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카드사 지각변동]외형 성장보다 조달경쟁력이 판도 좌우③롯데·현대카드, 고금리 카드론 늘렸지만 이자비용도 동반 상승
김보겸 기자공개 2025-04-17 12:56:28
[편집자주]
카드업계 판도가 바뀌고 있다. 오랜 기간 1위를 지켜온 신한카드는 삼성카드에 지위를 내줬다.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도 격차를 좁히며 이들을 추격 중이다. 한때 3강에 들던 롯데카드는 최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다. 전통 강자들의 위상이 흔들리고 중하위권에서도 순위 변동이 활발하다. 8대 카드사 판도변화를 짚어 각 사의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 조달 전략, 디지털 경쟁력 등 차이를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5일 07시4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드사 간 수익성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가맹점수수료 인하 기조 속에서 카드사들은 단순한 외형 성장만으로는 수익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신용판매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며 매출은 확대됐지만 순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조달비용 경쟁력이 변수로 작용했다.롯데카드와 현대카드는 카드론 등 고수익 상품을 중심으로 자산을 늘리며 외형을 키웠다. 다만 상대적으로 높은 조달금리가 이자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며 순이익 개선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 삼성카드는 낮은 조달비용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카드대출, 신용판매가 영업수익 견인
2024년 카드업계는 3년 연속 영업수익 증가세를 기록했다.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카드 발급매수가 늘면서 본업인 신용판매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다. 카드론 자산 확대도 맞물리며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카드사 수익의 중심축인 신용판매수익은 전체 영업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여기에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금융상품 수익 비중도 증가하며 이중 수익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카드사들은 일제히 카드론 자산규모를 늘리며 금융상품 수익을 늘렸다. 이는 곧 순이익 증대로 이어졌다.
카드사들이 신용판매수익을 올리는 구조는 단순하다. 고객이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카드사가 먼저 가맹점에 결제 대금을 지급하고 이후 고객에게 청구해 비용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카드사는 일정 기간 동안 가맹점에 자금을 선지급하며 신용을 제공한다. 고객이 제때 카드대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그 리스크는 카드사가 부담하게 된다.
가맹점수수료는 신용판매를 통해 벌어들이는 안정적인 수익원이다. 2024년 기준 가맹점수수료 수익 1위는 매입업무를 본업으로 하는 BC카드(2조5830억원)를 제외하면 KB국민카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1조3453억원의 가맹점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2023년 12월 말 1조2866억원 대비 4.6% 성장했다. 현대카드(1조1108억원), 삼성카드(1조366억원), 신한카드(7655억원), 하나카드(6563억원)가 뒤를 이었다. 하나카드는 전년 대비 13.2% 증가하며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우리카드와 롯데카드가 각각 3992억원, 2896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특히 롯데카드는 전년 대비 18.2% 증가한 반면 우리카드는 2.9% 감소했다. 다만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순이익 증가로 직결되진 않는다. 지난 2012년 적격비용 제도 시행 이후 가맹점수수료가 꾸준히 낮아지면서 카드사들은 더 이상 가맹점수수료 수익에만 의존할 수 없는 구조에 직면했다.

◇고수익 자산 확대…현대·롯데·우리카드, 두자릿수 성장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고수익 금융자산 운용에 전략의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단기 고금리 대출인 카드론은 대표적인 고수익성 자산으로 꼽힌다.
지난해 카드론 자산 규모 1위는 신한카드였다. 작년 말 기준 8조4132억원의 카드론 자산을 보유했다. 1년 전보다 3.6% 증가한 규모다. KB국민카드가 2023년 말 대비 2.8% 증가한 6조8500억원으로 신한카드의 뒤를 이었다. 삼성카드는 6조1791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카드(21%)와 롯데카드(20.9%), 우리카드(18.9%)는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공격적으로 카드론 자산을 확대했다. 카드론 수익에서도 이 같은 차이가 나타났다. 신한카드가 1조639억원으로 5.6% 증가했고 KB국민카드가 7.4% 성장한 8805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카드가 8.6% 증가한 880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카드는 668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 증가했다. 우리카드(4706억원)와 롯데카드(6676억원) 역시 카드론 수익 증가율이 각각 22.6%, 19%를 기록하며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수익성, 조달비용에서 갈렸다
외형이 커져도 비용을 통제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제한된다. 카드채 금리 등 조달비용 통제가 수익성의 관건으로 작용한다. 조달 측면에서 얼마나 비용을 줄이느냐에 따라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 우호적이지 않은 영업환경에 대응할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지난해 카드사의 조달구조 중 카드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73%에 달했다. 일부 카드사는 90%가량을 카드채에 의존했다. 조달금리를 얼마나 낮추느냐에 따라 이자비용과 수익성 간 차이가 발생했다.
카드채 금리에서 가장 앞선 곳은 BC카드였다. 작년 신규 발행한 BC카드 카드채 평균 조달금리는 3.41%였다. 삼성카드는 3.43%로 BC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사 중 조달경쟁력이 가장 높았다. 우리카드(3.49%), 신한·KB국민카드(3.53%) 등도 낮은 금리를 유지하며 조달 효율성을 높였다.
반면 현대카드는 AA+의 높은 신용등급에도 불구하고 3.63% 금리로 신규 조달했다. 롯데카드는 카드사 중 가장 낮은 신용등급(AA-)으로 3.93%에 자금을 조달하며 가장 높은 조달금리를 기록했다.
이자비용 증가율에서도 현대카드는 26%로 가장 높았다. 롯데카드(25%)보다도 높은 수치다. 고금리 환경에서 조달전략의 미세한 차이가 이익 격차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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