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라운지 토크]벤처투자 '친목회 교과서’ 84모임, 클럽딜 결실 '끈끈'컴퍼니케이 변준영 부사장 주도 2012년 결성, 현재 28명…업스테이지·캐치케이블 발굴
이채원 기자공개 2025-04-07 08:30:38
[편집자주]
벤처캐피탈(VC)업은 관계의 비즈니스다. 출자자에게서 돈을 모아 스타트업에 투자해 성장을 지원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결국 네트워크다. 심사역은 물론이고 관리역도 네트워크에 심혈을 쏟는다. 출자자와 포트폴리오기업은 기본이고 다른 VC의 심사역과의 소통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가벼운 네트워킹이 때로는 역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더벨이 소소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농도 깊은 VC업계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3일 13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클럽딜이 성행하는 벤처캐피탈업계는 인맥관리가 필수다. 나이, 학연, 지연 심지어는 취미에 따라서도 각종 소모임이 많다. 여러 모임이 차고 넘치는 가운데 84년생 모임은 조금 더 특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보통 VC 동갑내기 모임은 50명이 훌쩍 넘어가지만 84년생 모임의 정원은 현재 28명이다. 변준영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부사장, 손호준 스톤브릿지벤처스 상무, 김희진 한국투자파트너스 팀장 등 스타 심사역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멤버 확대보다는 기존 멤버간 유대 강화와 시너지 창출에 더 초첨이 맞춰져 있다.
끈끈한 우정을 바탕으로 공동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세미파이브, 번개장터, 캐치테이블, 하이퍼엑셀 등이 84클럽의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다. 이들의 카카오톡 대화방은 마치 지식인을 연상시킨다고 전해진다. 서로 전문성 있는 분야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며 궁금증을 해소한다.
◇2012년 4인으로 시작…현 운영진 변준영·김희진
84년생 모임은 2012년 변준영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부사장, 에이벤처스 김태규 부사장, 케이디에이홀딩스 김명석 대표 등 4인이 뭉쳐 만들었다. 당시 20대 심사역이었던 변준영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부사장이 네트워크 확대 필요성을 느껴 모임 결성을 주도했다.
변 부사장은 초반부터 사람 수가 많은 모임보다 소수정예가 돈독하게 어우러지는 모임을 지향했다. 1984년생으로 나이가 같고 VC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회원 가입 자격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2017년부터는 1년에 한명씩만 멤버를 새로 받고 있다. 기존 멤버가 복수로 모임에 잘 융화할 수 있는 인물을 추천하고 반대 사유가 없는 경우만 신규 입회가 가능하다. 마땅한 인물이 없는 경우 신규 회원 유입을 건너뛰기도 한다. 그만큼 깐깐하게 신규 회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소수 인원이 끈끈하게 뭉치다보니 외부에서는 이 모임에 대해 폐쇄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84모임 가입 요건은 까다롭다. 현직 VC 심사역이어야 하고 모임 내부 인력 2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한다. 이 조건을 충족한 인물이 한해 2명 이상 나온다면 투표를 통해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인물이 추가 멤버로 들어오는 구조다. VC 심사역이 아니면 모임에 들어갈 수 없지만 VC 업계를 떠나는 기존 멤버를 내보내진 않는다. 연 회비는 30만원이다.
현재 운영진을 맡고 있는 김희진 한국투자파트너스 팀장은 “인원이 50명이 넘어가게 되면 누가 있는지 서로 잘 모르고 모임이 활성화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최대한 많이 보고 끈끈하게 뭉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서로 결혼식 축가와 사회를 봐주는 등 고등학교 동창모임 같은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이들은 매달 세 번째 목요일에 점심식사를 하고 분기마다 석식 자리도 가진다. 출장도 함께 간다. 게임 섹터 투자가 활발할 때는 지스타 행사도 10명에서 15명씩 함께 갔다고 한다.

◇굵직한 딜 발굴…세미파이브·하이퍼엑셀·번개장터 투자
84년생 모임이 더 특별한 이유는 포트폴리오 발굴에 있다.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딜을 함께 주도한 경험이 많다. 이성훈 DSC인베스트먼트 상무와 안영현 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 팀장은 번개장터에 함께 투자해 매각까지 완료했다.
캐치테이블을 운영하는 외식업계 통합 솔루션 전문기업 와드에도 투자했다. 변준영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부사장, 이성훈 DSC인베스트먼트 상무, 백상헌 인터베스트 이사 등이 참여한 딜이다. 연내 기업공개를 예정하고 있는 세미파이브에는 김희진 한국투자파트너스 팀장, 조진환 미래에셋벤처투자 이사 등이 함께 투자했다.
변준영 컴퍼니케이 부사장과 김희진 한국투자파트너스 팀장은 1년에 2~3개의 딜을 함께한다. 이들이 함께 투자한 기업은 AI 반도체 설계 팹리스 스타트업 하이퍼엑셀, 전력반도체 생산기업 아이큐랩, 뷰티테크 기업 메디테라피 등이 있다.
모임 멤버들은 이외에도 경량화 대규모언어모델(sLLM) 기업 업스테이지, 패션브랜드 마르디 등 다양한 기업을 발굴했다. 김희진 한국투자파트너스 팀장은 “좋은 회사를 보는 뷰가 비슷하고 친구들이 모두 회사에서 주축 멤버로 자리하고 있어 회사를 소개하면 투자가 잘 이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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