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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평가 모델 점검]평가기관 계층화…'저성과' 추려낸다②'평가·기술·지원' 3그룹 체제 개편…전문성 우선 고려

권순철 기자공개 2025-04-23 07:57:10

[편집자주]

기술특례 상장의 첫 관문인 기술성 평가가 변곡점에 서있다. 2023년 거래소가 표준기술평가를 도입하고 고도화 조치를 연이어 도입했지만 시장의 불신은 끊이지 않았다. 평가 기관들의 깜깜이 심사가 여전한데다 전문성이 의심되는 대목들도 속출하자 발행사와 주관사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더벨은 거래소가 제시한 새로운 기술성 평가 모델과 현업의 반응을 함께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1일 11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앞으로 기술성 평가를 받는 상장예비기업들은 3그룹으로 계층화된 전문평가기관 리스트를 마주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평가기관 배정 기준을 변경하면서 기관의 전문성과 평가 역량에 따라 '평가전문·기술전문·기타지원' 그룹으로 나누겠다고 밝혔다.

표면적인 이유는 업종별로 기술 평가의 전문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이지만 평가 시스템이 미약한 기관들을 추려내겠다는 목적과도 관련이 있다는 평이다. 평가 기관들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발행사와 주관사들의 피드백을 반영한 결과로도 해석된다.

◇'성과 중심' 3그룹 등급제 완비…"전문성 강화한다"

거래소가 기술성 평가 모델에 변화를 가한다. 전문평가기관 분류 기준이 새롭게 마련되는 게 대표적인 예시다. 그동안 25곳에 달하는 전문 기관들이 독립적으로 기술성 평가를 담당했는데 이제는 기관들을 △평가전문그룹 △기술전문그룹 △기타지원그룹으로 분류한다. 일종의 '등급제'로서 각 그룹의 정원(TO)도 한정돼 있다.

3그룹 체제는 기술성 평가 성과와 전문성에 따라 차등적으로 나뉘어진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평가전문그룹과 기타지원그룹의 특징이 대조적이다. 전자가 직전 연도 평가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곳들 가운데에서도 모든 산업을 평가할 수 있는 기관들로 이뤄진 반면, 후자는 평가 이력조차 없거나 평가 순위가 저조한 곳들로 구성돼 있다.

특히 저성과 평가 기관들을 추려내려는 의중이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기타지원그룹에만 전체 기관의 40%에 달하는 10곳이 배정됐기 때문이다. 거래소가 구상한 전문평가기관 분류 개편 초안에 따르면 평가전문그룹과 기타지원그룹에는 10곳, 기술전문그룹에는 5곳의 기관들이 속하게 된다. 하위 10곳은 자연스레 배제되는 구조인 셈이다.

이와 같은 메커니즘이 도입된 배경은 평가 기관들의 전문성을 향한 일각의 불만과도 관련이 깊다는 관측이다. 2023년부터 기관들이 박사 인력을 확충하고 평가에 적극적으로 임하도록 유인해왔지만 현업에서 체감한 변화는 크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거래소가 지난 2월부터 실무자들이 평가 현장을 참관하도록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평가 역량에 의문 부호가 붙는 기관들이 많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IB 업계 관계자는 "평가 기관들의 등급을 나눈 건 이번이 처음인데 저성과 기관들을 추려내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 같다"며 "그동안 평가를 못하는 곳들이 많다는 피드백도 많았는데 이런 곳들은 되려 기술성 평가를 하겠다고 지원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행사·주관사 피드백 반영 확대…업계 반응 '양면적'

거래소 역시 평가 기관들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발행사와 주관사의 목소리를 반영하려는 노력을 취했다. 기관이 어느 그룹에 할당되는지는 객관적 수치로 드러나는 평가 건수 등뿐만 아니라 주관사와 발행사들의 설문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물론 바이오나 IT 등과 같은 섹터는 기술전문그룹에 우선 배정하는 등 업종에 따른 의사결정도 병행된다.

업계에서는 일단 긍정적인 반응이다. 계층화된 3그룹 체제에서는 적어도 평가 역량이 부재한 기관들이 기술성 평가를 하겠다고 나서는 경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가전문 또는 기술전문 그룹에 편입되기 위한 유인이 생길 수 밖에 없고, 이를 위해선 특정 산업에서 결이 다른 전문성을 보유하거나 모든 산업을 평가할 역량을 갖춰야 한다.

그간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던 등급 편차를 타개할 가능성도 부상했다. 그동안 평가 전문성이 낮거나 피드백이 부실한 기관들을 피해 모의평가나 컨설팅을 신청하는 사례도 많았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최근 평가 기관들의 운영 현황도 통보하도록 조치한 만큼 저성과 기관들이 감소하면 등급 편차도 줄어들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획기적인 변화가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직전까지 거래소 내부적으로 평가 기관들의 성과를 따져 계층화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선 관계자는 "심사 당국 차원에선 암묵적으로 집행하던 기준일 수 있다"며 "얼마나 효과적으로 기관들을 관리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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