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그룹, 대대적 현금 확보 나섰다 이수건설 자본 유치-세라믹 합작사 설립-리비아 공사 수주
이 기사는 2008년 07월 22일 1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수그룹에 지난주 낭보와 비보가 동시에 날아들었다. 그룹의 문제아인 이수건설이 수년간의 구조조정 끝에 드디어 리비아에서 첫 수주에 성공했다. 올들어 이수화학의 실적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회사 경영진들은 길고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는 희망에 들떴다. 그룹사 전체의 기업설명회(IR)도 추진중이었다.
그러나 주말에는 ㈜이수와 이수건설의 실질적인 신용등급이 또다시 하락, 잔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두 회사가 보증을 선 자산유동화사채(ABS)의 신용등급이 BB-에서 B+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말 세단계 추락한 이후 또 한 계단 하락한 것이어서 충격이 더했다.
신용등급 하락은 금융권과 신용평가사에 이수그룹의 과도한 차입금 부담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수그룹에서는 그동안 진행해 온 사업 구조조정의 결실이 임박해 있고 실적 개선이 빠르게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 오히려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수건설, 자본 유치 추진
이수그룹 관계자는 22일 "이수건설이 국내 및 해외 금융기관들과 자본 유치를 위해 협의 중"이라며 "경영권 매각이나 지분 매각이 아닌 순수한 자본 확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선호하지만 신주인수권부사채(BW)나 전환사채(CB) 등도 일부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500억원 가량을 생각하고 있지만 300억원 가량만 들어와도 큰 무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수건설이 연내 상환해야 할 채무는 대략 500억~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이수그룹은 지난 2005년 지주사인 ㈜이수에 합병시킨 세라믹 사업부문을 재분리, 일본 토다의 자본을 유치해 합작사를 설립키로 했다.
합작회사에 ㈜이수가 갖고 있는 부채 400억원을 넘기면서 재무구조를 개선시킨다는 복안이다. 대신 토다가 51%의 지분을 갖고 합작사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다.
아울러 이수그룹 강남 본사 건물도 유동화, 최대 400억원 가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늦어도 8월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다. 본사 토지와 건물의 장부가치는 지난해 3분기말 현재 190억원 정도.
앞서 지난 3월 이수그룹은 계열사인 이수유비케어 경영권과 지분 43.97%(1771만4411주)를 SK케미칼에 매각, 400억원 가량을 부채 상환에 사용했다.
◇신용도 하락...위기감 재발?
이처럼 이수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취약해진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함이다. 그룹 전체적으로 3000억원 가량인 차입금 부담이 큰데다 이수건설에 지급보증을 선 이수화학의 실적이 신통치 않으면서 계열사 전체적으로 재무상태가 열악해진 것이 사실이다. 신용등급이 장기간 하락해 온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한기평은 지난해 11월 이수가 보증을 선 선순위유동화사채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3단계나 떨어뜨리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지난 19일에는 이수와 이수건설이 연대보증을 선 유동화사채(PF-ABS)의 신용등급을 다시 BB-에서 B+로 하향조정했다.
유동화된 기초 자산의 건전성이 좋지 못하다는 것이 신용 등급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연대 보증을 선 ㈜이수와 이수건설의 지난해까지 실적이 부진했고 차입금 상환을 위한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신평사의 한 관계자는 "이수그룹의 연결 재무제표를 보면 2000억원 가량 차입금이 늘었다"며 "재무부담이 그룹 전체로 늘어난 셈인데 연간 기준으로 회복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기엔 힘들다"고 지적했다.
◇재무구조-실적 동반 개선 기대
하지만 회사측은 사실상 지금이 바닥이고 대부분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향후엔 상승 곡선을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이수건설은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공공기관 발주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 2006년 62%에 달했던 주택사업 비중이 지난해 42%로 떨어졌다. 올해는 21%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리비아에서 발주한 4억2500만달러 규모의 주택 및 공공건물 프로젝트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이 관계자는 "리비아 젠탄 하우징 프로젝트 선수금 20%(약 600억)가 들어오면 유동성 문제는 완전히 해소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3억달러 규모의 인근 인프라공사를 계약할 경우 선수금 20%가 추가로 들어온다는 점도 긍정적.
부진을 거듭하던 이수화학도 올해부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급 상황이 개선되면서 이수화학의 영업이익이 상반기에 25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500억~600억원으로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수화학은 올해 1분기 총 3276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136억원을 기록, 지난해 연간 금액과 맞먹는다.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순현금(NCF)는 지난해까지 고질적인 적자에서 150억원 이상 흑자로 돌아섰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64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경상이익도 흑자로 돌아서 올해 연간으로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수그룹 유동성 위기는 완전 해소될 수 있을 정도로 바뀐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자금 사정이 개선 조짐을 보이면서 금융권에서 접촉을 해오고 있다"며 "크레딧라인이 살아나고 있는 상황으로 1분기초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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