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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밸류업 점검]'PBR 1배 미만' 지속, 아쉬운 대외여건②2023년 저PBR 고착…트럼프발 유가 변동에 단기 기업가치 회복 난망

정명섭 기자공개 2025-04-14 07:00:32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고 있다. 에쓰오일이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1일 07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쓰오일은 국내 정유 4사 중 단일 사업자 기준 유일한 상장사다. 이에 에쓰오일 주가엔 정유 업황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에쓰오일은 그간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2023년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우려, 정제마진 하락 등의 여파로 PBR이 처음으로 1배를 하회한 이후 저PBR 상황이 고착화됐다. 올해도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가치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에쓰오일의 최근 10년간(2015~2024년) 평균 PBR은 1.5배다. 같은 기간 코스피 기업 평균 PBR(1배), 코스피200 에너지·화학의 평균 PBR(1.1배)보다 높은 수치다.

에쓰오일은 2017년 한때 주가가 10만원을 돌파해 PBR이 2.1배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간 설비투자를 꾸준히 진행해 10년간 순자산(자본총계)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에쓰오일의 자산총계는 2015년 10조7956억원이었으나 잔사유 고도화(RUC)·올레핀 다운스트림(ODC) 등 1단계 석유화학 설비투자가 마무리된 2018년 16조원까지 늘었다. 이후에도 정유·석유화학·윤활 등 전 사업군에 걸쳐 신증설 투자가 계속돼 작년 말 자산총계 24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는 5조3899억원에서 8조6956억원으로 61.3% 증가했다.

에쓰오일이 석유화학업계 주요 기업 중 자본효율성이 준수했던 점도 경쟁사 대비 높은 PBR을 유지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지목된다. ROE는 대체로 PBR과 상관관계를 보인다. 통계적으로 ROE가 8%를 넘는 기업은 PBR이 1배를 웃도는 경우가 많다.

에쓰오일의 지난 10년간 ROE 평균은 10.1%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 에너지·화학의 평균 ROE는 7.5%, 코스피 기업 평균 ROE는 7.3%였다. 에쓰오일은 정유업 특성상 시황 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요동치는데 업황이 좋을 때는 ROE가 20%를 상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3~2024년만 떼어 보면 기업가치는 우하향했다. 2023년 상반기 말 주가가 7만2000원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PBR이 처음으로 1배를 하회했다. 이후 2024년 초까지 PBR이 0.8~1배 사이를 움직였고, 그해 말 PBR이 0.71배까지 낮아졌다. 정제마진 하락, 경기 악화 등 대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올 들어 에쓰오일 주가는 6만원선이 붕괴되면서 PBR은 0.6배까지 내렸다. 근래 국제 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하락한 게 주가 부진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유사의 수익성은 정제마진이 좌우하는데, 근래 정제마진이 6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다. 정제마진 4~5달러가 정유사의 손익분기점으로 통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이후 겸기침체 우려가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유사 입장에서 국제 유가 하락은 단기 실적을 저하하는 요인이다. 역래깅 효과, 재고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증권가가 추정한 에쓰오일의 올 1분기 영업이익(컨센서스)은 전년 동기 대비 56% 줄어든 1991억원이다. 정유 부문만 보면 적자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증권사들은 유가 하락에 따른 실적 부진이 올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근래 에쓰오일의 PBR이 1배 미만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코스피·코스닥 상장 에너지 기업 16곳과 비교하면 PBR이 아주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건 그나마 위안이다. 에너지 섹터에서 PBR 1배 이상인 기업은 한국쉘석유·흥구석유·DS단석·중앙에너비스·에스아이리소스 등 정도다.

경쟁사 SK에너지를 산하에 둔 SK이노베이션, HD현대오일뱅크를 산하에 둔 HD현대의 PBR은 각각 0.44배(10일 종가 기준), 0.68배였다. GS칼텍스를 손자회사로 둔 ㈜GS의 PBR은 0.25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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