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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플로 모니터]한섬, '보수적' 재고 확충에 현금흐름도 '개선'연이은 신규 브랜드 론칭에 재고자산 ‘증가’, 재고 효율화 필요성 '대두'

김혜중 기자공개 2025-01-16 09:35:57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4년 소비부진으로 인해 패션업계 전반에 한파가 들어닥친 가운데 한섬도 그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반 후퇴하면서 기대했던 신규 브랜드 오픈 효과를 보지 못했다.

다만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현금흐름은 오히려 개선됐다. 연이은 사업 확장 속 2023년부터 재고자산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었지만 2024년에는 그 증가폭이 2023년 대비 축소되면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양전환할 수 있었다. 한섬은 향후 생산 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고 유통 채널을 확대하면서 재고자산을 효율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적 둔화에도 현금흐름은 ‘개선’, 배경은 ‘재고자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섬의 2024년 3분기 연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98억원이다. 2023년 3분기 마이너스(-) 644억원을 기록했지만 양전환에 성공했다. 2022년부터 최근 3개년간 3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 중 가장 개선된 수치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개선됐지만 한섬의 실적은 오히려 주춤했다. 2024년 3분기 한섬의 누적 매출액은 1조4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외형 축소에 따라 영업이익도 426억원을 기록하면서 38%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 역시 303억원으로 48% 감소했다.

현금흐름의 출발점이 되는 당기순이익은 감소했지만 오히려 한섬으로 유입된 현금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재고자산이 꼽힌다. 재고자산은 기업이 판매를 위해 쌓아두는 제품 또는 상품 등으로 판매해서 대금을 받기 전까지는 현금이 묶인다. 이로 인해 재고자산이 증가하면 현금흐름은 둔화된다.

2024년 3분기 한섬의 재고자산은 6585억원이다. 2023년 말 6105억원 대비 7.8%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인 내역을 살펴보면 원재료나 미착품이 증가하진 않았고 제품과 상품에서의 재고가 늘어났다. 상품이 1888억원으로 15.3%, 제품이 3688억원으로 5.5% 증가했다. 현금흐름으로 따지면 499억원 가량의 현금 유출이 발생한 셈이다.

2024년에도 재고자산이 증가하면서 현금이 유출되긴 했지만, 2023년 대비 재고자산의 증가 폭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현금흐름이 개선됐다. 2023년에는 재고자산 증가로 인해 917억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했다. 당시 모바일 편집숍 이큐엘의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는 등 확장 정책이 맞물린 결과였다. 올해 역시 신규 편집숍 ‘키스(KITH)'를 오픈하긴 했지만 소비 부진 등으로 재고자산을 2023년 대비 다소 보수적으로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개선되긴 했지만 차입 부담은 늘어난 양상이다. 올해 3분기까지 한섬의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456억원이다. 총차입금이 1669억원으로 2023년 말 475억원 대비 251% 증가했다. 생산시설 관리에 필요한 유형자산 취득, 브랜드 등의 무형자산 취득 등 자본적지출이 단행된 여파로 풀이된다. 자본적 지출만 444억원 발생하면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만 충당하긴 어려운 구조였다.

다만 한섬은 보유 현금과 4분기를 거치면서 양전환된 현금흐름을 통해 한해동안 늘린 차입금을 상환해 왔다. 2023년 3분기에도 총차입금은 1659억원이었으나 이를 대부분 상환해 2023년 말 기준 총차입금은 475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올해 불어난 차입금 역시 4분기를 거치면서 대거 상환될 것으로 관측된다.

◇비우호적 영업환경 ‘지속’, 재고 효율화 필요성 ‘대두’

2023년에 비해 2024년 다소 보수적으로 재고자산을 확보한 한섬이지만 최근 재고자산이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다는 점은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섬의 재고자산은 2021년 4569억원에서 2022년 5591억원, 2023년 6056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2024년 3분기 재고자산은 6532억원 수준이다.

물론 재고자산은 매출액과 비례해 증가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다만 한섬의 재고자산 회전율은 감소 추세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매출원가를 기초와 기말재고의 평균값으로 나눠 산정한다. 한섬의 재고자산 회전율은 2021년 1.21회에서 2022년 1.07회, 2023년 1.02회로 낮아지고 있다. 재고자산이 매출로 바뀌는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2024년에도 비우호적 영업환경이 지속됐고, 올해 경기전망 역시 밝지 않은 가운데 고가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한섬 특성상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에 한섬 측은 구매 패턴과 트렌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소화할 수 있는 재고를 탄력적으로 생산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유통채널 확대를 통해 재고를 소진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섬은 지속적으로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여기에 해외 영토로의 진출도 가속화시키고 있다. 추가적으로 오프라인 외에도 더한섬닷컴, 이큐셀 등 온라인 플랫폼 강화에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한섬 관계자는 “최근 신규 브랜드 지속 론칭 및 영업망 확대에 따른 소싱 물량 확대로 재고 자산이 늘어나고 있다”며 “고객 구매 패턴 및 트렌드 분석 등을 통해 물량을 탄력적으로 생산하고, 유통 채널을 확대하는 등 재고 효율화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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