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증자]오션 연결로 부채비율 낮췄는데…유증이 최선이었나부채비율 작년 3분기 말 397%→연말 281%, 3.6조 부채 조달해도 300% 상회 수준
박기수 기자공개 2025-03-28 08:13:02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11시1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조6000억원이라는 '역대급'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둘러싸고 시장의 눈총이 거세지고 있다. 회사채 발행이나 차입금 조달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굳이 주주가치를 대거 훼손하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부채비율이 높아지면 영업력이 떨어진다는 설명을 내놨지만 현 재무구조상 3조6000억원을 부채로 조달해도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지지는 않는다.특히 최근 한화오션의 지분을 추가 취득해 연결로 편입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채비율이 크게 낮아지기도 했다. 수주 경쟁력을 이유로 "유증이 최선"이라고 주장하는 회사 측 설명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1.3조 쓰고 부채비율 이미 116%p 낮췄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작년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81.3%다. 부채총계와 자본총계는 각각 31조9726억원, 11조3643억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달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한화오션의 지분을 1조3000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기보유분에 추가 취득으로 지분율이 30.44%까지 상승해 작년 말 재무상태표부터 한화오션을 연결로 편입하기 시작했다. 지분 취득일은 이달 13일까지였지만 회계기준 상 지분 취득 간주일로 3개월 전후를 설정할 수 있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작년 말부터 한화오션을 연결로 편입했다. 한화오션 지분 취득 재원은 외부 차입 없이 보유 현금으로 충당했다.
한화오션을 연결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채비율은 확 낮아졌다. 한화오션 연결 전 시점인 작년 3분기 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채비율은 397.4%로 400%에 육박했다. 1조3000억원을 쓰고 연결 부채비율은 116.1%포인트 낮춘 셈이다.

한화오션 지분 취득 덕분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추가 부채를 조달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이달 25일 주주총회와 이사회 현장에서 회사가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이유로 "부채비율이 높아지면 유럽 방산 업체와의 입찰 경쟁에서 불리해 유상증자를 선택했다"고 설명했지만, 한화오션 연결 이후 부채비율이 상당 부분 떨어진 상황에서 이와 같은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신용등급(AA-)이 우량할 뿐만 아니라 한화오션 연결 편입으로 부채비율이 낮아진 상황에서 부채비율 상승을 원인으로 3조원이 넘는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3.6조 회사채 발행해도 부채비율 32%p↑…부채의 절반은 선수금이기도
이번에 모집하기로 한 3조6000억원을 자본이 아닌 부채로 조달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채비율은 313%이 된다. 작년 말 부채비율에서 31.7%포인트 높아진다. 31.7%포인트가 회사 재무상태를 뒤흔들만한 변화라고도 보기 어렵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같은 방산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일반 제조업체와의 부채비율과는 성격이 다르다. 방산 제품들의 경우 대규모 수주 산업과 성격이 비슷한데 발주처의 주문 이후 수령하는 '선수금'이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작년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 선수금은 13조6479억원으로 전체 부채의 42.7%를 차지한다. 이 선수금은 계약 이행 정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매출로 재인식된다. 금융권 차입금처럼 이자가 붙는 부채가 아니기 때문에 차입금만큼 재무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소라고 보기는 힘들다.

한화오션 연결 편입 전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 부채 중 선수금 비율은 약 50%였다. 작년 3분기 말 연결 부채 16조7028억원 중 8조3315억원이 선수금이었다. 다만 손 대표이사는 25일 THE CFO와의 인터뷰에서 "발주처에서 선수금 탓에 부채비율이 높은 방산 기업의 특수성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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