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8년 08월 08일 1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건설은 '캐슬(성:城)'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답게 외형상 견실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다.
2003년 237%였던 부채비율은 2006년 130%로 하락했고, 올해 3월말에는 126%로 더 떨어졌다. 롯데캐슬이라는 고급 이미지를 바탕으로 아파트 사업마다 승승장구해 이익잉여금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원을 넘어 그만큼 자본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사실상 '무차입경영'을 할 정도로 현금도 두둑했다.
그러나 견고한 성(城)에 금이 가고 있다. 경기 둔화와 함께 아파트 분양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운전자금 부담이 증가, 재무안정성이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3월 현재 단기차입금이 2006년말에 비해 8배나 늘어나는 등 부채가 급증하고 있고 공사미수금도 1조원을 넘어섰다.
◇공사미수금 1조3000억원..차입금 1년새 두 배 증가
롯데건설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몰아치면서 텃밭인 부산과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며 발목을 잡혔다.
롯데건설 주요 공사현장의 미수금은 6846억원(2007년말 기준)이다. 이 가운데 부산과 대구·울산의 비중은 65%. 부산 다대동아파트에서 2120억원, 대구에서 1282억원, 울산에서는 1035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
그 결과 2006년말 9536억원이던 공사 및 분양 미수금은 전년말 1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1년 사이에 3337억원이 증가했다.
아파트 미분양 등으로 현금흐름이 막히면서 순영업활동현금흐름은 141억원에서 마이너스 3108억원으로 반전했다. 대규모 차입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롯데건설은 현금 하나는 자신 있었던 곳이다. 지난 2001년부터 3년간 롯데건설의 순차입금(차입금-현금성자산)은 마이너스(-)로 사실상 무차입으로 경영했다.
그러나 2004년 이후 운전자금 부담이 늘면서 2004년말 순차입금은 2341억원으로 반전했고 2008년 3월 말에는 7684억원까지 증가했다.
특히 지난 1년간 순차입금은 3028억원에서 6547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미분양 부담에 은행 등의 자금을 끌어 쓴 것이다.
15%내외였던 차입금 의존도는 지난해 말 24%까지 상승했다.
부족자금 CP로 조달, 1년새 10.7배 증가
롯데건설은 주로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2006년말 360억원이었던 CP 발행 규모는 올해 3월 현재 3845억원으로 1년만에 10.7배 폭증했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은 625억원에 불과하다.
장기차입금과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은 1406억원에서 2902억원으로 1495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롯데건설의 경우 전체 부채 가운데 유동부채 비중이 81%에 달하고 있다. 비유동부채는 19%로 부채구조도 취약한 편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지난해말 부채상환계수는 88.79%로 1년새 100%포인트 하락했다. 부채상환계수는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을 가지고 단기부채를 어느 정도 상환할 수 있는가를 측정하는 지표이다.
차입이 늘면서 이자비용 부담도 늘었다. 20배 수준을 유지하던 '법인세·이자지급전이익(EBITDA)/이자비용'은 2007년말 12.5로 떨어졌고 올해 1분기 실적에서는 5.6으로 하락했다.
2007년말 현재 주택도급사업 관련 지급보증한 PF 차입금(우발채무) 규모는 대구 수성 PF 2022억원, 대구 중리 2754억원을 비롯해 총 9435억원이다.
◇대구·수성 분양 불확실성 해소돼야..롯데그룹 '구원투수'
지난달 31일 롯데건설이 12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자금 용도는 이달 20일부터 만기도래하는 CP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급증한 CP를 조금이라도 꺼보겠다는 것이다.
발등의 불을 끄더라도 향후 공사 미수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롯데건설의 사업지가 분양경기가 다른 지역에 비해 침체된 부산·대구 등 경상 지역에 몰려있어 분양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 보인다.
그러나 롯데그룹 관련 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의 20% 내외를 차지하고 있고, 롯데그룹의 지원 능력을 감안했을 때 다른 건설사들에 비해서는 안정적인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롯데그룹의 지난해말 순차입금은 -7000억원으로 차입보다는 현금성 자산이 더 많았다. 롯데건설이 위기에 몰릴 때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와함께 매출액대비 운전자금 비중이 34% 수준으로 A급 이상 건설사 평균인 51.7%를 하회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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