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ction Radar]삼성D, BOE 특허소송 '판정승'…법적다툼 계속한국 디스플레이 기술 보호 차원, 애플 공급망 경쟁 불가피
김도현 기자공개 2025-03-27 09:03:41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5일 07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과 중국의 디스플레이 경쟁이 소송전으로 번진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다만 수입금지 조치까지는 내려지지 않아 '완벽한 승리'로 보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양사는 당분간 법적다툼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내준 전례가 있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사수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의 공세가 계속될 예정이다. BOE를 비롯한 중국 업계의 반격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 손들어준 ITC, 수입금지 조치는 없었다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삼성디스플레이가 BOE와 미국 유통사 대상으로 제기한 OLED 특허침해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ITC는 "BOE가 특허 4건, 미국 부품 도매업체가 4건의 삼성디스플레이 특허를 무단 사용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예비결정을 유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으로도 OLED 사업화 초기부터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 축적한 지적재산을 보호하고 특허 침해 행위에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BOE 간 소송전은 2022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인저드가젯, 모바일센트릭스, 가젯픽스 등 17곳이 외부 디스플레이 부품과 패널을 활용할 수 없도록 수입 또는 판매를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미국 내 수리업체 삼성전자 갤럭시, 애플 아이폰 등 리퍼비시 패널을 대량으로 납품해왔다. 해당 패널에 적용된 삼성디스플레이의 '다이아몬드 픽셀' 등이 무단으로 도용됐다는 게 골자다.
이는 사실상 BOE를 겨냥한 조치였다. 17개사가 구매한 패널 대부분이 BOE에서 생산한 것이어서다. BOE도 맞불을 놓았다. 자국 법원을 통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중국법인, 현지 파트너사 등에 특허침해 소송을 걸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BOE를 비롯한 CSOT, 티엔마, 비전옥스 등 중국 4사가 미국 특허청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지적한 5건의 특허에 대해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하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응 차원에서 2023년 6월과 7월에 미국 텍사스주 법원, 중국 충칭 및 상해 법원에 BOE를 대상으로 특허침해 소송장을 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BOE로부터 조달하던 LCD 물량을 대폭 줄였다.
같은 해 11월 BOE는 ITC에 '삼성디스플레이는 해당 소송을 제기할 당사자 적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듬해 1월 ITC는 이를 받아들이는 예비결정을 내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즉각 재검토를 요구했다. 4월 ITC는 결국 삼성디스플레이의 재검토 요청을 인용했고 예비결정 파기환송을 결정했다.
이후 11월 ITC는 BOE가 3건, 미국 수입 도매업체가 4건의 삼성디스플레이 특허를 무단 사용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ITC 경제적 요건 미비로 수입금지는 불허한다고 예비판정했다. 이달 예비판정대로 최종 결론이 났다.
작년 말 미국 특허심판원(PTAB)은 중국 4사가 삼성디스플레이 상대로 제기한 특허무표심판 5건 중 3건이 유효하다고 결정했다. 현시점에서 4건이 유효하고 1건은 결론나지 않은 상태다. 역시 삼성디스플레이에 유리한 결과다.
2년3개월 만에 사실상 승소했지만 아쉬운 부분은 수입금지까지 이어지지 않은 점이다. 특허권자는 미국 내 산업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경제와 기술 측면 모두 요구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하거나 대규모 인력고용 등을 진행하지 않았다. 연구개발(R&D) 시설이 활발하게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이에 따라 특허침해 판결에도 수입금지 명령이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초에 수입금지까지 고려하지 않아 내부적으로 만족한 결과로 여기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와 별개로 BOE가 ITC 판결을 무시하고 기존대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어 실질적인 제재는 어려울 전망이다.
◇향후 관전포인트 '애플과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는 BOE와 자회사 등 8개사를 ITC에 영업비밀침해로 제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소송 공세를 지속하는 건 BOE 등 중국 기업의 존재감이 커진 탓이다.
BOE 등은 LCD에 이어 OLED 분야까지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매번 아이폰 문턱을 넘지 못했으나 후속 물량을 일부 수주하는 등 상당히 가까워진 상황이다. 화웨이 등 부활로 OLED 매출이 본격화하기도 했다.
특정 분기에서는 중국이 OLED 시장점유율에서 한국을 앞지를 정도로 추격이 거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견제가 불가피한 배경이다. 애플을 삼성디스플레이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LG디스플레이, BOE 등을 카드로 내세우고 있다.
추후 BOE가 OLED 생태계에서 어디까지 침투할지가 관건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조달하는 TV용 LCD가 '인질'로 잡힌 것도 감안해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적극적으로 기술을 보호하면서 LCD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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