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그 이후]하림지주·팬오션, 재무안정성 유지하는 키맨은④인수 전후 '조달' 중책 맡은 천세기 부사장·한우물 판 재무통 김태형 실장
홍다원 기자공개 2025-02-10 08:15:18
[편집자주]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빅딜(Big Deal)'은 기업의 운명을 가른다. 단 한 건의 재무적 이벤트라도 규모가 크다면 그 영향은 기업을 넘어 그룹 전체로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은 긍정적일수도, 부정적일수도 있다. THE CFO는 기업과 그룹의 방향성을 바꾼 빅딜을 분석한다. 빅딜 이후 기업은 재무적으로 어떻게 변모했으며, 나아가 딜을 이끈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재무 인력들의 행보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4일 14시0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M&A(인수합병) 과정에서의 키맨은 CFO(최고재무책임자)다. 팬오션 인수에 나선 하림지주의 천세기 CFO는 자금조달 전략부터 인수금융으로 인한 재무 부담을 낮추는데 주력했다. 특히 그는 CFO임과 동시에 팬오션 윤리경영실장으로 자리해 두 기업을 아우르는 중책을 맡고 있다.피인수 기업인 팬오션의 김태형 재무관리실장도 안정적인 재무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 업황 호조로 대규모 투자금이 필요한 시기에 CFO 역할을 맡아 다양한 조달 전략을 짰다. 팬오션은 3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 복귀하며 선박금융 상환을 위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마련했다.
◇안살림 총괄 천세기 부사장, 팬오션 '사내이사'로
하림지주의 CFO는 천세기 부사장(사진)이다. 1969년생인 천 부사장은 원광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하림 감사실 법무팀으로 입사했다. 이후 30년 동안 하림그룹에 몸담았다. 재경팀장, 경영지원팀장을 거쳐 지금까지 CFO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룹 전반의 살림살이를 아우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팬오션 인수 검토부터 이후 하림지주의 재무구조를 안정화시키는 중책을 맡았다. 하림지주가 1조원을 투입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2014년 별도 기준 45%에 그쳤던 부채비율은 1년 만에 191%로, 22%였던 차입금의존도는 61%로 치솟았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5/02/04/20250204090654734_n.png)
천 부사장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한 방법 중 하나는 하림지주의 코스닥 상장이다.그는 2017년 6월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인수금융을 모두 상환했다. 유입된 공모자금으로 차입금 규모를 조절했고 2017년 말 부채비율은 38%, 차입금의존도는 27%까지 하락했다.
그는 하림지주의 재무 전략은 물론 팬오션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가 팬오션에서 맡은 직책은 윤리경영실장이다. 하림지주에서 계열사인 팬오션을 포함해 재무를 총괄하고 있지만 팬오션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고 있어 재무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수 이후 하림그룹 내에서의 팬오션의 역할과 이를 활용하기 위한 의사결정에는 힘을 싣고 있다. 그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과 함께 팬오션 인수 직후부터 지금까지 사내이사로 자리하고 있다. 오너인 김 회장을 제외하면 하림그룹 출신으로 팬오션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인물이다.
◇김태형 재무관리실장, 낮은 금리로 대규모 자금 조달
하림그룹은 팬오션 인수 이후 조직 안정에 주력했다. 범양상선 시절부터 팬오션에 몸담아 온 대표이사와 재무 담당 임원 등을 선임하고 승진시키며 자율 경영에 힘을 실어줬다. 이는 법정관리를 겪던 팬오션이 빠르게 재무 안정성을 회복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지금 팬오션의 CFO 역할을 맡고 있는 김태형 재무관리실장(사진) 역시 2000년 팬오션에 입사한 이래로 자금 관리 등 재무 업무를 전담해 왔다. 팬오션은 CFO 직책이 따로 없고 재무관리실장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1972년생인 그는 STX팬오션 홍콩법인 주재원, 재무관리실 회계팀장 등을 거쳐 2020년 재무관리실장을 맡았다. 이후 2023년 말 상무보로 승진하며 처음으로 임원 배지를 달았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5/02/04/20250204134612652_n.png)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선박 운용을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었다. 본격적인 해운업황 회복에 따라 유동성 확보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는 해운업 특성상 차입금의 70% 이상을 만기 구조가 긴 선박금융을 활용해 부담을 덜어냈다. 2021년 81%였던 부채비율은 2023년 66%로 하락했다.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시장성 조달도 활용하고 있다. 그가 취임한 이후 팬오션은 회사채를 두 번 발행했다. 2021년 해운업계에서 처음으로 ESG 채권을 발행해 500억원을 조달했고 지난해 3년 만에 공모채 시장을 다시 찾았다.
최근 금리 하락으로 발행 이점이 커지면서 조달에 나섰다. 팬오션은 2024년 10월 47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신용등급은 A0(안정적), 발행수익률은 3.634%였다. A0 등급 민평 수익률이 3.813%임을 감안하면 18bp(1bp=0.01%포인트) 낮은 금리로 선박금융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게 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더즌 road to IPO]이중화 기술 독보적, 쿠콘·웹케시보다 높은 몸값 '자신'
- [트럼프 시대, 미국 크립토 규제 방향]확대된 시장 변동성…'친 가상자산' 기조 다시금 강조
- [두산스코다파워 체코 IPO]상장 후 중간지주사 청산, 지배구조 '단순화'
- [타이어업계 고환율 수혜 점검]넥센타이어, 환율 수혜 불구 '실적 후퇴'…순차입금↑
- [불 붙는 크립토 제재]기관·인적제재 '바로미터'에 업계 촉각
- [금융지주 밸류업은 지금]KB금융, ROE·비은행 강화로 '넘버원' 주가상승률 달성
- [중견·중소 보험사는 지금]농협손보, 첫 내부 출신 대표에게 모이는 기대
- [NPL 플레이어 경쟁지도]2금융권 NPL, 올해는 '찬밥' 신세 면할까
- '딥시크 포비아' 확산…금융권, 자체 서비스 구축 속도
- 교보생명, 오너 풋옵션 분쟁 하나 넘어...지주사·IPO 탄력받나
홍다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빅딜 그 이후]팬오션, HMM 인수 무산으로 사라진 재무부담
- [빅딜 그 이후]역할 커진 팬오션 '곡물사업', 수익성은 장기 과제
- [빅딜 그 이후]하림지주·팬오션, 재무안정성 유지하는 키맨은
- [빅딜 그 이후]하림지주 자금줄 팬오션, 주식담보 '부메랑' 되나
- [빅딜 그 이후]'법정관리 탈출' 팬오션, 재무 체력 갖춘 비결은
- [빅딜 그 이후]팬오션, 하림그룹 편입 6년 만에 '배당 결실'
- [2025년 10대 그룹 재무 점검]'효자' HD현대일렉트릭, '수익→재투자' 선순환 구축
- [2025년 10대 그룹 재무 점검]'유가 변동성' HD현대오일뱅크, 차입 장기화로 대응
- [2025년 10대 그룹 재무 점검]여유현금 쌓는 HD한국조선해양, 투자 여력 '충분'
- 보따리상 없는 면세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