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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숨은 강자들]박주환 회장 체제 5년, '굳건한' 오너 지배력[TKG휴켐스]③2020년 '2세 경영' 막 올라...경영진 견제 어려운 이사회 구성

정명섭 기자공개 2025-04-22 07:14:56

[편집자주]

석유화학은 반도체, 자동차 등과 한국의 수출을 떠받친 핵심 산업이었다. 그러나 중국·중동발 공급과잉, 글로벌 수요 둔화 등으로 전례없는 위기에 봉착했다. SK와 롯데, LG 등 주요그룹 화학사마저 수천억원대 손실을 기록할 정도다. 그럼에도 꿋꿋한 기업들이 있다. 업황 둔화가 무색할 정도로 탄탄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특정 분야에서 확고한 강점을 보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벨은 석유화학업계의 숨은 강자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7일 15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KG태광그룹은 창업주인 박연차 회장이 별세한 2020년 1월 박주환 회장 중심의 오너 2세 체제를 맞이했다. 박 회장은 같은 시기 핵심 계열사인 TKG휴켐스 회장에도 올랐다.

그는 박연차 회장 보유 지분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모친과 세 누이의 지분 매각 및 조정으로 TKG휴켐스 모회사인 TKG태광의 지배력을 굳힐 수 있었다. TKG휴켐스 회장 취임 후엔 경영진을 모두 교체해 친정 체제를 강화했다.

현재 TKG휴켐스 이사회 구성은 대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하기에는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 자산 규모 2조원 이하 상장사다 보니 사외이사 3인 이상 선임, 감사위원회 설치 등 의무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TKG휴켐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39.95%를 보유한 비상장사 TKG태광이다. TKG태광의 전신은 1971년 박연차 회장이 경남 김해에 설립한 신발 제조사 정일산업이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신발을 국내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생산공장에서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으로 제조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정일산업은 1980년 태광실업으로 사명을 바꿨고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2022년 1월 현 사명인 TKG태광이 됐다.

TKG태광의 최대주주는 지분 45.74%를 보유한 박 회장이다. 즉, 박 회장→TKG태광→TKG휴켐스 등 41개 종속회사로 이어주는 지배구조다. 박 회장이 직접 보유한 TKG휴켐스 지분은 2.63%뿐이다. 이외에 기획재정부가 TKG태광 지분 12.19%를 보유하고 있고 기타주주 지분이 5.08%다. 자기주식은 36.99%다.


기획재정부 지분은 2020년 1월 TKG태광 지분 55.39%를 보유하고 있던 박연차 회장이 별세한 이후 부인 신정화 TKG명예회장과 딸 박선영 전 TKG태광 대표, 박주영 전 TKG애강 대표, 박소현 전 태광파워홀딩스 전무 등이 TKG태광 주식(지분 18.3%)으로 상속세를 물납해 발생했다. 당시 박 회장과 네 모녀 등 5명에 부과된 상속세는 상속 재산의 48.2%인 6367억원이었다.

이후 네 모녀가 박 회장 1인 체제를 위해 잔여 지분을 TKG태광, 박 회장 등에 매각하면서 TKG태광의 자기주식 수가 크게 늘었다.

TKG휴켐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2명, 상근감사 1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다. TKG휴켐스는 연결기준 자산총계가 2조원 이하(2024년 말 1조1682억원)의 상장사라 상법상 '이사회에 사외이사 3인 이상을 두어야 하며 사외이사의 수는 이사 총수의 과반수가 돼야 한다'는 의무에 포함되지 않는다.

사내이사진은 박 회장과 김우찬 대표이사 사장, 박종찬 생산총괄 부사장, 진상영 전략기획 부사장이다. 김 사장은 박 회장이 TKG휴켐스 회장직에 오른 이후에 선임한 CEO다. 김 사장은 삼성SDI에서 헝가리 법인장, 중대형제조센터장(전무), STM 대표이사를 역임하다 2022년 1월 TKG휴켐스에 합류했다. 진 부사장은 모회사 TKG태광에서 기획조정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작년 초 이건호 최고재무책임자(CFO)까지 사내이사진이 총 5명이었으나 같은 해 3월 이 CFO가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빈자리가 채워지지 않은 상태다. DL케미칼 출신의 허융 경영기획총괄 상무(미등기 임원)가 CFO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는 허연회 전 부산MBC 사장과 곽경직 법무법인 KNC 대표변호사다. 이들은 박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인 2020년 3월 사외이사에 신규 선임됐고 작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했다. 상근감사는 대보그룹 총괄사장 출신의 현기춘 감사다. TKG휴켐스는 감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대신 상근감사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이 또한 자산 규모 2조원 이하 상장사라 가능했다.


이사회 의장은 박 회장이다. TKG휴켐스는 2021년에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로 한다'는 이사회 규정을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이사 중에서 선임한다'로 바꾼 후 대표이사와 의장을 분리했다. 그러나 이사회 구성이 최대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건 변함이 없다.

TKG휴켐스 이사회 규정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는 이사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이사 과반수의 찬성이면 성립된다. 이대로라면 이사회는 사외이사 2명 전원이 반대하더라도 단독으로 사안을 처리할 수 있다. 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 안건도 사내이사진만으로 처리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한국ESG기준원이 지난해 TKG휴켐스에 매긴 ESG 지배구조(G) 등급은 'B(보통)'다. B는 S부터 D까지 총 7개의 등급 중 다섯째로, '다소 취약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상태로 체제 개선을 위한 지속적 노력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에 TKG휴켐스의 지배구조 등급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B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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