인 '캡틴 아메리카'를 연상케 하면서 대중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물리적 AI 개발을 위한 개방형 플랫폼 '코스모스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 그레이스블랙웰(GB) 200을 축소한 초소형 슈퍼칩 'GB10' 등도 소개됐다.

이중 코스모스가 표방하는 물리적 AI는 물리 법칙과 데이터 기반 학습을 결합해 실제 세계를 인지하고 이해 및 상호작용할 수 있는 모델이다. 로봇이나 자율주행차가 대표적인 사례다.

황 CEO는 "로봇공학을 위한 챗GTP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모든 개발자가 일반적인 로봇공학을 사용할 수 있도록 코스모스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승차 공유 기업 우버 등이 도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이은 신제품 공개로 관객들을 흥분시켰고 특유의 재치로 유쾌한 분위기를 만든 황 CEO는 AI 업계 '록스타' 그 자체였다. 현장이 아닌 온라인에서도 수만명이 동참하면서 그의 한마디, 손짓에 집중했고 열광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기조연설은 자사 제품 홍보에 치중됐다. AI 시대의 큰 그림 그려주고 방향성을 잡아줄 것이라는 당초 기대에 못 미친 발표였던 셈이다.

황 CEO의 기조연설을 기다려왔다는 한 참가자는 "엔비디아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던 경험이었지만 황 CEO가 제시해줄 미래 AI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AI 반도체왕으로 불리는 만큼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다뤄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여전히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분야에서 압도적이지만 이를 대체하고 넘어서기 위한 많은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주문형 반도체(ASIC) 바람을 불어온 브로드컴, 엔비디아 대항마로 꼽히는 AMD, 자체 칩 개발에 속도를 내는 아마존과 구글 등이 그렇다.

황 CEO도 이를 의식해 자사 솔루션을 강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리더보다는 영업사원에 가까웠다는 일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별개로 황 CEO가 7일 CES 2025 현장에서 누구를 만나고 어떤 부스에 방문할지 등도 초미의 관심사다. 엔비디아의 기존 파트너십 유지,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 등을 가늠해볼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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