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주주보호 정책, 빙그레 지주사 전환에 '브레이크' 재상장 요건 강화 빙그레 부담 느낀 듯…거래소 "기업 자율 결정사항"
이돈섭 기자공개 2025-02-12 08:17:55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6일 14시13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빙그레가 지주사 체제 전환 계획을 철수한 데는 한국거래소 의견이 상당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등 다양한 기업 거버넌스 재편과정에서 일반주주 권리가 훼손된다는 지적들이 끊이지 않자 거래소가 재상장 요건을 강화했는데, 빙그레가 거래소 우려 사항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빙그레는 지난해 11월 이사회가 인적분할을 기반으로 한 지주사 체제 전환 안건을 결의한 직후 거래소에 '분할 재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현행 거래소 상장규정에 따라 상장법인이 법인을 분할 신설해 이를 상장하려면 거래소 심사를 받아야 한다. 거래소가 신청서를 심사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2개월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빙그레 재상장 신청서에는 지주사 체제 전환 관련 향후 상세 계획 등이 담겼다. 빙그레의 지주사 전환은 빙그레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지주사의 기존 주주 대상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실시해 주주 지배력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인적분할에 앞서 빙그레가 가진 자사주 10.25% 전량을 소각하겠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빙그레는 거래소와 해당 지주사 전환 계획에 대해 수시로 논의했는데, 이 과정에서 분할 재상장에 따른 일반주주 권리 훼손 가능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고 전해진다. 빙그레를 두 회사로 나눠 상장하면서 발생하는 가치 할인 이슈를 포함해 자사주 소각과 현물출자 유상증자 과정에서 오너가 지배력이 크게 확대되는 점을 우려했다는 것.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5/02/06/20250206134049388.png)
시장 일각에서는 빙그레가 지주사 전환 이후 오너가 회사인 제때와 지주사 간 주식 교환 등 방법을 통해 오너가의 그룹 지배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빙그레를 둘러싼 오너십 승계 절차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해당 계획이 없다고 단정 지을 순 없어 빙그레 측 부담감은 컸을 것이란 지적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계획 관련) 빙그레 측에 일반주주 보호 이슈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건 맞지만 (지주사 체제 전환 계획 철회는) 어디까지나 빙그레 측이 자율적으로 결정한 사항"이라면서 "일반주주 보호 이슈의 경우 빙그레뿐 아니라 전체 기업에 관련 이슈가 있는 모든 기업에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는 기준이다"라고 말했다.
빙그레의 지주사 체제 전환은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빙그레는 올 초 한만준 부장을 상무로 승진 인사했다. 서울대 법대 출신 한 상무는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주도한 데 이어 이번 지주사 체제 전환 작업도 이끈 인물. 지난해 3월 사장으로 승진한 김호연 회장 장남 김동환 사장의 신임을 얻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동환 사장이 경영을 총괄하기 시작한 점과 한만준 상무 등이 임원으로 승진한 데에서 지주사 전환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2023년 자회사 해태아이스크림 흑자 전환을 주도한 박창훈 대표가 김동환 사장 사이 불화를 빚어 대표직을 내려놓은 점 등을 들어 김동환 사장 중심의 인사 체계가 구축됐다는 설명도 나오고 있다.
이사회도 사실상 오너가가 장악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빙그레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2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사외이사 중에는 빙그레 공채 출신으로 생산본부장(전무) 등으로 일한 강명길 로드팜 대표가 포함돼 있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사내외이사를 모두 장악함으로써 이사회 독립성이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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