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숨은 강자들]고수익·보유현금에도 '저평가'…설비투자 효과 기대[TKG휴켐스]②주주환원책 부재·유통주식 수 부족 등이 주가 낮춘 요인
정명섭 기자공개 2025-04-22 07:13:32
[편집자주]
석유화학은 반도체, 자동차 등과 한국의 수출을 떠받친 핵심 산업이었다. 그러나 중국·중동발 공급과잉, 글로벌 수요 둔화 등으로 전례없는 위기에 봉착했다. SK와 롯데, LG 등 주요그룹 화학사마저 수천억원대 손실을 기록할 정도다. 그럼에도 꿋꿋한 기업들이 있다. 업황 둔화가 무색할 정도로 탄탄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특정 분야에서 확고한 강점을 보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벨은 석유화학업계의 숨은 강자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6일 16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KG휴켐스는 국내 질산 시장 점유율 1위 지위를 기반으로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거두고 있지만 주가는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높은 수익성과 현금성자산 수준을 고려하면 과도하게 저평가받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유통 주식 수 부족, 주주환원책 부재, 화학 섹터에 대한 투자심리 약화 등이 주가를 낮춘 요인으로 거론된다. 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3년간 진행했던 설비 투자가 올해 이익체력을 키우면 TKG휴켐스의 저평가 문제가 일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16일 종가 기준 TKG휴켐스의 시가총액은 6340억원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을 제외하면 최근 5년 새 최저 수준이다.
TKG휴켐스의 주가는 2021년 10월 고점(2만9950원)에 오른 이후 줄곧 내림세를 보였다. 작년에 2만원선이 무너졌고 지난 11일 52주 신저가(1만4310원)를 기록했다. 현재 주가는 1만5000~1만60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간 1배를 훌쩍 넘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작년 4월 0.99배로 떨어졌고 올해 들어 0.6~0.7배 수준까지 내렸다.

시장에선 TKG휴켐스의 현금창출력과 보유 자산 등을 고려하면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고 본다. TKG휴켐스는 매년 EBITDA 1000억원 이상을 꾸준히 거두는 회사다. 지난 5년간 평균 EBITDA는 1334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EBITDA 마진율 평균은 14.4%였다. 수익성 면에선 업계 상위권이다. TKG휴켐스는 작년 9월 말 한국거래소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에 편입된 건 높은 자본효율성 때문이었다. 당시 국내 중견화학사 중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회사는 TKG휴켐스와 한솔케미칼 두 곳뿐이었다.
작년 말 기준 TKG휴켐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기타금융자산(매출채권 포함)은 3785억원으로 시총의 50%를 상회한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553억원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TKG휴켐스의 주가가 낮은 건 화학 섹터에 대한 투심 약화, 적은 주식 거래량 등이 거론된다. TKG휴켐스의 지분구조를 보면 모회사인 TKG태광과 오너 2세 박주환 회장 등 특수관계자가 지분 43.4%를 보유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 지분은 8.33%, 국민연금공단 지분은 8.16%, 자기주식은 6.13%다. 실질적인 유통 주식 비중이 33% 수준이다.
주주환원 정책을 명문화하지 않은 점도 주가를 낮춘 요인으로 지목된다. TKG휴켐스는 2002년부터 작년까지 23년 연속 결산배당금을 지급한 배당 모범생이다. 다만 투자자들이 배당과 관련해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배당정책은 별도로 마련하지 않았다.

TKG휴켐스의 주당 배당금은 2017년 1500원에서 이듬해 1200원, 2019년 1000원으로 내려간 이후 현재까지 변화가 없다. 같은 기간 배당총액은 575억원에서 384억원으로 줄었다. 배당 지급(감액배당 포함), 자사주 매입·소각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이 5년 새 가장 높은 7509억원까지 쌓였으나 아직 배당을 늘리지 않고 있다. TKG휴켐스가 배당 외에 시행한 주주환원은 최근 3년 이내에 없었다.
투자업계 일각에선 TKG휴켐스의 설비 투자 효과가 가시화하는 올해 저평가 문제가 일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TKG휴켐스는 2022년부터 약 3년간 2000억원을 들여 질산 6공장 증설, 모노니트로벤젠(MNB) 2공장 증설을 마무리했다. MNB 공장은 올해 LNG선 보냉재향 수요 확대로 가동률이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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