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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SK온과 '닮은꼴' 2026년 IPO 이행 못하면 투자금 수천억 돌려주거나 고배당

정명섭 기자공개 2025-04-29 10:56:57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8일 15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건설 계열사인 SK에코플랜트에 이종사업인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소재 사업(SK머티리얼즈)을 붙이기로 한 건 SK에코플랜트가 독자적으로 IPO 체급을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IPO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최대주주인 SK㈜와 SK에코플랜트 모두 재무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SK온이 있다. SK온도 2022년 투자 유치 당시 2026년을 IPO 시기로 못박았지만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하면서 본업과 무관한 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원유·석유화학 트레이딩), SK엔텀(탱크터미널)과 살림을 합쳤다.

◇SK에코플랜트 IPO 이행 못하면 SK㈜ 배당부담

SK그룹이 건설과 관계없는 사업까지 넘겨주며 SK에코플랜트 IPO 성사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막대한 비용부담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프리 IPO(상장 전 투자유치) 당시 4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94만주, 60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 133만333주를 발행해 총 1조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이 중 IPO를 통한 자금 회수와 관련한 사항이 담긴 건 CPS 계약이다. 해당 계약의 기타 약정에는 발행사의 최대주주인 SK㈜가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담겼다. CPS 전부를 SK㈜ 또는 SK㈜가 지정한 제3자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다.

SK㈜가 매도청구권 행사 사유(IPO 불발)가 발생했는데 기간 내 매도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0%였던 우선배당율이 5%로 오르고 이듬해부터 매년 3%포인트씩 뛴다. 2026년에 원금의 5%였던 배당률이 2027년에 8%, 2028년에 11%가 되는 식이다. 2028년이 되면 배당으로 660억원을 내줘야 한다. SK㈜ 입장에서 우선주 투자자에게 투자원금을 돌려주지 않을 수 없는 조항인 셈이다.

RCPS 발행 계약은 우선주 기본배당률(최소 5.5%) 조항과 스텝업 조항을 담고 있다. CPS의 배당률이 0%인 것과 달리 RCPS의 배당률은 5.5%에서 시작한다. 스텝업 조항은 발행가액 납입기일로부터 5년 후인 2027년 6월부터 적용되는데, RCPS가 상환되지 않는 경우 매년 2%씩 배당률이 올라간다.

재계 관계자는 "RCPS, CPS 모두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여러 조건상 조건부 부채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보니 SK그룹 입장에서 SK에코플랜트의 IPO로 이를 상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K온도 2026년 IPO 약속...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과 3사 합병

IPO를 앞두고 이질적인 사업이 붙은 곳은 배터리 계열사 SK온이다. SK온은 지난해 11월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SK E&S가 합병할 때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합병했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SK이노베이션 계열 내에서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의 원유 수입과 석유제품 수출을 맡고 있는 트레이딩 기업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지난 5년(2019~2023년) 평균 매출액은 37조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4033억원으로, 실적이 안정적이다.

SK온은 지난 2월 SK엔텀과도 합병 작업을 완료했다. SK엔텀은 유류화물 저장 및 입·출하 사업을 하는 탱크터미널 기업으로 작년 1월 SK에너지의 원유 운영, 해상출하 조직이 인적분할해 설립됐다.

이번 합병으로 SK온의 연매출은 13조원에서 62조원으로, 자산 규모는 33조원에서 40조원으로 늘었다. EBITDA는 기존 대비 연 5000억원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SK온도 2022년 프리 IPO 당시 재무적 투자자들에 2026년 상장을 약속했다. 그러나 아직 연간 적자를 기록 중인 데다 대규모 설비 투자로 재무체력이 약화해 상장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SK온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조1270억원으로 2023년 대비 적자 폭이 커졌다. SK온은 투자자들과 협의를 통해 상장 시점을 2028년 말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소 2027년까지는 배터리 사업이 정상궤도에 진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SK온이 계획한 대로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사업 경쟁력을 갖춘다고 해도 시장의 기대심리가 충분하지 않다면 회사가 원하는 기업가치로 상장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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