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2월 26일 08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LG유플러스 고위관계자와의 자리에서 신사업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MZ세대 기자라면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것 같다'며 빛바랜 노트에 오고가는 대화를 빼곡히 적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하는 등 변화에 대한 갈증도 느껴졌다. LG유플러스가 새 방향성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실감한 순간이었다.그럴만도 한 게 지난 몇 년간 국내 통신사들은 고민이 많았다. 국내 통신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증가가 둔화되자 통신 외 성장동력이 필요했다. 내수 한계를 넘기 위해 해외 시장 공략도 필수가 됐다. SKT는 AI 에이전트 '에이닷'과 '에스터'로 국내외 활로를 찾았다. KT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AI 시장에 뛰어들었다.
유독 LG유플러스만 조용했다. 에이닷이 출시된 지 일년이나 지난 후 유사 모델 '익시오'를 내놓는 등 통신 외 신사업엔 늘 소극적이었다. 저조한 영업수익은 보수적인 신사업 투자 기조로 이어졌고 경쟁사의 움직임을 살핀 후 따라가는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최근 LG유플러스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신사업 전문가' 홍범식 전 SKT 사업전략실장을 새 사령탑으로 세우면서 변화가 생기고 있다. AI 전담 조직을 신설해 변화를 꾀하는 등 더이상 정체될 수 없다는 위기감이 LG유플러스를 움직였다고 전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통신기술 전시회 MWC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매년 사절단만 보냈던 LG유플러스가 MWC에서 사상 첫 단독 부스를 꾸리는 것은 물론 AI 보안기술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운다.
세계 최초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 양자내성암호 기술 등도 공개한다. SKT와 KT가 클라우드 AI 등에 집중하는 사이 LG유플러스는 보안기술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선다.
홍 대표는 취임 후 첫 공식석상인 MWC에서 AI 보안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MWC는 LG유플러스가 국내외로 신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이자 홍범식호의 데뷔전인 셈이다.
물론 트럼프 리스크 등 대내외적 변수로 성과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그럼에도 LG유플러스가 변화를 위한 첫걸음을 뗀 건 분명하다. 지금과 같은 노력이 지속되면 언젠가 그 고위관계자가 신사업 성과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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