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League Table]중기 라운드 투자액 80% 급증…'ICT·바이오' 두각[VC 투자]101곳 스타트업 1조8372억 조달…스케일업 가능성 '입증'
이기정 기자공개 2025-01-14 08:27:27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3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시리즈B부터 시리즈C 미만의 '중기 라운드'에 전체 투자액의 30%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101여곳의 기업이 스케일업 가능성을 인정받고 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성공적으로 후기 라운드까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지난해 중기 라운드 투자 규모는 2023년과 비교해 80%가량 증가했다. 투자유치에 성공한 기업 역시 같은 기간 대비 약 53% 늘어났다. 특히 300억원 이상 투자를 받은 기업은 14곳에 달해 지표를 끌어올렸다.
두각을 드러낸 스타트업은 이테크시스템, 리벨리온, 업스테이지 등 3곳이다. 각각 1000억원 이상 펀드레이징에 성공했다. 이들은 모두 ICT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에서 진에딧과 에임드바이오가 각각 400억원 이상 자금 조달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전체 투자액 중 비중 30% 차지…100억 이상 투자유치 기업 62곳
더벨이 집계한 '2024년 벤처투자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중기 라운드에 투자된 모험자본 규모는 1조8372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기 라운드는 시리즈B부터 시리즈C 미만 단계에 해당한다. 2023년까지는 시리즈C 라운드를 중기 라운드에 포함했지만 이번 집계부터는 후기 라운드에 포함했다.
지난해 전체 모험자본 투자규모(6조1665억원) 중 중기 라운드에 30% 비중의 자금이 몰렸다. 전체 투자규모 대비 중기 라운드 투자액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실제 2023년에 중기 라운드 투자 규모는 1조289억원으로 전체 투자규모인 5조5357억원 대비 약 18.5%에 불과했다.
투자유치에 나선 기업은 총 101곳이다. 라운드별로는 시리즈B에서 91곳이 투자유치에 성공해 1조6827억원을 조달했다. 이어 △시리즈B 브릿지(투자건수 2건, 투자액 180억원) △시리즈B 익스텐션(1건, 200억원) △시리즈B2(3건, 720억원) △프리시리즈C(2건, 430억원) △프리시리즈C 브릿지(1건, 15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2022년 중기 라운드 투자유치 규모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기록이다. 당시 1조9369억원의 자금이 중기 라운드에 몰렸다. 투자 유치에 성공한 기업은 총 111곳이었다.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투자를 받은 기업이 많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실제 1000억원 이상 투자를 받은 기업이 3곳이었고 300억원 이상 자금을 조달한 스타트업이 14곳이었다. 1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곳으로 범위를 넓히면 62곳이 조건에 부합했다.
중기 라운드는 후기 라운드로 나아가는 길목이기에 해당 수치가 증가했다는 것은 향후 상장까지 도전하는 기업이 증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스타트업이 가장 밸류에이션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시기로 꼽히는만큼 얼어붙었던 투자심리 해빙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시그널로 평가된다.
한 중형 VC 임원은 "중기 라운드 투자 규모가 커졌다는 것은 투자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섰다는 의미"라며 "초기 라운드를 지나며 사업성을 입증한 기업이 많아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최근 후기 라운드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오히려 중기 라운드보다 기업가치를 깎는 경우가 많이 생기고 있다"며 "지난해 많은 기업이 투자유치에 성공했지만 이같은 부분을 염두하고 밸류에이션을 측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ICT 3대장 '이테크시스템·리벨리온·업스테이지' 최상위권 점령
지난해 10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해 두각을 드러낸 하우스는 총 3곳이었다. 모두 ICT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클라우드 사업을 영위하는 이테크시스템이 1800억원을 조달했다. 투자에는 사모펀드 운용사 SG프라이빗에쿼티가 단독으로 참여했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은 지난해 약 1650억원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전략적투자자(SI)로 KT와 KT클라우드, 신한벤처투자 등이 참여했다. 이외에도 KDB산업은행, 노앤파트너스, KB증권, KB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IMM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를 함께했다.
회사는 지난해 7월 이어 2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시리즈 단계는 시리즈B 익스텐션이다. 익스텐션 라운드는 직전 라운드와 동일한 시리즈 단계에서 추가 투자를 유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리벨리온의 투자에 참여한 곳은 세계 최대 규모의 에너지·화학 기업 '아람코'다. 국내 기업이 아람코로부터 받는 첫 투자유치 사례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 생성형 AI 개발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1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SK네트웍스, KT, 산업은행, 신한벤처투자, 하나벤처스, 미래에셋벤처투자, 기업은행 등 다수 기업·기관이 신규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기존 투자자인 SBVA, 프라이머사제, 컴퍼니케이파트너스, 프리미어파트너스 등도 팔로우온 투자를 진행했다.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의 선전도 눈에 띈다. 유전자 의약품 개발업체인 진에딧(GenEdit)은 473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DSC인베스트먼트, 키움인베스트먼트, 스틱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ADC(항체약물접합체) 항암제와 뇌질환 치료제 기업 에임드바이오는 4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와 인터베스트가 투자를 리드했다. 또 DS자산운용과 민트벤처파트너스, 유한양행, 삼성생명공익재단 등이 투자사로 합류했다.
투자액 상위 10위권에는 소재·부품·장비 기업들도 여럿 이름을 올리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포엔이 390억원 규모로 투자를 받았다. 추가로 이미징 레이더 개발업체 비트센싱과 자율주행 물류 로봇 기업 모비어스가 각각 350억원, 3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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