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SK의 CFO]'100조 CAPEX' 중심에 선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④AI 메모리 경쟁 앞둔 본격 투자 기틀 확보 특명 '역할론 변화' 기대

최은수 기자공개 2025-03-17 08:24:13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3일 08시3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는 CFO는 그룹 계열사 재무총괄 중 비교적 입지가 낮다. CFO 출신 중에 전략적인 M&A 등으로 조명을 받은 사례도 있다. 다만 현 CFO인 김우현 부사장(사진)는 앞서 인사들과는 다소 다른 결의 인물이란 평가다.

그렇다고 김 부사장의 업무가 곳간지기로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당장 그룹 헤드쿼터에선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을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5년 간 100조원 이상을 베팅하겠단 계획을 내놓은 상황이다. 이를 지지하기 위해서라도 김 부사장 역할론의 변화와 운용의 묘의 필요성이 엿보이기 시작한다.

◇김기동 부사장, 관례 따라 재무 중심 제한된 행보

김 부사장은 1967년생이다. 2021년 보임 당시엔 50대 젊은 리더이긴 하나 최근 들어 SK 계열사 CFO 가운데 1970년대생이 속속 나온 점을 고려하면 중간 정도의 연령대가 됐다. 삼보컴퓨터 등에서 재직하다 2014년 SK그룹에 합류했다. 2017년 SK텔레콤 재무본부장을 거쳐 2019년 SK텔레콤 전략기획그룹장 겸 SK브로드밴드 코퍼레이트센터장을 맡았다.

2020년 SK브로드밴드로 완전히 자리를 옮긴 뒤엔 3월 사내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2021년 말 SK하이닉스의 안살림을 관리할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됐고 이후론 줄곧 미등기임원이다.


마침 김 부사장은 전임자인 노종원 솔리다임 사장과 과거 SK텔레콤에서 같이 일하며 소통한 경험이 있다. 2017년 노 사장이 SK텔레콤 PM(Portfolio Management)실장일 당시 김 부사장은 SK텔레콤 경영기획실장으로 합을 맞췄다. 더불어 SK C&C에선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이사회에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전임자인 노 사장과 비슷하면서도 행보에선 차이가 있다. 전략라인인 노 사장은 2021년 정기인사를 통해 재무총괄과 CFO 겸직을 시작했다. 이어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 등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CFO 선임 1년 만에 사장으로 등극했다. SK하이닉스 최연소 CFO에 이어 최연소 사장 기록도 함께 세웠다.

김 부사장은 반면 SK하이닉스에선 재무 정도만을 맡는 전통적인 CFO 업무 범위를 담당한다. 그 역시 SK텔레콤에서 전략기획 등을 경험했지만 결과적으로 CFO로 누가 오느냐에 따라 업무범위가 달리지는 경향을 보인 셈이다.

◇대규모 CAPEX 예고한 그룹 방침따른 능동적 행보 변화 기대

김 부사장의 업무 분장은 통상 SK하이닉스가 CFO를 사내이사로 세우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그룹 주요 계열사 CFO들이 대개 이사회에 진입해 있는 반면 중후장대로 그룹 선봉에 선 SK이노베이션과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그렇다고 SK하이닉스가 획일적으로 CFO의 업무 영역을 재무 관리 쪽으로 제한을 두는 건 아니다. 그리고 기존과 다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1년 만에 눈부신 성과로 사장직에 오른 노 사장의 사례는 물론 최근 그룹 차원과 SK하이닉스 안팎의 사정들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전 그룹 차원의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을 지탱하는 기둥 역할을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SK수펙스추구위원회는 작년 반도체 위원회를 신설하고 AI 메모리 주도권 확보를 위해 해마다 20조원, 2028년까지 103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어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SK스퀘어,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등 다른 계열사도 참여하지만 SK하이닉스가 핵심 캐시카우인만큼 기여도는 상당할 전망이다. 문제는 SK하이닉스는 2010년대 반도체 초호황기 국면에서조차 20조원 이상의 CAPEX를 집행한 적이 없다. 그룹 차원의 움직임이 확정된만큼 SK하이닉스도 본격적으로 레버리지를 활용해야 하는 시기를 맞은 셈이다.

마침 SK하이닉스는 김 부사장 체제에서 공모채 발행 규모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려 왔다. 일례다. 더불어 SK하이닉스는 김 부사장이 부임한 2021년 이후 2022년을 제외하면 매년 1월마다 국내 채권 시장을 두드렸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이후 연평균 10조원의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을 일으켰지만 꾸준히 부채자본시장의 문을 두드려왔다. 여기에서 다시 한 번 그룹 차원의 움직임이 더해지는만큼 김 부사장의 행동 반경도 기존보다 넓어져야 하는 때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