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비전 2030 중간점검]행위제한 해소 '목전', 비전 2030 탄력받나①매출 목표 ‘순항 중’, 적극적 M&A 가능성도 ‘기대’
김혜중 기자공개 2025-01-21 07:58:28
[편집자주]
현대백화점그룹의 비전 2030이 분수령에 다다랐다. 2030년까지 매출 43조원, 이익 2.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 달성에 앞서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를 대부분 마무리했다. 첫 번째 관문을 넘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벨은 2025년을 맞이해 현대백화점그룹의 비전 2030 달성 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과제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6일 14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 그룹 매출 20조원을 달성한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은 불확실성이 상시화된 2020년대에 접어들어 그룹의 방향성을 안내할 '등대'로서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주력사업과 신사업의 조화를 통해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넘어서겠다는 포부였다.이듬해 하반기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밝혔고 2023년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출범시켰다.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2025년까지 계열사의 지분을 정리해야 했고 현재 대부분의 작업이 완료된 상황 속 현대바이오랜드에 대한 유예 기간도 추가 승인받으면서 지주사 요건 해소 ‘9부 능선’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비전 2030이 반환점에 가까워진 상황 속 본격적인 외형 확장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과거 비전 2020 달성을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을 확장시킨 만큼 지주사 요건 및 재무 여력에 따라 현대백화점이나 현대홈쇼핑 등이 주력 M&A 주체로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총매출 43조 목표, 2024년 '31조5000억' 추산…이익 지표는 '불투명'
현대백화점그룹은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2021년 중장기 사업전략으로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유통과 패션, 리빙·인테리어 3대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성장전략을 수립하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신수종 사업에 진출해 그룹 매출을 40조원 대로 키우겠다는 것이 골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홈페이지 그룹 소개에서도 비전 2030을 소개하고 있을 정도로 중장기 사업전략으로서의 의미가 크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미션과 비전, 이를 위한 추진 전략, 사업 목표상 등 현대백화점그룹의 정체성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비전2030의 목표 총매출액은 43조원, 경상이익은 2.2조원이다. 매출 목표가 소폭 상향됐고 이익 지표까지 목표치를 공개했다. 유통과 패션, 리빙·인테리어로 구성됐던 주력사업에 종합식품사업까지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주력사업 목표치를 살펴보면 백화점·아울렛·홈쇼핑·면세점의 유통 부문은 2020년 13조원 수준인 매출액을 2030년 29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룹 외형 확장의 선봉장으로서 이커머스 강화 및 근린 유통 플랫폼 등 연관 업태 진출을 내세웠다. 이외에도 패션 부문은 1조2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리빙·인테리어는 2조6000억원에서 5조1000억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이 과정에서 신규 투자와 인수합병을 병행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2020년 현대백화점그룹의 총매출액은 20조1000억원이었다. 2021년에는 25조원, 2022년 26조원, 2023년에는 30조원으로 꾸준히 증가했고, 아직 2024년 수치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 추산에 따르면 31조5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현대이지웰, 2022년 지누스와 대원강업 인수로 외형을 키운 영향이 컸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비전 2030 발표 당시보다 대원강업 등 인수를 통해 신규 계열사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 속 총매출은 달성 가능성이 높은 편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해 이익 지표 달성 여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주사 요건 '9부능선', M&A 시장 등장할까
2022년 대원강업 인수 이후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렇다할 인수합병 실적이 없었다. 같은 해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밝혔고, 이듬해 3월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출범시키면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5년 3월까지 자회사 및 손자회사, 증손회사의 지분을 정리해 행위제한 요건을 해소해야 한다. 계열사간 지분 정리 없이는 인수합병 시장에 뛰어들기 어려운 배경이다.
현재 행위제한 요건에 걸리는 계열사는 현대퓨처넷과 대원강업, 현대바이오랜드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퓨처넷과 대원강업 지분을 각각 5.9%, 22.7%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계열사들의 지분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단순 지분 이동만으로도 해결 가능하다. 현대바이오랜드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유예기간을 추가 승인 받으면서 만료일이 2027년 3월1일까지 연장됐다. 사실상 지주사 요건 충족이 거의 다 완료된 상태다.
지주사 요건 충족이 9부 능선을 넘어선 상황 속 다시금 현대백화점그룹이 적극적인 인수합병 정책을 펼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현대백화점그룹은 매출을 2010년 7조원에서 2020년 20조원으로 늘리겠다는 ‘비전 2020’ 달성을 위해서도 한섬, SK바이오랜드 등 12건의 M&A에 1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매출액 20조원을 기록했다.
행위제한 요건이 생긴 현재,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자회사와 손자회사의 경우 상장사는 지분의 30%, 비상장사는 지분의 50% 이상을 의무보유해야 한다. 또한 증손회사의 의무지분율은 100%다.
다만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배당과 로열티를 제외하고는 별도의 수익이 없어 인수 주체로 나서긴 어렵다. 증손회사 요건은 더욱 까다로운 만큼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등 우량 자회사를 주체로 내건 인수합병이 유력한 방법으로 거론된다. 2024년 3분기말 별도 기준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의 현금성 자산은 각각 4187억원, 5799억원이다. 부채비율은 73.2%, 15.2%로 차입 여력도 충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그룹의 시선이 지주사 쪽으로 쏠려 있던 만큼 적극적으로 확장에 나서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아직 현대바이오랜드가 남아있긴 하지만 유예를 승인받은 만큼 본격적인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현대백화점그룹이 다시 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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