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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현장 돋보기]조주완 LG전자 CEO "가전 생산, 미국 이동 준비"트럼프발 관세폭탄 대응책 마련, 마이크로소프트 CEO 회동 예정

김도현 기자공개 2025-03-26 07:46:31

[편집자주]

주주총회는 기업의 방향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숫자와 문서로 정리된 안건 뒤에는 주주들의 기대와 우려, 경영진의 고민과 결단이 담겨 있다. 하지만 책상 위 자료만으로는 이 모든 흐름을 온전히 읽어낼 수 없다. 주총장에서 오간 논쟁과 질의응답, 미묘한 온도 차 속에서 기업과 주주 간의 관계가 드러난다. 더벨은 주총 현장에서 직접 포착한 주요 이슈와 기업의 전략적 변화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5일 13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대외 변수 최소화 작업에 한창이다. 전방 수요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광폭 행보로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새로운 관세정책으로 생산거점 조정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LG전자는 자체적으로 '플레이북'을 마련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개최된 제23기 정기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미국 테네시 공장에 냉장고, 오븐 등을 생산할 수 있도록 부지 정비 작업이나 가건물을 올리는 작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무역 불균형 국가로 한국, 일본, 중국, 호주, 브라질, 캐나다, 멕시코, 러시아, 베트남, 유럽연합(EU) 등을 거론한 바 있다. 우선적으로 중국과 멕시코, 캐나다 등에 추가 관세를 예고했고 나머지 나라들에도 상호관세를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중 멕시코는 LG전자의 북미 주요 생산지다. 관세 발효 시 멕시코에서 생산하던 미국 수출 물량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배경이다. 멕시코 이외 지역도 타깃이 될 수 있어 미국 내 제조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상황이다.


조 CEO는 "멕시코에 관세가 부과되면 지체 없이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LG전자는 테네시 공장에서 세탁기와 건조기 등을 양산 중이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가동 중단한 러시아 공장도 주목을 받고 있다. LG전자는 시설 노후화 방지 명목으로 현지 공장 일부를 재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 CEO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아직 전쟁이 종료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지금 공격적으로 뭔가 하는 것은 아니고 규제가 해제되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별개로 인도와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 공략도 속도를 낸다. 특히 인도가 최우선이다. 상반기 중 인도법인 기업공개(IPO)를 앞둔 데다 현지에서 국민 브랜드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인도의 가전 보급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지난해 기준 냉장고 34%, 세탁기 21%, 에어컨 12% 등이다. 반면 경제성장률은 상위권이다. LG전자가 인도에 진심인 이유다.

조 CEO는 "대국인 인도를 비롯해 정보기술(IT) 기업이 몰려드는 중동,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의 사업 기회가 발생 중인 아시아가 대표적인 타깃"이라며 "인도는 경제의 안정성이나 성장성 관점에서 독보적"이라고 강조했다.

빅테크와의 협업도 본격화한다. AI, 냉난방공조(HVAC), 전장 등 신사업에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같은 맥락에서 조 CEO는 26일 '마이크로소프트(MS) AI 투어 인 서울' 참석차 방한하는 사티아 나델라 MS CEO와 회동할 예정이다.

조 CEO는 "사전에 나델라 CEO와 여러 차례 만났고 올해 CES에서 MS와 전략적 관계를 발표한 것처럼 주요한 내용은 AI 에이전트 공동 개발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MS가 구축하는 AI 데이터센터에 투입되는 칠러 등도 논의 대상이다.

끝으로 조 CEO는 이날 별세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한국 전자 산업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셨고 37년간 삼성전자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 많은 기여를 하신 분이라고 생각한다. 참 아쉽게 생각하고 삼성전자 임직원 여러분에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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