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07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정보분석원(KoFIU)은 출범 초기 FIU정보시스템(KoFIS)의 브랜드명을 '굿 파인더(Good Finder)'로 명명했다. FIU정보시스템은 자금세탁 관련 혐의거래 보고·접수·분석 및 제공 업무 등 기관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전산화한 시스템이다. 금융정보분석원 그 자체라고 봐도 무방한 핵심 도구다.그런 시스템에 붙은 Good Finder라는 명칭은 좋은(Good), 금융(Financial), 리더(Leader) 세 단어를 합친 혼합어다. 더 나은 선진 금융을 위해 '투명한 금융 관행의 리더'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이 설립 초기 설정한 방향성과 정체성이 잘 드러난다.
브랜드명대로 금융정보분석원은 특정금융정보법 등을 통해 국내 금융산업의 투명한 거래 관행을 조성하는 데 기여해왔다. 설립 이후 2023년까지 검찰, 경찰 등 법집행기관에 제공한 의심거래보고만 43만2685건에 달한다. 이 중 30만여 건이 법집행기관의 수사 등을 거쳐 조치·종결됐다.
직접적인 범죄와 사고 차단뿐 아니라 금융사 혹은 임직원 스스로 방지하도록 하는 내부통제 문화 선진화에도 앞장섰다. 최근 특정금융정보법 고객 확인 의무를 위반한 NH농협은행에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관련 제재 공시에 업무 담당자 이름 일부와 근무지 등의 정보를 담아 특정할 수 있도록 공표한 게 대표적이다.
이른바 '명단 공개 통한 망신주기(Name and Shame)' 기법이 국내에서 적용된 첫 사례였다. 업계에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선진국에서 널리 쓰인다. 개인과 조직의 평판 리스크를 활용해 규제 위반을 억제하려는 목적이 있다. 이런 기법으로 국내 제재 공시의 선진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평가받는다.
하지만 기법 적용 계획을 먼저 알리거나 사회적으로 어떠한 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기습적인 공표가 이뤄진 건 문제로 지적된다. 무엇보다 법에 저촉될 여지가 있었다. 그간 법 제도에 기반한 굿 파인더의 모습이 아니었다. 금융정보분석원 역시 관련 내용을 더벨이 취재한 이후 해당자의 이름을 모두 지워 수정 공시하는 등 과오를 인정했다.
선진화 기법 적용이 일시적인 헤프닝에 그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투명한 금융 관행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이번 사례를 헤프닝이 아닌 제재와 권리의 균형점을 찾는 계기로 삼는다면 굿 파인더로서의 면모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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