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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큐라클의 신약개발, 규제도 변할 수 있다

김진호 기자공개 2025-02-21 08:32:05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0일 07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약을 상업화하려면 각국 의약 당국이 요구하는 규제 기준에 따라 절차를 밟아야 한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규제 문턱이 단연 가장 높다. 미국에서 상업화에 성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임상 진입만 해도 주목할 만한 성과로 간주한다.

이런 FDA가 오랜 기간 적용하던 규제 기준에 변화를 주는 때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바이오젠이 개발한 '아두헬름'의 승인 과정이 꼽힌다.

FDA는 2021년 최초의 항체 기반 치매치료제 아두헬름을 가속승인했다. 1차 지표인 치매 인지 기능 개선 척도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치매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베타를 잘 없앤다는 점을 들어 시장 진입을 허락했다. 치료 옵션이 부족한 질환 특수성을 고려한 변화였다.

10여 년 이상 다양한 항체 약물이 치매 적응증 획득에 내리 실패했고 일부 지표에서 유효성을 보인 아두헬름에 대한 FDA의 기대가 컸던 모양이다. 이후 아두헬름은 부작용과 효능 미비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2024년 시장에서 철수했다.

최근 FDA는 국내 바이오텍이 개발한 물질에 대해 다시 한번 기존에 내세우던 규제를 바꿀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큐라클의 경구용 당뇨병성 황반부종(황반부종) 파이프라인 'CU06'의 임상 1차 지표를 기존에 동종 질환에 승인된 약물과 다르게 설정해도 좋다는 내용이었다.

미국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의 '아일리아'와 같은 항체 기반 주사제가 대표적인 황반부종약이다. 이런 약물의 개발 과정에서 1차 지표로 '황반중심두께(CST)' 개선 여부를 충족해야 했다. 하지만 CU06의 임상 2a상에서는 CST가 유지됐을 뿐 개선하는 효과는 나오지 않았다. 대신 2차 지표로 설정한 최대 교정시력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큐라클은 자사 CU06에 대해 황반부종 시장에 등장하지 않았던 경구용 약물이라는 점을 재차 어필했다. 기존 주사제는 눈에 직접 바늘을 찔러서 투약한다. 경구약의 등장은 투약 편의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셈이다.

이달 10일 큐라클은 FDA로부터 후속임상의 1차 지표를 최대 교정 시력 개선 여부로 해도 좋다는 권고 의견을 수령했다. 연내 미국에서 CU06 후속임상 진입을 시도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규제 당국이 정하고 있는 기준은 질환 또는 약물의 특수성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여지를 보여준다. 아두헬름에 대한 FDA의 선택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 큐라클의 물질을 위해 규제 기준에 변화를 준 이번 선택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소소한 관전포인트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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