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업 리포트]한화에어로, 3달 만에 영업현금흐름 2조…전성기 실감⑥작년 말 별도 현금 1.4조, 오션 지분 인수 대금 마련했지만…차입금 증가세도 '뚜렷'
박기수 기자공개 2025-03-04 08:09:28
[편집자주]
'K-방산'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수출 호조를 발판으로 실적을 끌어올리면서 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방산업은 선수금 유입과 자본적지출(CAPEX) 소요, 이에 따른 조달 등 재무 전략에서도 눈여겨볼 부분이 많다. THE CFO가 각 방산기업의 영업 현황과 재무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6일 09시0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작년 3분기 말 이후 3달 만에 2조원 이상 발생했다. 계절적 성수기인 4분기 대규모 영업 수금이 이뤄지면서 한화오션 지분 인수를 위한 1조3000억원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운전자본 확대를 비롯해 한화퓨처프루프 출자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도 이뤄졌지만 4분기 현금흐름 개선세가 재무구조 충격의 완충제 역할을 충분히 했다.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작년 별도 기준 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조914억원이다. 작년 3분기 누적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조1231억원이었다. 작년 4분기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조2146억원 발생했다는 의미다.
◇4분기 대량 수금, 현금 3달 만에 978억→1.4조
작년 3분기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현금흐름 상황은 상당히 빡빡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 6950억원, 순이익 4742억원 등 손익은 좋았지만 운전자본 부담으로 현금흐름은 1조원 이상의 적자가 나는 등 상당 부분 막혀 있었다.

여기에 싱가포르 다이나맥 인수를 위한 대여금(약 5400억원)과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기업 넥스트디케이드(NextDecade) 투자로 약 2000억원이 유출됐다. 자본적지출도 작년 3분기 누적 1952억원을 기록해 금융권 차입 없이는 현금흐름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실제 작년 3분기 누적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별도 기준 차입금 순증가량은 1조8104억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오션 지분 인수를 위해 1조3000억원을 쓴다고 발표하자 업계 일각에서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심지어 한화오션 지분 인수 당시 한화오션의 주가가 비교적 고점이었기 때문에 너무 많은 현금이 유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다만 회사는 외부 차입 없이 영업활동현금흐름과 보유 현금을 통해 충분히 한화오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었다. 작년 4분기 발생한 2조원이 넘는 영업활동현금흐름 덕에 1조3000억원이 넘는 현금성자산을 쌓을 수 있었다. 재무상태표 상 작년 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3750억원이다. 여기에 예금 등 기타금융자산을 합하면 약 1조4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작년 3분기 말 현금성자산이 978억원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상승량이다.
연간으로 살펴본 차입금 순증가량도 1조1783억원으로 3분기 누적 순증가량 대비 6320억원 감소했다. 4분기에 일부 차입금을 상환하고도 1조3000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마련한 셈이다.
◇순차입 증가세는 뚜렷, 오션 지분 매입하면 금고 다시 '텅'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금융권 차입금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눈 여겨볼 점이다. 4분기 '대박'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흑자 전환하기는 했으나 자본적지출(CAPEX)과 투자 자산 취득 등으로 유출된 현금 규모가 더 큰 것이 사실이다.

즉 비는 현금은 차입으로 해결했다는 의미다. 실제 2023년 말과 비교하면 1년 동안 별도 총차입금이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작년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금융권 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4조3078억원으로 2023년 말 3조678억원 대비 40.4% 늘어났다.
작년 말 기준 1조3000억원이 넘는 현금성자산이 있지만 올 3월 한화오션 지분 매입을 위한 결제가 이뤄지면 금고에 있는 현금성자산을 모두 소모하는 꼴이다. 순차입금도 다시 한번 늘어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별도 순차입금은 2023년 말 2조1567억원에서 작년 3분기 말 4조7713억원으로 2조6146억원 증가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는 4분기 현금 수급에 따라 순차입금이 약 2조9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한화오션 지분 매입 후에는 다시 한번 순차입금이 작년 3분기 말 수준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것이나 감내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리포트를 통해 "한화오션 거래에 따른 자금 소요로 재무 부담이 일부 가중될 것이다"라면서 "다만 양질의 수주 잔고를 기반으로 향후 영업현금흐름이 안정적으로 창출될 전망임을 고려하면 금번 거래에 따른 재무부담을 제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티몬 공개입찰 참여 '제로', 오아시스 단독 협상
- [i-point]굿닥, 신임 대표로 장영주 CEO 선임
- [i-point]엣지파운드리, 2024년 실적 발표… 기술 고도화 박차
- [i-point]고영, 의료용 엑스레이 식약처 인증 획득
- [i-point]빛과전자, 국제 정보통신 전시회 참가 "인도 시장 공략"
- 에스앤에스텍 허진구 CFO 3연임, 사외이사진 재정비
- [Company Watch]플랜티넷, 7년 연속 외형 성장에 수익 개선까지
- [딥테크 포커스]'최대 매출' 슈어소프트테크, SW 중심차량 확대 수혜
- [i-point]다이나믹디자인, 2024년 감사보고서 제출
- [OK금융 저축은행 M&A]페퍼저축 실사 진행…노림수는 인수전 '가격 협상'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포스코홀딩스, 작년 ROIC 2%…목표 달성 '요원'
- [포스코의 CFO]'내실' 장인화호 포스코의 핵심 조력자, 김승준 부사장
- [삼성SDI 2조 증자]아쉬웠던 영업현금흐름, 유증 카드 꺼낸 또 다른 배경
- [롯데의 CFO]박현철호 롯데건설의 재무 조력자, 홍종수 상무보
- [K-배터리 파이낸스 점검]SK넥실리스 지원했던 SKC, 재무 체력 남았나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LG CNS, IPO 후 순현금만 1조…재무구조 개선 효과
- [K-배터리 파이낸스 점검]SKC, 넥실리스 가치 3151억 손상…빛바랜 장밋빛 전망
- [유동성 풍향계]1.8조 적자 불구 현금흐름 챙긴 롯데케미칼, 재무 전략 '성과'
- [Board Change]'위기 돌파' 롯데케미칼, 이사회부터 개편한다
- [캐시플로 모니터]LG유플러스, 잉여현금 대폭 개선…차입 '순상환' 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