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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이마트, 정유경의 신세계]승계로 풀어낸 이마트 '밸류업' 고민, 저평가 해소할까③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미참여, 일반 주주 신뢰관계 구축 '과제'

정유현 기자공개 2025-01-14 07:55:02

[편집자주]

지난해 신세계그룹이 계열분리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이후 정용진의 이마트, 정유경의 신세계를 구축하는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정용진 회장이 모친인 이명희 총괄회장으로부터 이마트 잔여 지분 10%를 모두 매입하기로 결정한 것도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더벨은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의 행보와 추후 시나리오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0일 18: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부재로 주가에 힘이 빠졌던 이마트가 자체 밸류업 전략을 내놨다. 신세계그룹의 계열분리에 있어 가장 핵심 키였던 지분 정리 과정에서 일단 해답을 찾은 모습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사진)이 모친으로부터 이마트의 지분을 시가보다 할증된 금액에 사 올 예정이다. 지배력 확대와 동시에 자본 시장에 기업가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정유경 회장의 ㈜신세계를 포함 유통 빅3(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모두 정부 정책에 맞춰 '밸류업' 계획을 착실하게 발표한 상태다. 최근 정용진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뿐 아니라 알리바바그룹과 협력 등 사업 강화를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이며 주가가 반응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투자자와 시장에 전략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이마트에 따르면 정용진 회장은 모친인 이명희 총괄 회장이 보유한 주식 278만7582주를 주당 7만6800원에 매수할 예정이다. 1주당 가격은 9일 이마트의 종가 기준 20%가 할증된 금액으로 약 2141억원 규모다.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을 활용하며 거래는 2025년 2월 10일부터 3월 11일 사이에 진행된다.

정용진 회장의 지분 매입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2025년 정기 인사에서 정유경 ㈜신세계 회장의 승진과 함께 계열분리를 공식화했다. 회장 남매가 모친의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 그룹의 지배구조 안정화와 경영권 승계를 완료하는 수순으로 해석했고 생각보다 빠르게 정용진 회장의 행보가 시작된 것이다.

2024년 3월 회장 승진 후 정용진 회장은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직 구조에 메스를 들었다.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이마트의 수익성 개선 프로젝트에 가장 힘을 줬으며 신세계건설 상폐 등으로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밑작업을 실시했다.

연말에 알리바바그룹과 지마켓의 합작 법인 설립 등 '빅딜'을 발표했다. 이마트를 신세계그룹의 한 축이 아닌 정용진 회장의 색깔과 경영 철학이 드러나는 독자적인 기업으로 키우는데 주력했다고 볼 수 있다.

정 회장의 광폭행보에도 주주들이 원하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 여부는 안갯속에 싸였다. 정부 차원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주요 상장사들이 스스로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특히 주가 저평가 상황이 지속되자 주요 유통사들은 밸류업 공시를 통해 현재 기업의 상황을 진단하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정유경 회장이 주도하는 ㈜신세계는 12월 말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백화점 3사 중 가장 높은 ROE 목표를 제시했다. 오랜 기간 주가가 저평가 구간에 머물고 있는 이마트는 별다른 계획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체질 개선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핵심이긴 하나 시장의 흐름에 맞춰서 사업 방향과 재무 목표 등을 주주들과 공유하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단 정 회장이 이마트 지분 매입을 통해 지배력을 확대하고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독립적 리더십을 통해 향후 주가 부양 및 수익성 강화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 다만 할증된 금액에 가족 간 거래를 주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향후 구체적인 사업 방향과 재무 목표 등을 수립하고 로드맵에 맞춰 성장을 약속하면서 일반 주주들과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작업도 고민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이마트 측은 "이번 지분매입 과정에서 증여가 아닌 매수를 선택했다는 건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강한 동기와 니즈를 보여준 것"이라면서 "책임경영 속 본업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절박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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