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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를 움직이는 사람들]김용훈 에이닷사업부장, 유료화 전 서비스 고도화 과제⑤배민 CPO 출신, PM 경험만 20년 이상…에이닷추진단 이끈 '기획통'

유나겸 기자공개 2025-04-28 10:23:16

[편집자주]

통신3사의 성장 키워드는 AI다. '돈먹는 하마'라는 꼬리표가 붙을 정도로 대규모 투자를 유지해야 하는 사업이지만 반드시 가야 할 분야다. SKT 역시 AI에 대한 목표점이 높다. 2028년까지 매출 2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기존보다 더 세분화된 수익 창출 전략인 'AI 피라미드 2.0'을 발표하고 이를 수행할 조직도 갖췄다. 이를 전면에서 이끄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SKT의 AI 사업을 이끄는 경영진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4일 15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용훈 SKT 부사장(사진)은 플랫폼을 개선하고 고도화 과제를 진행하는 PM(Product Manager) 업무에 강점을 가진 인물이다. 우아한형제들 재직 당시 배민라이더스, 배달의민족 등 대표 서비스의 사용성 개선, 품질 향상 업무를 이끌었다.

SKT가 'AI 컴퍼니'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던 시기에 김 부사장은 SKT에 합류했다. 김 부사장은 에이닷사업추진단장을 맡은 데 이어 현재는 AI서비스사업부의 전신인 에이닷사업부를 이끌고 있다. 에이닷사업부는 SK텔레콤의 AI 에이전트 서비스 '에이닷'의 전반적인 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SKT가 에이닷의 유료화를 통해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올해 김 부사장을 비롯한 에이닷사업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에이닷 유료화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고도화 등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완성도가 전제돼야 한다. 김 부사장은 이를 위해 에이닷의 기능과 품질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NC소프트 출신…2023년 SKT 합류

1978년 7월생인 김용훈 SKT 부사장은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뒤 1999년 CJ를 시작으로 SK커뮤니케이션즈 등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는 일본 싸이월드 기획팀장을 맡아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수립 및 실행을 주도했다.

이후 김 부사장은 엔씨소프트 일본 지사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역임하며 사업과 개발을 총괄했고 SK플래닛에서는 본부장으로 재직하며 신규 사업을 전방에서 이끌었다.

2017년부터는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해 최고제품책임자(CPO)를 맡으며 배달의민족, 배민라이더스 등 핵심 서비스의 사용성 개선과 품질 향상 작업을 주도했다. 개발실, 디자인실 등 다양한 부서와 협업하며 제품 전반을 총괄했다.

'배민상회' 기획도 직접 이끌었다. 특히 배민상회 쇼핑몰 내 물류 플랫폼 고도화 과제를 수행하며 PM(Product Manager)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김 부사장은 20년 넘게 PM 역할을 수행하며 관련 경험을 탄탄히 쌓아온 셈이다.

김 부사장이 SKT에 합류하게 된 건 2023년경이다. SKT가 'AI 컴퍼니'로의 전환을 선언한 시점이었다. 다년간 PM 역할을 해온 만큼 기획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아우를 수 있는 김 부사장의 경험은 SKT의 AI 전환 전략에 적합한 인재로 평가받기에 충분했다.

김 부사장은 에이닷사업추진단에 합류해 추진단장을 맡았다. 에이닷은 통화 녹음 및 요약,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대화 및 일정 관리, 뮤직·미디어·증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AI 서비스다. 에이닷추진단은 이러한 서비스를 기획, 개발한 SKT의 프로젝트 조직으로 김 부사장이 이 조직을 총괄한 셈이다.

2023년 6월 조직 수준이었던 에이닷추진단이 'AI서비스사업부'와 '글로벌·AI테크사업부'로 조직 개편되면서 김 부사장은 AI서비스사업부장을 맡아 에이닷 고도화 등을 전담하게 됐다.

이러한 가운데 SKT가 올해부터 AI 중심의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AI서비스사업부는 '에이닷사업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에이닷사업부장은 AI서비스사업부장을 맡아온 김 부사장이 그대로 이어받았다.

현재 사업부 산하에는 AI사업전략, AI사업운영, AI프로덕트, AI서비스개발 등 본부급 조직이 포진해 있다. 김 부사장은 이들 조직을 총괄하며 에이닷 사업이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지휘하고 있다.

◇빠르며 연내 에이닷 '구독 모델' 전환 예정

특히 올해는 에이닷사업부에 있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다. SK텔레콤이 AI 수익화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만큼 에이닷을 중심으로 한 B2B·B2C 사업 모두에서 성과 창출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SKT는 AI 부문에서 최소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목표로 잡고 있으며 빠르면 연내 에이닷 일부 서비스를 구독 모델로 전환해 유료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닷 유료화 전환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다. SKT는 지난 1월부터 AI 통화 요약 서비스의 무료 제공 횟수를 월 30회로 제한하는 대신 에이닷 앱 방문 시 120회, 웹 버전 이용 시 100회를 추가 제공하는 등 유료화에 대비한 사용자 경험 정비에 나선 상태다.

다만 통화 중심 AI 에이전트의 유료화 전례가 없는 만큼 유료 전환 이후에도 사용자 수요가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에이닷은 가입자 수 900만명을 확보했는데 유료화 이후에도 이 수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결국 소비자가 '돈을 내고도 쓸만하다'고 느낄 수 있는 수준의 서비스 고도화가 전제돼야 한다. 김 부사장을 비롯한 에이닷사업부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지는 이유다.

특히 에이닷은 아이폰 이용자 사이에서 음질 저하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애플의 통화녹음 정책상 서드파티 앱으로 통화 시 VoLTE 대신 mVoIP로 연결되며 이는 단말 최적화된 VoLTE에 비해 상대적으로 음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 속에서 소비자가 유료로 이용할 만큼의 매력을 확보하려면 차별화된 기능과 안정적인 품질이 뒷받침돼야 한다. 김 부사장이 에이닷 고도화 과제를 안고 있는 배경이다.

에이닷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김 부사장은 기획과 운영 측면에서 방향을 조율하며 서비스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에이닷 유료화 시점도 품질이 충분히 담보됐다고 판단될 때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비핵심 기능을 과감히 정리하고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먼저 지난달부터는 에이닷 내 영화 예매 에이전트를 종료했다. AI 비서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핵심 성능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 이와 함께 루틴 기능, 타로·심리 테스트, 게임, 캐릭터 스토어 등 부가 기능도 단계적으로 종료했다.

대신 에이닷이 AI 비서로서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개편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AI 유니콘 기업 '퍼플렉시티(Perplexity)'와 손잡고 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SKT는 에이닷에 퍼플렉시티 검색 엔진을 탑재했다.

이외에도 양사는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AI 검색엔진을 공동 개발 중이다. SKT는 한국어 데이터 및 콘텐츠를 제공하고 퍼플렉시티는 검색엔진 파인튜닝을 담당한다.

에이닷의 멀티 LLM 체계도 강화됐다. 3월에는 퍼플렉시티의 '소나 프로(Sonar Pro)'와 오픈AI의 최신 추론형 모델 'o3-mini'를 새롭게 추가했다. 이로써 SKT 자체 LLM인 '에이닷엑스(A.X)'를 포함해 오픈AI, 앤스로픽(Claude), 퍼플렉시티 등 총 10종의 외부 모델을 에이닷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품질 측면에서도 기술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 SKT는 2년 가까이 아이폰에서의 통화녹음 기능을 지원하며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음질 향상에 공을 들여왔다. 실제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도 인터넷 전환이 체감되지 않을 정도로 음질이 향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과정에서 김 부사장의 리더십이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달의민족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부서와 원활하게 협력하며 의견을 조율하고 내외부 사용자 특성과 전체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체계적인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결국 에이닷 유료 버전이 시장에 호흥을 얻으려면 그에 합당한 기술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SKT의 경우 각종 고도화 작업이 김 부사장 리더십 아래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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