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임베디드 동맹 분석]KB국민은행, 플랫폼 전략 전환 기점된 '모니모' 제휴①자체 경쟁력 갖추고 '외연 확장' 초점…비은행 경쟁자와 '오월동주' 불사
최필우 기자공개 2025-05-16 12:56:03
[편집자주]
임베디드 금융이 금융권 핵심 비즈니스로 부상하고 있다. 임베디드 금융이란 금융사가 비금융사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과거 금융사는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금융 기능을 추가하는 비금융사를 경쟁자로 여겼으나 최근에는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다. 완숙기에 접어든 금융사 자체 플랫폼을 진일보하기 위해 가상자산, 제조업, 유통업, IT 등 업권을 가리지 않고 동맹을 맺는 중이다. 비금융사 뿐만 아니라 플랫폼에 강점이 있는 금융사와의 제휴도 활발하다. 막이 오른 임베디드 금융 시대의 헤게모니를 어떤 금융사가 잡을 수 있을까. 주요 금융사의 임베디드 동맹 현황과 전략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4일 11시0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은 임베디드 금융 첫 파트너로 삼성금융네트웍스를 점찍으면서 금융권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순이익 측면에서 KB금융과 호각을 다투는 곳이다. 특히 보험, 카드 등 비은행 분야에 경쟁력이 있다. 다만 금산분리 규제로 은행업 공백이 있는데 마지막 퍼즐을 KB국민은행이 맞춰줬다. 적과의 동침을 불사한 것이다.KB국민은행의 새로운 플랫폼 전략이 반영됐다. 그간 자체 뱅킹앱 편의성을 제고하고 리테일 고객 기반을 활용해 이용자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으나 이젠 삼성금융네트웍스와 동맹으로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임베디드 금융 강화를 위해 경쟁사와 손잡을 수 있을 정도로 신규 전략 추진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금융권 놀라게 한 깜짝 제휴, 배경엔 '발상의 전환'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지난해 3월 제휴 은행을 선정하기 위한 경쟁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삼성금융네트웍스 서비스를 총 집합시킨 플랫폼 '모니모'에 예금상품을 추가하기 위해서다. 금산분리 규제로 '삼성은행'을 둘 수 없다는 한계를 제휴로 극복하는 차원이다.

경쟁PT에 참여한 은행이 드러나자 금융권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하나은행, 케이뱅크와 함께 KB국민은행이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시중은행지주 중 상대적으로 비은행 계열사 기여도가 낮은 하나금융에 속해 있다. 모니모 플랫폼에 서비스를 제공해도 이해관계가 크게 상충되지 않는다. 케이뱅크는 그룹사가 없는 독립 인터넷은행으로 타 금융사와 제휴에 따른 부담이 적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입장에 차이가 있다. KB금융은 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영역에서 삼성금융네트웍스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KB라이프생명·KB손해보험·KB국민카드·KB증권이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과 맞붙는다. KB국민은행 서비스가 모니모 플랫폼에 탑재되면 경쟁사에 힘을 보태는 꼴이 된다.
이같은 구도에도 KB국민은행은 발상의 전환을 바탕으로 손을 내밀었다. 유니버셜뱅킹 강화로 KB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는 충분히 구현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른 플랫폼을 경쟁자로 인식하기보다 손을 잡고 신규 고객을 늘려야 할 시점이라고 봤다. 삼성금융네트웍스 고객을 결집시킨 모니모 플랫폼은 외부 고객을 KB국민은행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창구다.
삼성금융네트웍스 입장에서도 KB국민은행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모니모 플랫폼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제휴 추진이었던 만큼 소매금융 고객층에 특화된 KB국민은행은 최적의 파트너였다. KB국민은행은 경쟁 PT에서 무난히 승기를 잡으며 삼성금융네트웍스의 파트너로 낙점됐다.
◇설립 반년 만에 힘 실린 임베디드영업본부
KB국민은행에서 제휴를 주도한 조직은 임베디드영업본부다. 임베디드영업본부는 2024년 정기 조직 개편을 통해 설립된 신생 본부다. 임베디드영업본부가 출범하자마자 모니모 은행 제휴 경쟁PT에 뛰어든 것이다.
설립 반년 만인 지난해 6월 양사 제휴가 성사되면서 임베디드영업본부에 힘이 실렸다. 행내는 물론 은행권의 이목을 끄는 성과를 내 향후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임베디드 금융 비즈니스를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했다.
양사 제휴는 약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니모 KB통장'은 금융위원회 한도 승인을 받은 22만5000좌를 대부분 소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KB국민은행은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추가 한도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픈뱅킹을 통해 은행 간 계좌 이체가 손쉽게 이뤄지고 여러 금융사에 걸쳐 선택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대가 돼 금융사가 플랫폼에 울타리를 치는 게 의미가 없어졌다"며 "KB국민은행의 모니모 제휴는 대형 금융사의 플랫폼 전략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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