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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을 움직이는 사람들]판재사업 키맨 김원배 부사장, 봉형강 정비 중책맡았다②하이스코 출신, 합류 후 열연 공정도 섭렵…카리스마형 리더, 구조조정 적임자

이호준 기자공개 2025-05-16 07:54:46

[편집자주]

요즘 철강업계에서 이렇게 중심을 꿰찬 회사가 또 있을까. 현대제철 얘기다. 저가 철강재 공세에 맞서 후판과 열연강판 반덤핑 조사를 요청했고 노조와의 강대강 대립도 정면 돌파했다. 이제는 미국 루이지애나에 전기로 제철소까지 짓는다. 화제성만 따져도 업계를 넘어 재계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 이 거센 흐름을 이끄는 인물들은 누구일까. 더벨은 서강현 사장을 비롯한 현대제철의 핵심 경영진을 중심으로 그 면면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2일 15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요 인사의 이동은 위기 속에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흔들릴 때 부각되는 인물의 위치와 역할이 곧 조직이 향하는 길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김원배 부사장이 봉형강사업본부장을 맡은 건 단순한 자리 이동이 아니다.

“카리스마형 리더.” 김 부사장을 향한 안팎의 평가다. 성과 중심의 판재사업본부에서 내공을 쌓은 그는 지난해 12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봉형강사업본부를 맡아 조직을 이끌고 있다. 손봐야 할 부분은 많은데 인력과 규모 모두 큰 까다로운 곳이다. 고부가 전략에 익숙한 그가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하이스코 출신…현대제철 합류 후 열연 공정까지 섭렵, 이사직도 최장기 유지

김 부사장은 현대하이스코 출신이다. 부산 동아대를 졸업한 뒤 1990년 하이스코에 입사해 미국법인 대표 등을 지내고 2015년 영업지원실장으로 임원에 첫 발을 디뎠다.

현대제철은 하이스코 출신이 대우받는 기업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이 열연을 생산하면 이를 하이스코가 사들여 냉연(자동차강판 등)으로 가공해 현대차·기아에 납품하는 구조를 유지해왔다. 그러다 현대제철은 2013년 하이스코의 냉연사업 부문, 2015년 7월 잔존 부문까지 흡수하며 통합 체제를 완성했다.

통상 흡수합병된 쪽은 비주류로 밀려나기 마련이지만 하이스코는 달랐다. 자동차향 고부가 제품을 이끌며 그룹 전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실행해 온 조직이다. 실제 김 부사장을 비롯해 이보룡 판재사업본부장 부사장과 최상건 전무, 이명구 전무 등 주요 보직에 하이스코 출신이 다수다.


김 부사장은 주요 직책에 연이어 이름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판재영업실장을 거쳐 2018년엔 순천공장장을 맡아 생산 현장을 직접 챙겼다. 이 시기 전남도청, 순천시청과의 협력을 강화해 지역 기반 확대에 기여했고 실무형 리더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1년에는 열연냉연생산담당으로 사실상 판재류 전체 생산을 책임졌고, 2023년에는 당진·인천·포항 제강라인을 총괄하는 고로사업본부장을 맡았다. 민간 철강사 최초의 일관제철소인 당진제철소의 고로 운영까지 책임지며 그룹 철강 생산의 핵심을 총괄하는 자리에 올랐다.

그해 12월, 열연·냉연·도금강판 사업을 아우르는 판재사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생산라인 전반을 두루 거친 그를 전면에 세운 건 전략상품 강화를 가속화하려는 조직의 의지가 담긴 인사였다. 신임 서강현 사장의 자동차향 고부가재 중심 체질 개선 기조와도 맞물리며 김 부사장은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김 부사장은 2023년 2월 고로사업본부장 시절부터 이사회에 참여해 현재까지 사내이사직을 맡고 있다. 서강현 대표 선임을 포함해 최근 몇 년간 이사회 구성이 크게 바뀌는 동안에도 이사직을 꾸준히 유지한 인물은 김 부사장뿐이다.

◇"상황 판단 뛰어나"…작년 말 봉형강사업본부장 이동, 조직 정비 적임자

현대제철은 산업 구조 재편의 기로에 서 있다. 중국산 저가재가 밀려들면서 국내 철강업계는 수익성 악화라는 본질적인 벽에 부딪혔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수술대에 오른 부문이 건축·토목용 봉형강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봉형강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부문은 연간 8조원,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그러나 포항과 인천에 걸친 생산기지와 지역 이해관계가 얽히며 관리 난도가 높다. 조직이 현장 대응과 전략 실행을 함께 해낼 수 있는 인물로 김 부사장을 선택한 이유다.

김 부사장은 카리스마형 리더로 꼽힌다. 큰 체구에서 묻어나는 안정감과 현장을 빠르게 파악하고 통제하는 장악력이 빛난다는 평가다. 조직 정비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적임자로 꼽힌다.
오른쪽 두 번째
그는 이전에 판재사업본부장을 맡아 각 부문의 구조적 문제를 세밀히 살펴왔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봉형강사업본부장에 선임된 후 올해 초 감산에 착수했다. 인천공장은 대보수와 비가동 조치로 생산을 줄였고 포항 철근 라인 역시 가동을 멈췄다.

김 부사장은 봉형강 시장 흐름을 상저하고로 내다본다. 올해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그는 “1분기가 저점이지 않겠느냐”며 “봉형강 업계는 생존을 위한 자율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과묵하고 진중해 보이지만 실은 판단력도 빠르고 상황 파악이 굉장히 뛰어난 인물”이라며 “크고 작은 변화가 이어진 최근 몇 년간 현대제철 내부에서 균형을 잡아온 인물”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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