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HBM 기대주' 워트, 새 장비 테스트 단계[특징주]AI 반도체, 액체냉각 시스템 도입 호재 "SK하이닉스 투자 증가 긍정적"
성상우 기자공개 2025-01-08 13:58:35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8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워트 주가가 장 초반부터 강세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상장 후 최저점 수준인 6000원대까지 주가가 빠졌지만 연말께부터 본격 반등에 나서는 모양새다.
워트 주가는 8일 오후 12시 40분 기준 전일 대비 13.11% 오른 1만1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시간까지 누적 거래량은 약 1000만주다.
개장 직후부터 급등세를 보인 워트 주가는 오전 한때 18%대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오후로 들어서서는 1만원선을 사이에 놓고 오르내리는 중이다.
워트 주가는 지난달 한때 연중 최저점인 6000원대까지 내려간 바 있다. 2023년 10월에 코스닥에 상장한 워트는 지난해 7월 역사적 최고점인 1만8000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다만 하반기 들어 나온 하락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상장 이래 최저점 수준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지난달 말부턴 반등세가 시작됐다. 특히 이달 들어선 매거래일 전일 대비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나온 10%대 상승으로 3개월여만에 1만원선을 회복했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개인투자자가 최근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볼 수 있다. 개인은 직전 거래일까지 5거래일 중 3거래일간 순매수에 나섰다. 특히 지난 7일엔 19만주를 쓸어담으며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외국인은 개인과 반대되는 매매를 했다. 지난 7일 개인이 매수한 19만주 대부분이 외국인으로부터 나온 매물이다. 기관 역시 최근 3거래일간 순매도로 일관했다.
◇Public Announcement
워트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정에 필요한 환경제어 시스템을 생산·납품하는 기업이다. 초정밀 온습도 제어장비(THC)와 팬필터유닛(FFU), 초정밀 항온기(TCU) 등이 주요 제품이다.
고객 주문사양에 부합하는 제품을 고객에게 제안해 수주하면 설계·부품수급·제작·평가·설치 과정을 거쳐 제품을 납품하는 구조의 B2B 비즈니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세메스, 제우스, 싸이맥스, 이오테크닉스, ATI 등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주요 고객사다.
설립년도에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가 양산하는 모든 장비에 적용 가능한 THC를 개발하면서 시장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제품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인정받아 세메스 1차 협력사로 등록됐고 2017년엔 SK하이닉스의 다변화 평가시스템에 채택되면서 2018년 6월 1차 협력사로 등록됐다. 2020년엔 삼성전자의 1차 협력사로 등록됐고 이듬해에 삼성전자 서안 법인에 납품하는 THC의 유지관리 및 현지 영업 환경 구축을 위해 중국 서안에 워트반도체기술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매출 구성비를 보면 THC 매출이 44.12%로 가장 높고 FFU와 TCU가 각각 20.01%, 18.14%로 뒤를 잇고 있다. 연매출은 지난 2021년부터 2년간 200억원대를 유지했지만 2023년에 100억원 초반대로 떨어졌다. 지난해엔 3분기 누적 기준 106억원의 매출을 냈다.
최근 주가 상승세엔 반도체 업황 회복 조짐과 글로벌 시장에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액체냉각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액체냉각 시스템을 본격 도입한다는 소식에 관련 기술 수혜주로 분류되는 국내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집중 조명된 바 있다. 이 기술은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5’와 맞물려 연초부터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워트 역시 수혜주 목록에 포함돼 있다.
액체냉각은 서버 내부에 물을 통과시켜 열을 식히는 방식이다. 열전달 매개체를 공기 대신 액체로 사용해 열전달 효율을 최대 1000배 이상 높일 수 있어 기존 공랭식 냉각 시스템을 대체할 차세대 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워트의 경우 액체 냉각 기술을 이미 상용화한 것은 아니지만 대표 제품인 THC에 적용된 항온수 공급부 개발 기술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회사 내부적으로도 극저온·극고온 칠러 개발을 위한 R&D 체계를 갖춰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이뤄진 실적 개선세도 반영된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워트는 전방 산업 침체 영향으로 2023년부터 실적 악화를 감내해왔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가시화된 HBM 디본딩 공정향 TCU 제품 납품도 중장기적 기대 요인이다.
◇Peer Group
워트는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업종으로 분류된다. 반도체 산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만큼 해당 섹터에 포함돼 있는 종목 수도 150개가 넘는다.
이날 워트는 티엘엔지니어링, 램테크놀러지, 와이씨 등과 함께 반도체 섹터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내고 있다. 원익QnC, 에프에스티, 에스앤에스텍, 에이팩트 제이티 등이 7~9%대 상승률도 뒤를 잇고 있다.
최근 반도체 섹터는 ‘CES 2025’ 효과와 맞물려 대체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이날 역시 섹터 내 종목 과반수가 전일 대비 상승을 기록 중이다.
◇Shareholder Status
워트 최대주주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2.11% 지분을 보유한 박승배 대표다. 양귀철, 박용일 등 0~2%대 지분을 갖고 있는 특수관계자 5명을 합치면 최대주주 측 총 지분은 60.4% 수준이다. 박 대표를 제외한 5% 이상 보유 주주는 없다. 소액주주 지분율은 27.89%다.
◇IR Comment
더벨은 이날 박승배 대표와 통화했다. 박 대표는 “주가 움직임에 대해 정확히 해석하거나 예측하는 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지난해 업황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실적이) 나쁘지 않게 선방을 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본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우리가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것들이 이제 조금씩 성과가 나오는 중”이라며 “최근 새로운 아이템 관련해 (고객사로부터) 평가받는 설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HBM 부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사실 재작년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로부터는 전혀 오더가 없었다”면서 “HBM 때문에 작년부터 (SK하이닉스의)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올해와 내년에 투자 관련 계획된 부분들이 있어 (워트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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